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에 앞서 몇가지 사항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우선, 이 글은 ‘한국 여자’를 통틀어 정의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며, 여성혐오증에 걸린 분들에게 먹이감을 주기 위해 쓴 글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연예기사, 혹은 특정 제목의 게시물에 관심을 가지고 클릭하는 사람’이라는 면에서 일차적으로 범위가 좁혀지고, 그 중에서도 댓글을 달거나 그 댓글에 추천/반대를 하는 사람은 더욱 소수이다. 그러나, 베댓의 추천수와 게시물에 달리는 댓글들로 대표되는 여론은 분명 존재하고, 댓글은 다는 사람들만 계속 단다는 측면에서 “이쪽 글에 댓글단 사람하고 저쪽 글의 댓글 단 사람하고 다른 사람일 수도 있잖아” 라는 반발은 묵살하도록 하겠다. ‘댓글 단 사람이 여잔지 남잔지 어떻게 아냐‘ 고 할 수도 있는데 ‘보면 안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어 유감이다.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여잔지 남잔지 벗겨 봐야 아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눈에 보이는 특성이 있기에 ‘안다’라고 말하는 것이고, 솔직히 95프로 정도의 확신이 있다.
이 글은 결론이 있다기보다는 ‘관찰과 질문’ 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건 이래서 이렇다” 라고 속시원히 얘기해주실 분이 계시다면 기꺼이 환영한다.
연예인에 대한 고찰
남녀 연예인을 대하는 여성들을 보면, 마치 남아선호사상으로 가득한 괴악한 할머니를 보는 기분이다. 손자가 유리잔을 깨뜨리면 “우쭈쭈, 다치지 않았니?” 근심으로 가득하지만, 손녀가 물이라도 쏟으면, “이 ㅆㄴ이, 당장 이 집에서 안나가?” 하는 할머니 말이다. 그런 할머니가 실제 존재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할머니와 닮은 여성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 할머니 밑에서 자란 손녀가 받는 스트레스만큼, 여자 연예인들이 받는 스트레스 또한 극심할 것이다.
예능의 딜레마
‘예능감’ 과 ‘버릇/싸가지 없음’은 사실 종이 한장 차이이다. 그렇다면 그 종이 한장은 어째서 언제나, 늘, 성별로 결정되는가? 어째서 혜리는 욕을 먹지만 주간아이돌에 나온 수많은 남자 아이돌의 수위있는 발언들은 “역시 예능돌” 내지는 “정형돈이랑 친해서 그럼” 으로 마무리가 되는가?
‘예능감/리액션 없음’ 과 ‘싸가지 없음’ 또한 종이 한장 차이이다. 그렇다면 그 종이 한장은 어째서 언제나, 늘, 성별로 결정되는가? 어째서 라스에 나온 설리와 크리스탈은 욕을 먹지만, 같은 프로그램에 나왔던 태도불량하던 모 남자 아이돌들과, 농담 한 마디에 정색하던 남자 배우는 ‘캐릭터’로 포장되어 넘어가는가? 좀 다른 얘기지만, ‘무대에서의 불성실과 냉정하게 팬들을 대하는 태도’ 조차 “사생에게 지쳐서 그렇다” 로 포장된 것은 상당히 단련이 됐다고 생각한 나에게도 꽤나 충격이었다.
볼드모트는 아니지만, 남자 아이돌들의 이름을 언급할 수 없음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그 팬들이 죽음을 먹는 자들만큼 무섭거든)
연기, 여자는 정말 뛰어나지 않으면 NO, 남자는 소름끼치게 못하지만 않으면 YES
우선, 나는 ‘누가 봐도 준비없이 나온 발연기’가 아니라면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딱히 반대하지 않는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다 캐스팅 된 것도 아니고, 아이돌이나 연기자나 크게 보면 결국 같은 직군 아닌가 싶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돌에게 밥그릇을 빼앗긴 배고픈 연기자들’ 이라는 말에 공감이 크게 가지 않기 때문이다. 연기자는 크게 4 종류로 나뉜다.
1. 얼굴도 되고, 연기도 되는 연기자
2. 얼굴은 뛰어나지만, 연기가 안되는 연기자
3. 얼굴은 별로지만, 연기는 되는 연기자
4. 얼굴도 별로, 연기도 별로인 연기자
자, 여기서 아이돌이 캐스팅 되지 않았을 경우 그 역은 저 중에 누구에게 갈 것인가? 물론, 송강호, 최민식, 문소리에게 가야 마땅한 역이 아이돌에게 제안 되지 않았을 경우말이다. 1번이 첫번째, 2번이 차선책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1번과 2번이 네티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배고픈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면 3번에게 아이돌에게 갔던 그 역이 가야 마땅하다는 건데, 그 드라마, 혹은 영화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겠냐는 말이다. 잔인하지만, 투자금은 일단 회수해야하는게 현실인걸. 댓글로 신인 배우들 걱정을 하면서 실제 자기 시간과 돈을 써서 연극표 한 장이라도 사는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자기 시간과 돈을 써서 서포트 하는 비율은 아이돌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배고픈’ 이라는 감상주의적 표현을 뺀다면, ‘연기는 연기자가,’ 혹은 ‘아이돌도 연기 잘하면 괜찮다’ 로 의견이 갈릴 수는 있다. 그런데 여기서 성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 글의 본론이다.
남자 가수나 아이돌이 영화/드라마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는 기사와, 여자 가수/아이돌 캐스팅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그 차이는 명확해진다. 여자 쪽 기사에서 그렇게 신인 배우들을 걱정하던 사람들이, 어째서 남자 신인배우들은 그만큼 걱정하지 않는가? 혹 걱정하는 의견을 남기더라도 왜 그만큼의 힘을 받지 못하는가?
반대로, 어째서 여자 연기자는 자기 직업이 연기자라서 연기를 하는 것뿐인데도 욕을 먹는가? 여자 신인 배우들이 나와도 욕했을 거면서, 여아이돌들은 왜 그리 욕을 먹어야했나? 희소식이 있다면 여아이돌과 같이 출연하면 평소 ‘예쁜지 모르겠다’는 소릴 듣던 배우라도 ‘역시 배우와 아이돌은 차이가 있네’라고 마음에 없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20대 여자 연기자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고, 남자 아이돌들의 연기 진출도 비율로 따지면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똑같이 어설픈 연기라면 남자에게 좀 더 관대한 것도 한 부분이지만, 여주인공 캐스팅에 있어서 외모의 비중이 남자에 비해 높다 보니 이런 결과로 이어진 듯 하다. 그러나 이걸 여자 아이돌 캐스팅 기사를 공격함으로서 해결해보겠다는 것은, 마치 우리나라의 외모 지상주의를 예쁜 여자를 말살시켜 실현시켜보겠다는 것만큼 비현실적이다. (여기서 노다메는 논외로 한다. 이미 원작이 있어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었던 상황이니까)
오나미는 예쁘고 최희는 못생겼다
외모 지상주의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난 오나미가 그다지 못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모와 성격이 시너지가 되어 굉장히 매력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나미의 외모를 깎아내리는 행동이 ‘나쁜 짓’ 이라면, 최희의 외모에 행해지는 비하 발언들은 어떻게 정당화 되는가? 달리는 댓글들만 보자면 ‘이게 어디서 이쁜 척이야? 너 ㅈㄴ 못생겼거든? 미친’ 이런 살벌한 분노가 느껴져서 더욱 의문이다. 단순히 ‘예쁘지않은데 주제를 모르는’ 여인에게 가르침을 주고자 함이 목적이라면, 라스에서 보인 최여진의 자신감이 ‘멋있다’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최여진도 예쁘지만, 그렇게치면 최희도 학벌이 주는 후광 효과를 빼더라도, 절대 나쁜 외모는 아니기에 궁금하다.
또한, 남자가 여자의 몸매에 가지는 비현실적인 환상 (나올덴 나오고 들어갈덴 들어가야 하며 무조건 45키로 이하) 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설리나 수지, 전효성이 살이 붙었을 때 앞장서서 비난하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Past, Present, Present Perfect
연예인의 과거사진은 지금과 비슷하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재미있는 것은, 남자 연예인의 과거 사진을 볼 때는 지금과 비슷한 부분에 집중하지만, 여자 연예인의 과거 사진을 볼 때는 지금과 다른 부분에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사진을 본 뒤 나오는 결론은 아래와 같다.
1. 풋풋하다/ 이 때도 괜찮네 /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줘야 하는 이유
2. 야금야금 고쳤네 / 살짝 다듬었네 / 갈아 엎었네
비난을 피하기 위해 성별을 일부러 쓰지 않았지만, 알아서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천박함과 섹시함의 차이
여자 아이돌의 섹시컨셉이 남자 아이돌의 상의 탈의보다 유달리 더 욕을 먹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예전에 현아가 씨엘보다 욕을 먹는 것은 남자를 유혹하려는 느낌이 베이스로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남아이돌의 상의 탈의는 단순히 남자들에게 멋있다 소리를 듣기 위함인가? 계속 새롭게 생겨나는 아이돌들의 틈바구니에서 남자들이 핫팬츠를 입고 엉덩이를 흔들지 않는 것은 그만큼 지조가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단순히 그게 여성들에게 거부감만 주기 때문인가?
여아이돌들의 노출이 부모님과 보기 민망하고,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면, 그들에게 향하는 ‘ㄱㄹ 같다, 싸보인다, ㅊㄴ 랑 다를게 뭐냐’ 라는 댓글들은 부모님과 보기 좋고,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말들인가? 이 말들이 단순히 악플 취급 당하지 않고 많은 공감을 얻으며 댓글란 첫 페이지에 떡하니 뜨기에 하는 말이다.
오늘 게시글들 보면서 추가..
좀 조심스럽긴 한데 ㅋㄹㅅ나 ㅂㅎ 을 욕했던 건 팬들이니까 이해가 되는데, 어째서 민아와 설리는 팬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이 까는 것인가? 연애든 불성실성이든 화가 나야하는 건 팬들인데, 팬들은 쉴드를 치고 아무 피해를 입지 않은 타아이돌 팬들이 더 열을 내면서 화를 내는 기현상의 원인은 무엇인가?
----------------------------------------------------------------------------------------------------
방송국 마크 땜에 잘려서 사진 바꿔서 다시 올림. 한 가지라도 속시원히 얘기해 주실 분들은 두팔 벌려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