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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시절. 2005년의 어느 날

Cpt.haddock |2014.12.01 10:59
조회 34 |추천 0

 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다같이 모인 하나의 점들이었다. 각자의 방향은 달라도, 아직 인생이라는 직선을 뻗어나가지 않았기에, 한 발짝 다가가면 서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누구의 것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어지럽게 찍혀 있던 내 주변의 수많은 발자국들...하루 종일 함께 했던 나의 친구들이여.

 10년 가까운 세월을 앞으로 뻗어나갔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분야에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우리들은 이제 제 각각 흩어져 있다. 가장 가깝고 비슷한 친구와의 거리조차 몇 발자국 남짓하다.  이조차도 앞으로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멀어지겠지. 서로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게.

 

 오늘 하루, 약속된 장소에서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주고 받는다. 서로의 생각을 완전히 공감하기는 힘들며 때로는 반대편에 서 있기도 하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으며, 이제 우리는 다시 한 곳으로 모인다. 선생님과 교탁은 없지만 다같이 1번부터 37번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출석부를 완성한다.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반장이 결석 명단을 체크하고 나자, 오지 않은 동창들의 얼굴을 한 동안 각자 머릿속으로 떠올려 본다. 누군가가 어떤 친구의 별명을 부르면, 누군가는 성대모사를 한다. 모두들 기억났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 중 그와 가장 가까운 친구가 근황을 전해준다. '다들 못 나오는 이유가 있겠지, 그건 내일 학교 오면 물어보자.'  출석부를 그만 덮고 나서, 말재주 좋은 친구 한 명이 어제 있었던 재밌는 일들을 회상하고 나머지는 들으면서 깔깔 웃는다. 얼굴은 그대로지만, 우리들의 대화는 주제도, 말투도 모두 철없던 10년 전으로 모여 있다. 오늘은 우리가 하나의 점이던, 2005년의 어느 날이다.

 

 학창시절이 그립다. 단순히 삶의 무게를 몰라 철없이 웃던 시절이었기 때문이 아닌, 이런 우리들이 함께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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