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써나의 미국여행기(8)-死선을(?) 넘으면 부부는 가까워진다.

써나 |2004.01.05 13:24
조회 614 |추천 0

27일 토요일  날씨도 좋고..

 

오랫만에 정말 맛있는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쏘세지랑 계란범벅이랑 바나나랑 빵이랑... 정말 맛있게 먹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남편은 어제 못 본 곳도 보여주고 한다면서 라스베가스 시내를 차로 한바퀴 돌면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 그랬습니다. 착한 신랑 (배가 불러서 기분이 좋은탓인가..)

오늘의 일정은 데스벨리네셔널파크(Daeathvalley National Park)를 지나 포스트빌리(porterville)까지 가는길이었습니다. 길이 쭉 뻗은 고속도로면 별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 국도같은 좁은 도로면 지도보기도 영 힘들거든요. 지도에 우리가 갈 길을 빨간볼펜으로 표시해두고 길을 찾아갔지만 뚝하면 도로번호를 놓치고 우리 일정보다 시간이 자꾸 흘려가더군요. 길을 잘못 드는바람에 데스밸리내에 모래사막도 구경했습니다. 언젠가 미국내 사막에서 사막화 현상이 심해진다는 기사를 언뜻 본것 같은데 그곳이 이곳인가봅니다. 카멜비치에서 본 것 같은 모래가 몇 Km정도 펼쳐져 있었습니다. 멋있다는 생각 한껏으로 이런 사막이 계속해서 넓어진다면..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데스밸리라는 이름은 예전 서부를 찾아가던 많은 사람들이 끝없이 펼쳐진 이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죽어가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는군요.

우리는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하여 indian springs(인디언 스프링즈 - 아마 인디언들이 살지 않았을까 생각됨) ->amargosa valley(아마고사 계곡)->beatty daeath valley national park(베티 죽음의계곡국립공원)->olancha->395 road(395번 도로)->little lake(작은 호수)->178 road(178번 도로)->wofford heights -> 산 -> terra bella ->porterville

어제 본 사막이 또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저 멀리 산에는 눈이 덮여 있고.. 간간히 마을이 나오고.. 내 노래에 지친 (오늘도 저는 열심 노래를 불렀습니다.) 가게에서 육포를 사왔습니다. 육포를 열심히 씹어 먹으면서 사람도 차도 거의 안 보이는 도로를 신나게 부지런히 빠르게 달렸습니다. 한참을 달리니 어느새 사막은 끝나가고 숲이 간간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미국에선 사막지역이 많은 네바다지역에만 도박장이 있기 때문에 도박장이 사라지면 캘리포니아라고 신랑이 갈켜 주더군요. 진짜인지 몰라도 알래스카인가 어딘가도 도박장이 있답니다.

해는 뉘엿뉘엿 져가는데 우리의 목적지는 나오지 않더군요. 그때 산을 통해서 가는 길이 하나 나왔습니다. 지도에는 그 산을 넘으면 우리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다니는 차가 별로 없었지만 우린 차를 몰았습니다. 산을 중턱쯤 오르니 체인을 채우라는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우린 언제나 있는 표지판이겠거니 하고 계속 산을 올랐습니다. 산중턱을 지나니 눈이 조금씩 내렸더군요. 계속해서 사막만 보다 미국에서 그렇게 가깝게 눈을 본 적이 없기에 눈이 무지 반가웠습니다. (한치 앞을 몰랐던 써나

) 산을 오를수록 눈이 점점 더 많더군요. 다니는 차도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가 그 산을 넘으면서 만난 차가 10대도 안되었답니다. 길을 이미 눈길이었고, 우린 앞으로 갈수도 다시 돌아서 내려갈 수도 없이 그냥 전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해는 넘어가고 날은 어두운데 길은 완전 눈길이고.. '정말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생각되더군요. 그 경황중에 저 신랑한테 말했죠.

"오빠, 우리 죽으면 돈이 얼마나 나올까?" "글쎄 이래저래 하면 한 2억정도.." "그 돈으로 우리 은환이 은서 클 때까지 쓸 수 있을까?"  .... 생각해보니 저 죽으면 안 될것 같더군요.

"오빠, 나 죽으면 안 될것 같아. 조심 조심해서 가자.."

저의 신랑 저보다 두살 더 많은데 두살더 많아서인지 가장이라서인지 남편이라서인지 그 상황에서 여유를 부리면서.. 의젓해 보이더군요. (제가 살아와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이런 말을 하고 있겠죠..)

"야, 이런 모험 오랫만인데..."

이게 어디 모험입니까? 눈 덮힌 산 길 체인도 없이 스노우타이어도 아닌 차로 넘는게...

"가다 정 위험하면 옆에 눈쪽으로 세우지뭐.. 눈이 많아서 괜찮겠다.." 정말.....

"야 집도 있다. 정 못 가면 가서 sos 신청하고 하룻밤 신세지지뭐. 이럴때 미국 가정에서 하룻밤 자보지 뭐.." 아. 우리 신랑...

"야 눈 멋있다. 사진 찍어줄까?" 지금 사진이 문제입니까? 자칫 잘못되면.. ..

"아니 됐어. 우리 얼른 조심해서 내려가자.."

그래도 우리 부부 산중턱쯤 내려와서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정말 대책없는 부부죠..

그렇게 산을 내려오니 마을이 보이더군요.  저 언제 남편에게 골 나 있었는지 컨디션이 별로였는지 다 잊어버렸습니다. 마을에서 길을 물었더니 산을 하나 더 넘어야 한다더군요. 다행히 눈은 없는 산이래요. 우린 산을 하나 또 넘었습니다. 산을 내려오니 저 멀리 불빛이 보이더군요. 남편은 언덕 하나만 넘으면 마을이 나온다고 하고 전 아니라고 하고 1달러 내기하면서 열심 달렸지요. 언덕 너머엔 마을이 없었습니다. 계속 달리고 또 달리고 드뎌 포터빌에 도착했습니다.

우린 Best western(베스트 웨스턴)이란 체인으로 되어 있는 숙소를 잡았어요. 그리고 숙소 찾다 본 차이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죠. 뷔페식당이었는데 1인당 7달러 정도였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신랑이 넘 빨리 먹는다고 구박(?)을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정신없는(?) 그렇지만 스릴있는(?) 여행이 또 하루의 막을 내렸습니다.

여러분은 눈길 꼭 체인하고 달리시고, 저희처럼 철없는 일은 하지 마세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