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을 고민하고 이렇게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저는 내년쯤 결혼을 생각중인 2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을 하셨고
몇년 전 어머니는 재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려니 걱정되는 것들이 많아서요.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적 있으신 분들의
진심어린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저의 가정사를 말씀드려야 될 것 같네요..
성실하시지만 거듭되는 사업실패로 인한 경제력 부족,
가족은 챙기지 못하고
남들에게는 잘 하시는 아버지의 성격때문에
어머니는 20년가까이 제대로 된 생활비를
받지 못하고 저를 키우셨습니다.
중고등학교땐 아버지의 개인적인 일로
거의 같이 살지 못했고요..
저 또한 물류센터, 핸드폰 영업, 홀서빙, 카페, 콜센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 없이
용돈이나 학비, 기숙사비를 벌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어머니가 아버지와 헤어지시겠다고,
더이상 같이 살지 못하겠다고 내리신 결정에
더 할말이 없었습니다.
저도 그때 당시 20대여서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었고,
어머니도 제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이기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분이 헤어지신 후 저는 아버지를 아주 가끔씩 뵙고,
연락하고 지내지만..
여전히 아버지는 밑빠진 독에 물 붓듯 일은 일대로 하시고,
제대로 된 월급을 벌지 못하시는 상황입니다.
아버지의 인생으로 놓고봤을 때는 마음이 참 저려옵니다.
제일 속상하고 답답한 건 아버지일테니까요..
그리고 새아버지.. 새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참 잘하십니다.
어머니의 삶을 누구보다도 안쓰러워하시고
아픔을 보듬어주시는 분이십니다.
남들에겐 단호하고 무뚝뚝한 성격이시지만
엄마한테만큼은 부드러운 사람이시고,
무엇보다 어머니가 사랑을 많이 받으셔서 그런지
심적으로 안정이 되셨고 행복해하십니다.
그걸로 전 충분히 만족합니다.
새아버지께서는 아직 저와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이 있긴하지만, 저한테도 잘 해주시고,
제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말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새아버지 어머니,
저 이렇게 같이 살 예정입니다.
(지금은 같이 살지 않고,
어머니께서 새아버지 집으로 주말마다 가십니다.)
그런데 이제 결혼을 준비할 날이 다가오면서..
이런 저런 것들이 많이 고민이 되네요.
처음에는 무조건 결혼하게되면, 아무리 그래도.
친아버지와 같이 손을 잡고 들어가겠다 생각했었는데
너무 이기적인 욕심인가싶었습니다.
친아버지가 오시게 되면
어머니는 새 시댁식구들에게 어떻게 얘기하실거며,
외가식구들도 아버지를 보기 껄끄러울 것 같고
워낙에 친가와도 교류가 없었고,
친척오빠가 고등학교때 키워준 저희 어머니 배신한 일도
있어서 연락도 안하고 지내는터라
친가측에서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우선 어머니께서 너무 불편해하실 것 같고..
행복해야할 제 결혼식이 빨리 끝나길 바랄만큼
불편하고 슬픈 결혼식이 될 것 같아
새아버지께서 앉는게 맞겠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친아버지께 어렵사리 말씀드렸고,
처음에는 너무 노여워하셨지만..
본인도 잘 한게 없으니 더 할 말이 없다하셨습니다.
저도 결혼식에는 오시지 못하지만
내 아버지가 아닌 건 아니니..
결혼해서도 손주보고 다 하실 수 있으시다.
나도 어렵게 내린 결정이니 아빠께서 이해해달라..
조심스레 말씀드렸습니다.
새아버지께서는 모든 건 제가 결정을 내리는 거라고,
본인이 결혼식장에 가는 것도
누구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가는 것도
모두 제가 결정내리는 대로 하는거라고
어머니께 말씀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새아버지께서 결혼식장에 앉아계시는 걸로 결정을 내렸고, 식장에 들어가는 건 남편될 사람과 같이 들어가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외에도 생각할게 너무 많네요..
청첩장도 그렇고,
결혼식장에 들어올 때 적혀있는 이름도 그렇고.
그리고 친아버지께는 결혼식날짜가 잡히면
말씀드리긴 해야하는건지..
저 사정을 다 아시는 분께서는
아버지께는 결혼식 다 치른 다음에 말하라고 하시는데..
뭐가 옳은 건지 모르겠고.
청첩장은 새아버지 지인들에게 돌릴 것과
제 지인들에게 돌릴 것을 나눠서..
제 지인들에게 돌리는 건 부모님 성함을 빼고
담백한 청첩장으로 만들까 싶기도하고요.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어떻게 하는게 최선의 방법인지
여쭙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말씀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어렵사리 올린 글이니만큼..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리고, 악플은 삼가해주세요ㅠ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