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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에서 자란 딸입니다.

고등어 |2014.12.12 18:08
조회 1,159 |추천 0

방탈 죄송합니다.

제목에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이혼한 가정에서 자라난 십대 후반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요새 이혼가정은 정말 많아서 제 이야기가 별 것 아닐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진짜 더 이상은 살아가는데 문제가 있어서 어른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저희 가족은 제가 11살때 이혼하셨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아빠와 매일 싸우고 말도 붙이지 않을정도로 친하지 않았어요. 아빠는 저를 어디 한번 놀러가거나 놀아주지도 않은채 매일 컴퓨터만 했구요. 저는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일도 나가지 않은채 어머니가 벌어온 돈을 가지고 피시방에만 가서 살았습니다. 저는 그런 아빠가 싫었고, 제 용돈까지 빼았는 아빠가 끔찍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11살때 엄마가 아빠랑 살거냐 엄마랑 살거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엄마와 있고 싶었고, 엄마와 살고 싶었습니다. 저는 엄마를 택했고, 저희가 집을 나갈동안에도 아빠는 끝까지 저에게, 엄마에게 뒷모습만 보인채 컴퓨터만 했습니다.

전 13년동안 반지하에서 살았습니다. 그때의 저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반지하에서만 사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12살 이후로 부터 제가 반지하에 살고 있는게 무척이나 쪽팔렸고, 애들을 집에 데려오지도 않았습니다.

엄마를 닦달하지는 않았어요. 저와 할머니를 혼자 데리고 산다는 것이 힘든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냥 엄마와 할머니랑 셋이사는게 행복해질 무렵 저에게 낯선 삼촌이 저희집에 와있었습니다. 항상 엄마와 같이 있었고, 저는 진짜 삼촌인줄 알고 잘따랐죠. 그런데 12살 겨울쯤 제 책상위해 재혼 서류가 있더라구요. 엄마의 이름과 삼촌의 이름이. 저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엄마는 나를 버리려는 건가. 왜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거지. 배신감과, 원망감과, 그리고 제가 버려질 것 같은 불안감 속에서 저는 거의 6~7년동안, 즉 지금까지도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 삼촌이라고 소개해서, 처음부터 말해주면 될 것을. 저는 엄마를 원망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제가 그 서류를 발견한 한달뒤쯤 저에게 삼촌을 아빠라고 부르라고 말했습니다. 끔찍했습니다. 12살이라는 나이에 불구하고 이렇게 증오스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저는 엄마와 새아빠, 할머니, 다른 가족들에게 더이상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말하지 않았고, 제 속마음도 더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방안에서만 지냈습니다.

새아빠가 못해준것이 아닙니다. 새아빠는 저를 친딸처럼 잘 대해주시고 새아빠의 친척들도 저에게 모두 다정하게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부했더것 같습니다. 참 나쁘죠. 제가 봐도 못난 딸인것 같습니다. 모두들 제게 마음을 열어주시는데 저는 그것을 거부하고 거절합니다. 가족들이 싫은 것이 아니라 아빠에 대한 거부감이, 그리고 증오감이 있어서인지 저는 그저 선을 그어 놓은채 새아빠를 대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가족들을요. 가족들이랑 밥을 먹을 때 가족들이랑 절대 같이 밥을 먹지 않았습니다. 지금도요. 같이 밥을 먹으면 거의 체를 해서 차라리 밥을 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촌들은 왜 너는 밥을 안먹냐고, 우리가 싫은거냐며 다그쳤습니다. 그러면 저는 억지로 밥을 먹고, 체하고 이 상황을 반복했어요.

그리고 13살 겨울때 제 동생이 태어 났습니다. 새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난 진짜 가족인거죠. 저는 반만 속한 딸이구요.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지만 이 가정속에서 살아가는게 저는 너무 괴롭습니다. 왜 하필 제가 왜 이혼가정에서 자라야했는지, 왜 이 불안속에서 살아야 됬는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습니다. 누구한테 물어보아야 될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이 고민을 거진 7년동안 계속 해왔습니다. 엄마한테는 더이상 속을 말할 수도 없었고, 친구들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저에게 의지가 되었던 것은 아빠였습니다. 아빠가 저한테 잘해준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저는 아빠의딸이니까, 버림받을 일이 없을거라 믿으면서 아빠에게 매달렸습니다. 근데 올해 초에 아빠에게서 호적을 파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호적파자는 말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건줄 알았는데 제가 저 이야기를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호적이라니. 아빠와 저를 이어주는 관계상을 끊으라니.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불면증이 생겼습니다.

불안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모두다 저를 버릴 것만 같았어요. 그 불안이 잠을 못자게 했고, 잠을 못자니까 더욱더 감정이 불안정해졌습니다. 아빠가 제가 우는 것을 보자 아빠는 당분간은 호적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저 당분간일 뿐입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저는 불안이 심해질때마다 잠을 못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중 어느날 저는 새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잠이 오지않아 거실에 나갔는데 안방에서 들린 소리를 제가 듣게 된것이죠. 엄마는 동생이야기를 하다가 제이야기로 넘어갔는데 임신때의 일을 듣고 아 엄마가 내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귀를 귀울였는데 엄마가 제가 임신해가지고 결혼을 했다고 말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를 지울려고 했는데 낳게 된 것이구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미친듯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거의 일주일 내내 울었던 것 같아요. 집에서도 우는걸 들키지 않으려고 숨죽여 울면서요.

왜 제 인생은 불안한 걸까요. 저는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생각이 부정적이라서 이러는 거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 노력을 했습니다. 생활에서 엇나가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의 기대를 위해 성적도 중상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올라가기위해 노력했습니다. 친구 관계도 남들이 보기에도 사교성이 좋을 만큼 많이 있구요. 그리고 항상 웃었습니다. 우는 모습도 보이기 싫어서 계속 웃었어요. 가족들 앞에서도, 남들 앞에서도. 사랑 받고 싶어서요.

 사랑을 받으려고 안달난것 같죠. 제가 봐도 그래보여요. 엄마한테 버림받지 않을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요. 엄마는 저를 사랑하지만 언젠가는 저를 버릴 수도 있잖아요. 엄마를 사랑하는데 제 속마음은 이야기 하지않습니다. 제 속마음을 말하면 엄마가 싫어할 것만 같았거든요.

저는 이렇게 거진 7년을 살아왔습니다. 불안속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을 것만 같아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했는데요. 지금은 포기하고 싶습니다. 죽고싶다는 이야기도 아니에요. 그냥 제방에만 있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구요. 저는 이렇게 노력해서 살았는데 사촌들한테 불쌍하다는 소리나 듣고 있고, 제 마음은 어디에도 꺼낼 수가 없고, 친구들의 관계도, 가족들의 관계도 모든게 지칩니다. 제 인생이, 모든것이 다 지쳤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도 않고, 상처받을 곳도 남아있지 않은데 앞으로 남은 상황들은 저를 더욱더 힘겹게 만들기만 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저는 바다속에 떠있는 것 같아요. 한번도 제 인생에서 육지를 밟아본적이 없어요. 오히려 깊은 바다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만 같습니다.

제인생이 불안의 연속인것 같습니다. 제 생각을 달리하면 달라지겠죠. 하지만 저는 달라지고 싶지 않습니다. 엄마에게 말해보는 것도 좋겠죠. 하지만 저는 지금 무엇을 할 용기조차 생기지 않아요. 이 이상 상처받고 싶지도 않구요. 무엇을 했다가는 더 큰 상처가 생길 것 같아 자잘한 상처를 받으면서 참아가고 있습니다. 제일 무서운건 제가 스무살이 됬을때입니다. 아직까지는 아직은 십대니까, 아직은 불안정하니까 라고 볼 수 있지만, 제가 성인이 되었을 때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면, 저는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겠어요.

제발 제게 채찍질이던 당근을 주시던 제게 조언을 해주세요. 저는 제가 아는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저는 제 인생을 정말 살고 싶어요. 근데 지금은 모든게 지쳐버려서, 아무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마지막 발악이에요. 저는 정말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정말 큰 용기를 내서 글을 씁니다. 부탁드려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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