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한 지인인 아슬란님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연인즉,
아슬란님께는 18살때부터 30년 가까이 루푸스라는 난치병을 앓아온 이모님이 계셨답니다.
(루푸스라는 병은 자기몸을 이유없이 자기가 막 공격하는 병..
아직까지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답니다.)
병으로 인해 혼자 외로이 사시다가 3년전 흰둥이와 누리를 입양하셨고 셋이서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냈었는데...
안타깝게도 며칠 전, 이모님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금방 돌아올 수 있을거라 믿고 두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맡겼는데...결국 이모님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고,
동물병원에서 그 사실을 알고 이 아이들을 버릴것으로 생각하셨는지, 당장 데려가라고 하셨는데
아슬란님이 직접 병원에 가보니 그중 흰둥이는 얼마전 자궁내막증 수술을 마쳐 후처치가 필요했던 상황...
그런데도 병원에서는 더이상 이 아이들을 돌봐줄 수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작은 강아지 누리는 아슬란님 댁에,(고양이들이 있어 베란다에 격리되어 있는 상황)
그리고 흰둥이는 주위 지인분께 맡겼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2주간만 봐주실 수 있다고 합니다.
차라리 소형견이면 잠시라도 갈 곳이 있을텐데, 활동중인 강아지 관련 까페에 글을 올려도 임보나 입양 신청이 없고,
대형견이라 입양처 찾기나 임보처 찾기...모든 일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흰둥이의 입양글은 아무래도 상황을 전해들은 저보다
아슬란님께서 직접 써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부탁드렸고, 아래와 같은 글을 전해 받았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께서 글을 읽어 주시고, 관심있게 봐주시길...함께 도움을 주시길 간곡하게 바랍니다.
흰둥이는요...
사랑을 많이 받았던 아이입니다.
그래서 인지 바라보고 있으면, 사랑받았음을, 그래서.. 나 역시 그 사랑을 줄 준비가 되어있다는 믿음 또한 주는 아이입니다.
흰둥이를 바라보며, 그 저 드는 생각은..
'듬직하고, 고맙다'입니다..
흰둥이와 함께 걷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쳐다 볼 뿐 아니라, 말도 제법 걸어 옵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이지.. 크고, 잘생겼어요.
그동안 관리가 잘 돼었던 아이 이기에, 그 촘촘한 흰털에 때 하나 묻어 있지 않습니다.
특히나, 두눈은 선하며 또렷하고, 꼬리가 아주 풍성하게 멋져서, 저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띄는 아름다운 개입니다.
비단, 겉모습만이 훌륭할 뿐 아니라, 성격도 온순해, 절.대. 다른 사람에게 달려들거나, 짖지 않아요.
(단, 여느 개가 그러하듯, 주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주저않고, 용감해지는 아이입니다.)
산책을 할 때에는, 흰둥이의 기분이 가장 좋을 때인데요, 한 껏 신이나서 내달리곤 해요.
그럴 땐, 같이 신나게 뜀박질 해주셔도 되구요^^, 버겁다.. 싶으시면, 목줄을 좀 당기면 얼른 고개 들고, 눈을 마주친 후, 같이 걸음 맞춰 총.총. 한답니다.
(이모가 예전에, 운동 겸 해서 마을을 걸을 때, 언제나 흰둥이와 함께 하셨다고 해요. 그 덕에 저절로 훈련이 된 것 같아요.)
뿐 만 아니라, 흰둥이와는 커피숍에도 함께 갈 수가 있답니다.
혹여, 사람이 많더라도, 엉덩이 톡.톡. '앉자' 그 한마디면, 제 다리에 기대 얌전히 자리에 앉습니다.
그러다, 수다라도 30분 이상 떨게 되면, 그 저, 그 자리에 엎드려 기특하게도 저를 기다려줍니다. 조금도 보채지 않고 말이죠.
(이 또한, 이모가 훈련 시킨 부분이겠죠.)
마지막으로 덧 붙이자면, 흰둥이는 차에 오를 때에도, 차 문을 열어주면, 냉.큼. 올라탑니다. 차 안에서도, 어찌나 조용한지, 차 타는게 체질인가... 싶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흰둥이에 대한 자랑거리는 무궁무진 하지만, 미쳐 글 로써는 표현할 수 없는 부분들이기에, 여기까지 말씀 드릴게요.
" 흰둥이는.. 내가 본 개 중에 제일 착하고, 순하구, 잘생긴, 크~~은 개야. 근데, 신기하게도, 자기 영역은 또 찰떡 같이 지키더라..그렇게 순하게 생겨 가지구 말이지."
현재, 임보중인 제 친구에게 흰둥이는 어떤 개 인지 묻자, 이렇게 답하더라구요.
아마도, 이러한 흰둥이라서, 이전 견주께서 집 안에서 함께 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큰 개를 집 안에서 키우냐' 며 볼 멘 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겐,
견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흰둥이가 있어서.. 안 무서워.. 예전에 무서웠던 것 들이..."
저의 입양조건 입니다. 차분히 읽어주세요.
1. 동정심이나 불쌍한 마음으로 입양을 결정하지 말아주세요.
흰둥이의 견주께서 갑자기 고인이 되셔서,그 분을 잃은 슬픔과 흰둥이에 대한 걱정에, 저도 처음 며칠은 거의 울기만하고, 흰둥이를 불쌍해 하기만 했었어요.
식육견이 될 지도 모른다며, 오히려 안락사가 낫지 않겠냐며, 현실에 순응하라는 견주의 식구들은 제가 글을 올리고 있는 지금까지도, 저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흰둥이를 실제로 만나고, 보며 느낀건.. 이 아이는 사랑스럽다.. 이 아이는 이 자체로 참 매력적인 아이구나..멋있구나.. 하며 제가 이 아이 자체에 반해가고 있었습니다.
이미 사진에서 보시듯, 흰둥이는 출중한 외모와 더불어 완벽에 가까운 훈련이 되어있는 아이입니다.
저 처럼, 흰둥이 자체로 강한 인연을 느껴서, 식구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드시는 분이셨으면 합니다.
그런 분이셨으면 합니다.
2. 책임의식이 분명한 분 이셨으면 해요.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온전히 스스로를 충분히 책임지실 수 있는 분이시기를 바랍니다.
이 아이는 대형견이에요. 먹는 사료며, 간식, 병원비 마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아이입니다. 그러나, 가족이 아프면 치료와 완치에 아낌이 없 듯,
그렇게... 온전하게...
흰둥이를 가족으로 맞아주실 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사랑을 주시고, 사랑을 받으실 분.
한 생명의 무게를 알고,
그 책임감과 의리를 끝까지 함께 해주실 분.
그런 분이셨으면 합니다.
3. 신중하게 생각해 주세요.
한 사람의 사랑을, 고스란히 받았던 아이입니다. 여전히 그 주인을 그리워 할지도 모르고, 많이 위축되어 있으며, 아이에게서 그리움이 느껴지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다려 주시고,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 아이, 천천히 마음을 열고, 그 마음으로 변함없이 사랑을 줄 아이라는 것. 장담할 수 있습니다.
개를 짧게 나마 키워 보신 분이라면, 흰둥이와 실제로 만나보시고, 곁에서 잠시만이라도 바라보시면, 이 아이의 깊은 마음이 느껴지실 거에요.
....흰둥이의 신뢰를 얻기까지 그 기다림의 시간은 반려인의 몫으로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여느 귀여운 강아지처럼 작고 앙증맞은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기다려 주셔야하고, 변함없이 사랑해 주셔야 해요.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신 분이셨으면 합니다.
그런 분이셨으면 합니다.
4. 저와 친구가 되어 주세요.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 사는 일에 참견 하길 좋아하는 성격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그 저, 제가 가끔씩 안부를 물어도 너무 싫어하지 않아 주실 분이었으면 합니다. 제가 가끔 흰둥이 간식을 보내고 싶을때가 있을지도 모르고, 그냥 막연히 궁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저와 좋은 인연으로 남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여기까지..그런 분이셨으면 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고, 흰둥이와 인연이 맞다고 느껴지시는 분은.. 주저마시고 댓글이나 쪽지주세요!
*흰둥이의 예전 견주인, 제 이모는 18살때부터 아팠습니다.
이유없이 코피가 나는걸로 시작됐어요.그리고. 47... 아직은 젊은 나이에 가기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팠어요.
이모는 부모도 없고, 자식도 없는 상태로 하늘나라로 가버려서.. 상주도 없는 이틀짜리 장례를 조용히 치르고.
평생을 살았던...결국에는 흰둥이와 누리라는 작은 강아지, 그렇게 셋이 살았던 그 집 뒷산에 뿌려졌어요.
가족묘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모가 참 가엽고, 가여워요.
지금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것 뿐이에요. 자식같이 키웠던 흰둥이를 지켜주는 일..!!!
긴 글,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흰둥이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