회사에 다니시거나, 학교를 다니시는 분들의 비율이 훨씬 높기에 많은 분들에 공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20대 중반에 이쪽에선 나름 좋은 학교에 졸업해서 대학로에 입성했습니다.
열악하다.. 열악하다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경력쌓고, 이렇게 배우는거지. 하고 싶은 일 하는 것에 감사하자. 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있는 곳은 심해도 너무 심하고, 배우의 존중은 커녕 사람대우는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1. 복지
하루에 5회 공연을 합니다. 낮부터 밤까지 공연장에 있어야 하지요.. 그러나 점심도, 저녁도 없습니다. 처음 오디션을 볼때는 점심이 제공이라 하였으나 여기서 일하는 동안 점심을 제공 받았던 것은 '공연수습기간'인 한달 동안 뿐입니다. 그렇다면 페이에 밥값이 포함 되어있느냐....
그것 또한 아닙니다. 1회당 공연(1시간30분) 5200원, 스텝(조명,음향도 배우가 하지요)을 하게 되면 2000원을 받습니다. 설마 저기에 밥값이 포함이라면.. 조선시대인가 봅니다. 국밥 한 그릇에 500원하던; 정말 열심히 하루 5회, 6회씩 공연하며(낮1시~밤9시반) 받은 첫 월급은 30만원이 좀 안됐습니다.
쉴 수 있는 공간도 없습니다. 배우들은 '스텐바이'시간이 있습니다. 보통 공연시작 1시간~1시간반 전에 먼저 오는 것입니다. 스텐바이시간에 몸 풀고, 목 풀고, 말 그대로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이지요. 그러나 여긴 일찍와도 몸을 풀 곳도, 목을 풀 공간도, 잠시 숨돌릴 곳도 없습니다.
하루 5회 공연이니 보통 3회, 2회 정도로 배우체인지가 됩니다. 그때 뒷 공연 배우는
좁디 좁은 오퍼실에 옹기종기 낑겨 앉아 있던가, 공연중인 배우들이 바쁘게 왔다갔다 하는 분장실(이곳도 한명 앉아있으면 다른사람 지나갈수도 없는 좁은 복도식) 에 있어야 하죠.
스텐바이시간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그저 멍하게.. 앉아 있으려고 한시간이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죠..
물론, 이런 것들도 불만이지만 참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니깐요..
그래도 적은 페이여도 가족같은 분위기, 서로 격려하고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 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적은 돈을 주니 미안해서라도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줄 줄 알았습니다.
전혀요. 이곳에서 수고했다. 잘했다. 회사측에서 들은 적 단, 한번도 없습니다.
언제나 내려와서 화내고, 잘못했다 하시죠.
2. 배우들 입장.
공연횟수가 많은 만큼 많은 더블캐스트 정도가 아닌, 한 배역당 4~5명 정도가 되는 많은 캐스트가 있습니다.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만약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처음 이공연을 보시고 좋아서 한번 더 보시려 하신다면 같은 캐스트를 보시겠습니까? 다른 캐스트로 보시겠습니까?"
보통 같은 캐스트보단 다른 배우는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마음에 다른 분을 보시지 않을 까요?
그렇지만 회사는 모두가 같은 분석으로, 언제보더라도 똑같은 연기를 하기를 원합니다.
저희는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어떤 배우든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내 색깔을 넣고,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중심은 같겠지요. 하지만 캐릭터를 잡아나고 분석하고 만들면 똑같은 '아줌마'라는 캐릭터를 연기해도 누구는 '수다스러운 아줌마' '웃음이 많은 아줌마' ' 힘 쎈 장군 아줌마' 등 다양하게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배우' 죠.
회사에서 '정답'이다 라고 만들어 놓고, 거기서 토시하나라도 바뀌면 거슬린다고 하는 것은 꼭두각시를 원하는 것이죠.
또, 관객참여가 많은 극입니다.
관객의 참여가 없다면 변수가 아주 많이 줄어드니 매 회 공연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관객의 참여가 있다면 변수는 아주 많습니다. 잘 참여 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안 한다고 하시는 분들, 화 내시는 분들, 너무 과하게 몰입하셔서 무대로 뛰쳐 나오시는 분 등등 엄청 많죠.
여기서 배우는 대처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대본에 있는 것을 빼면 모두 '에드립'이라 생각하고 대본에 없는 것 하지말라 소리소리 지르고 , 화내고 갑니다.
내용에 브레이크를 거는 에드립이 아니라 관객을 끌고 다시 목표점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습니다.
3. 계약
공연시작 전, 연습이 끝나고 나면 계약을 합니다.
공연 총 횟차가 얼마이며, 페이가 얼마이며, 등등 이 써있죠.
하지만 이 계약서는 저희가 사진을 찍을 수도 없으며, 복사본을 받을 수 도 없습니다.
회사만 가지고 있죠.
다들 처음엔 '에이, 페이가 적어도.. 내가 열심히 하면 배울 것들이 많을거야'라는 마음으로 계약을 합니다. 하다보면 사무실과의 문제, 개인사정, 타공연문제 등등 으로 그만두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 마다 사무실은 2000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둥 겁을 줍니다.
다들 그러니 깨갱.. 하고 드럽고 치사해도 군소리 못하고 있어야 하며, 갑은 점점 배우들을 막 대합니다.
글이 많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사실 글을 쓰게 된 것은 몇일 전 5회공연 중 중간 타임 공연에 들어와서는 너는 어땠고, 쟤는 어땠고 이렇게 공연할거냐고 한 바탕 뒤집고 나갔습니다. 5분 뒤 바로 공연이 시작인데 말이죠.. 그 뒷 공연을 해야하는 배우 생각은 조금도 없이 말입니다. 배우들.. 돈은 못벌어도 자기 연기에 대한 자존심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걸 다 깎아 내립니다. 이회사 대표는. (연출은 따로 있습니다. 근데 자기가 내려와서 뭐라하죠.. 연습때 가르친 것도 아니면서)
배우 자존심.. 그래요. 이런 거창한거 말구요.
그동안 배우가 부족해서 회사 생각해서 내 스케쥴, 몸 힘든거 생각안하고 평균보다 많이 70회, 80회 (보통 다른 공연은 한달에 30회가 채 안됩니다.) 공연한 사람들에게 수고했다. 말은 커녕, 화내고 뒤집고 나가는게.. 사람대우도 못받는 기계가 된 기분입니다.
정말 저 계약 횟차를 다 못채우고 나간다면 2000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하나요?
최저임금도 못받는데 노동법에 기준이 된 계약서도 아니지 않나요..?
갑이 혼자 가지고 있는 계약서가.. 말이 되나요?
그리고
사무실분들! 혹시나 이 글을 보게 된다면요..
누가썼어??!!! 하시면서 화내시겠죠? 그치만 거짓말로 쓴거 없습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합니다. 언제나 다들 당하면서 가만히 있었죠?..
저희도 사람입니다. 기분나쁘구요, 자존심 상하구요. 일한만큼 대우 받고, 인정받고 싶은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이제 좀 연극판도 바뀌기 바랍니다.
무대 세워주는게 어디야!!!! 하며 배우들 게런티가 제일 마지막으로 계산 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페이도 받고, 대우 받고 싶습니다.
학교에서도 이렇게 안했습니다. 스텝들 배우 배려하는게 당연하다 배웠고, 배우는 그런 스텝분들에게 예의와 존중 당연히 갖추는걸로 배웠구요. 학교공연도 이런식으로 안했습니다 . 생각해보면 학교공연이 가장 프로답게 했던 것 같네요. 찍어 누르기 식의 연극판.. 바뀌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