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 되었을 때 저는 제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떨어지는줄 알았습니다.
정붙이고 다닐 대학이 있었고 함께 술을 마실 친구가 있었으며 앞길이 창창할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살았습니다.
군대 다녀와서 이제 정신차리자 맘 다잡고 한마리 불나방처럼 처절하게 살았습니다.
이것 저것 알바도 많이 하고 돈이 생기면 다른곳에 안쓰고 전공에 필요한 장비를 사거나 학원을 다니는데 투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돈을 모았으면 왠만한 가게 하나는 차렸을텐데란 생각도 듭니다.
남이 뭐라건 나 하고 싶은거 하고 살겠다고 비싼돈 들여 학원다니고 포트폴리오 만들고 어렵게 어렵게 취직도 했습니다.
정말 그때까지는 세상이 나의 편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인력부족이라며 일방적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저쪽에서 이쪽으로 자기들 마음대로 부서 이동을 시키고(물론 회사에서는 의견을 물어봤다고 하겠지만 갓 들어간 신입은 그저 시키는데로 할뿐 거부권을 행사할 처지가 못됩니다.) 소처럼 일했더니 나중엔 회사 욕을 했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모함 당하고 결국 1년만에 짤렸습니다.
부서이동하는 바람에 경력도 안쌓이고 오히려 예전에 배운거 다 까먹어서 머리는 더 바보가 되었고 재취업하려고 여기 저기 알아봐도 워낙 이쪽계통이 불황인지라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백수생활은 어느새 3개월째가 되었고 이젠 취직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실업급여 받은걸로 학원등록했습니다. 다른거 배워보려고...
그나마 실업급여라도 나와서 그걸로 근근히 버티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다음달이면 끝나고...
꼴에 여자친구까지 있어서 데이트비용도 나가고 30살이 다 되어 가도록 개털인 남친보며 여친이 무슨생각을 할지 참 답답하고 그렇습니다.
사고 한번 안치고 사치한번 안부리며 공부하고 일만 했는데 결국은 제자리걸음...
요즘은 하늘을 보며 욕을 합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떼돈 벌고 싶다는것도 아니고 그냥 조그만 회사에서 월급 받으면서 남들처럼 적금붙고 방얻어서 결혼하고 오손도손 그렇게 살고싶은게 꿈이었는데 현실은 백수...
지금도 이력서를 쓰고 포트폴리오를 정리 중입니다.
좀 이따 해가 뜨고 날이 밝아 가족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
일년 삼백육십욀 쉬지도 못하는 부모님 보면서 어디가서 막노동이라도 뛰어야 되나 싶습니다.
우울한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