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고요 아기가 3달전 태어났습니다.
연애 오래 해서 서로 어떤 사람인지 어느정도 알고 결혼했는데. 다 알지는 못했나봅니다.
아기 낳기 전까지 맞벌이 하면서 남편 못지 않은 월급 받았고
재산축척 기여도 반이상 하였습니다.
제가 명품이나 옷, 화장품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남편도 그 점은 잘 압니다.
회사 그만 두고 아가에게만 전념한지 1년여정도 되는데 임산복,튼살크림 하나 산 적 없습니다.
임산복은 동생이 입던 거 2~3벌 물려받아 그걸로 입고 친구들이 튼살크림 선물해줬거든요
한마디로 1년간 아니 결혼 기간 내내 제가 산 화장품이나 저에게 쓴 돈은 거의 없습니다.
아가가 태어나고 동생이 참 많이 물려줘서 매우 고마웠습니다.
젖병소독기라던지 보온포트, 바운서, 전동흔들침대, 유모차까지 심지어 친동생들이 돈모아서
애기 내복까지 4~5벌 사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그런데 분유, 기저귀, 치발기, 공갈젖꼭지, 세제 등등.. 이런 건 물려받을 수가 없는거잖아요.
그리고 저희 아기가 조리원에 있을 때 산양분유를 먹었어요.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약 50000원정도 하는 비싼 분유에요
조리원에서 그걸 먹였고 아기들은 분유 종류를 막 바꿔 먹이면 예민한 아기들은 설사하고
트러블 나고 그래서 왠만하면 분유 바꿀때도 며칠씩 텀을 둬서 섞여 먹이면서 바꾸고 그래요
아기가 1주일에 1통 먹어요. 그러면 1달이면 약 20~25만원정도 들어요..
남편 혼자 버는데 좀 무리다 싶어서 국산 다른 분유로 바꿨어요. 산양분유에 비해 싸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도 가격이 만만치는 않아요 아무리 싸도 한통에 2만원꼴은 하거든요
근데 남편이 애기 똥색이 변했다고 산양분유 먹일때는 황금변이더니 이거 먹이니까 녹색변으로
바꼈다고 막 뭐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지금 분유를 바꿔 먹이는 단계라 녹색변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분유가 아가한테 맞나 안 맞나 봐야 하니까 시간이 필요하다 고 설명해줬는데 왜 산양분유 안 먹이고 이상한 싼 분유 먹여서 애기 녹 변 보게 만드냡니다.. 녹변이 나쁜 게 아니예요. 단지 소화가 좀 덜 되서 색깔이 그럴 뿐이고 물론 신경쓰이니까 황금변 보게 만들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지요
남편 심정도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지만 산양분유가 너무 비싸서 분유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해줬는데도 불구하고 그까짓거 비싸면 얼마냐 비싸냐고 하네요..
암튼 애기 키워보신 엄마들이면 아실거예요. 기저귀값 분유값만 해도 어마어마한 거
거기다가 애기 용품 하나하나 사면 물려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장난 아니예요
애기 코딱지가 자꾸 생겨서 뿌리는 식염수 하나 사오라고 (제가 못나가니까요)
했더니 12000원 줬다고 왜 이렇게 비싸냐고... 뿌리는 식염수면 그냥 식염수 사다가 코에 넣어주지 왜 이렇게 비싼 거 사 쓰냐고 뭐라 하네요.
거기다 2달 째 지나서 카드값 나온 거 보고 막 한숨을 쉬면서 넌 대체 카드를 어디다 쓰는거냐?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카드 명세서 보고 얘기해. 그랬더니 집에서 나 몰래 뭐 시켜먹냐 ㅋ
하면서 웃더라고요.
속으로 울컥 해서 너 진짜 말 이상하게 한다. 가서 명세서 보고 말해
나도 이번달에 너무 많이 시킨 거 아는데 다 내거 아니고 애기꺼야 나 니가 장도 안 봐줘서
밥도 김치랑 미역국 두개랑만 2달째 먹어 가끔 시어머니랑 우리 엄마가 주는 반찬만 먹어서 장 보는 비용도 없는데 카드값이 나오면 다 애기건데 말을 왜 그렇게 해?
(좀 불쌍하게 들리시겠지만 시어머님이랑 엄마가 반찬은 자주 해다 주셔서 돈은 안 듭니다.
김치랑 미역국만 먹는다는 건 약간 오버고.. 그냥 반찬값 들 일은 없다는 걸 말하려다보니..)
그러더니 진짜 그 다음날 회사 가서 명세서를 봤나봅니다.
죄다 애기 기저귀, 분유, 젖병건조대, 젖병 이런 거니 할말이 없겠죠.
그러더니 이제 별거 가지고 트집을 잡습니다. 분유가 왜 이리 비싸냐. 젖병 이건 또 뭐냐
제가 쓰는 젖병이 개당 18000원정도 합니다. 근데 제가 먹습니까?
애기가 좀 편하게 먹으라고 젖병좀 좋은 거 산건데 6개 샀으니 명세서에 찍힌 금액이 좀 많긴 하겠지요 그런데 이 젖병 가지고 약 3~4개월 먹거든요.
그리고 산양분유 먹이라던 사람이 분유를 왜 이리 자주 사며, 왜이리 비싸냡니다.
어이가 없어서 애기가 5~6일에 1통 먹으니까 그렇지 했더니 많이도 먹네.. 이러네요
물론 힘들게 벌어서 카드값이 200가까이 나왔으니 추궁하는 마음도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낭비벽있는 사람마냥 명세서를 봤으면 이해를 해야 할 거 아니예요
접종있어서 병원 가서 했더니 10만원 넘게 나왔습니다. 그거 가지고도 태클걸어요
보건소 가면 싸게 할 수 있는데 니가 그런 것도 안알아본다고..
보건소에서도 비슷하다. 보건소에서 무료면 병원에서 무료고 병원에서 비싸게 받으면 보건소도 돈 받는거라고 설명해줬더니 그래? 그러고 넘어갑니다.
원래 돈 가지고 이러는 사람이 아닌데 혼자 버니까 아까워서 그런건가.. 아니면 갑자기 카드값이 많이 나오니까 겁이 덜컥 나서 저러는건가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봤습니다.
뭐 사면 뭐 산다 이건 얼마고 뭐에 쓰는거다 하나하나 톡도 다 보내줬구요.
그랬더니 그때부턴 조금씩 참견하거나 불평불만이 줄어들더라고요.
이해한줄 알고 안심했습니다. 저랑은 약간 냉랭해졌어도 아가한테는 참 잘하거든요
전 솔직히 저런 것 가지고 태클을 걸어서 서운한 면이 좀 있었지만 내색 안하려고 했구요.
그런데 제가 애기 낳아서 3개월이 지났기에 제 친구들이랑 남편 친구들이 놀러왔습니다.
저랑 남편이 친구였기 때문에 친구들도 겹치는 애들이 많아요.
친구들이 애기 보면서 예쁘다 귀엽다 누구 닮았다 인사해주고 애기랑 놀아주고
한쪽에서는 음식 먹으면서 얘기 중이었는데 친구들이 니네 애 낳고 너 혼자 버니까 돈 엄청 많이 들겠다 힘들겠다 그러니까 남편이 아 이 여자가 겁나 헤퍼 카드를 막 무서운줄 모르고 긁어대네
이러는거예요
제 표정이 확 굳자 남편도 실수한 걸 눈치챘는지 다 아기 용품이긴 한데 아우 왜 이렇게 비싸냐 하고 넘어가려고 하길래 친구들이 남편더러 야 애기용품이 다 비싸지 쟤가 헤픈거냐 말을 왜 그렇게 해 하고 대신 뭐라고 해주더라고요.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내꺼 하나라도 샀으면 억울하지도 않겠다 라고 한마디 했더니 친구들이 아우 혼자 번다고 유세 떨지마 너 ㅋㅋ 하면서 넘어갔습니다.
자리가 끝나고 친구들이 다 간다음에 조용히 불러서 앉으라고.. 대체 나한테 불만이 뭐야
했더니 없대요. 그래서 그럼 그런 말을 아까 왜 했어? 했더니 그냥 웃자고 한 소리랍니다.
마누라 까내리면서 웃기고 싶었어? 그리고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평소에 니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것 아니야? 했더니 아니랍니다. 그냥 요새 힘들어서 그런거니 이해해 달랍니다.
너도 돈버느라 힘들겠지만 나도 애기 키우느라 힘들어. 말 그런 식으로 하지말자 서로 상처 주면 기분 좋아? 힘들게 애기 보고 있는 나나 힘들게 돈버는 너나 서로 기분 좋게 살자 하고 진짜 좋게 말했더니 미안하다고 하네요
근데 이게 말로만 미안한건지..진심으로 미안한건지.. 아시잖아요 보면..
대충 이자리 모면용인거 알면서도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입을 닫았구요. 지금 3일째 말을 안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남편은 회사에서 저녁까지 줍니다, 야근 안해도 주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들어오고요.
밤에 겜방에서 놀다 오는지 야근도 안하던 사람이 10시 넘어서 들어오고
애기랑 1시간가량 놀아주다 말도 없이 혼자 잡니다.
답답해서 죽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제?
최대한 화 안내고 좋게 말한 결과가 이렇게 돌아오니 저도 집에서 하루종일 혼자 애기 보느라 미칠 것 같은데 남편까지 저러니 돌아버릴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