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 이지만
더 이상 이렇게 혼자 고민하고 울고 힘들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조언을 구합니다
저희 아빠는 평범한 회사원이셨습니다
아빠가 타 지방에서 일하시는 관계로
주말에만 아빠를 뵐 수 있었어요
누구보다 가정적이셨고
누가봐도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주말에만 아빠를 뵐 수 있었으니 더 애틋했어요
그러다 imf때 아빠께서 실직을 하셨고
주말에만 보던 아빠와 함께
매일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막 중학교에 입학해서
사춘기가 시작되고 있었고
부모님은 퇴직금으로 작은 가게를 시작하셨어요
아빠와의 갈등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cd 를 사서 듣는다고
제 손으로 직접 그 cd를 부러뜨리게 하셨고
잘못이 있으면 학교에 보내지 않고
때리셨습니다
컴퓨터, tv는 숙제 이외에는 할 수 없도록
콘센트에 자물쇠를 채워놓으셨구요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정말
부러워하여 결국 휴대폰을 장만했지만
저는 그 휴대폰을 사용한 날보다
압수당해 빼앗긴 시간이 더 깁니다
주말에도 친구들과 만나는건
상상도 할 수 없고
저에게 허락된건 공부밖에 없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가게에 나가시면
학교 마치고 학원에서 돌아와
텅빈 집에서 아무것도 할수없는 저는
혼자서 많은 시간을 울며 보냈습니다
아빠는 자식에게만 엄격하고
본인에게는 너그러운 분이셨습니다
가게 운영을 엄마에게 떠맡기시고
아빠는 tv, 컴퓨터로 세월을 보내기 일쑤였고
답답한 엄마가 가게는 내가 알아서 운영할테니
다른일을 해보라고도 권유하셨지만
아빠는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시고
학창시절 내내 경제적 무능력자셨습니다
저는 진저리치게 아빠가 싫었습니다
본인은 아무것도 안하고 엄마가 버는돈으로 세월만 보내면서
자식들에게는 강압적으로 모든걸 요구하고 완벽하기를 바라는 아빠가 미웠습니다
함께 울며 저를 안아주고 감싸주신 엄마가 없었다면 저는 이미 세상을 포기한지 오래일겁니다......
남들은 좋은 대학에 가기위해 공부했지만
저는 아빠에게서 멀리 떨어지기 위해 공부했습니다
결국 다른 지역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여
아빠에게서 도망치는데에 성공했지만...
아빠는 제가 1,2번이라도 전화를 받지않으면 새벽 3시에도 제가 사는 자취방으로 차를 끌고 왔습니다
자느라, 배터리가 나가서
아빠에게는 이런 이유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집에 있는데도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밖이라고 의심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룸메에게까지 전화를 해대셔서
룸메에게 미안하고 창피했던적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혼자 생계유지를 위해 모든걸 희생하는
엄마가 안쓰러워
저는 이를 악물고 돈을벌어
대학 학비와 자취방 월세, 제 용돈을 혼자 벌어썼습니다
20살 이후로 부모님께서 제게 주신 돈은
전혀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독립했지만
아버지의 간섭은 계속되었고
대학생활내내 저는 정신적인 독립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졸업후 취업준비를 하게되면서
집문제로 잠시 본가에 들어가 산적이 있는데
그때도 아빠는 여전히 저의 모든 생활을 통제하셨고
결국 저는 학창시절 내내 참았던 말을 아빠에게 쏟아내고 집을 나왔습니다
도대체 아빠가 나한테 이럴 자격이 있는거냐고
아빠는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족들에게 폐만 끼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아빠 스스로가 형편없는 인생을 살면서
왜 나에게는 모든걸 완벽하게 해내기를 강요하는거냐고
내가 원하는건 남들보다 잘 사는게 아니라
아빠없는 세상에서 사는거라고
집을 나온지 5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지금 탄탄한 직장도 있고
전세집이지만 마음편히 쉴수있는 제 집이 있고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문제 없어보이지만
아직도 저는 속으로 곪아가고 있습니다
명절에도 집에 혼자
직장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집안이야기가 나오면 핑계를 대고 자리를 피합니다
이성을 만나도 결혼이야기가 나오면
가정사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어
헤어짐을 고합니다
엄마는
아빠가 하필 제가 사춘기에 들어섰을때
실직을 하고 함께 살게 된게
참 비극이었다고 회상하십니다
그리고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이라고
자식이 먼저 풀어야 하지 않겠냐고
평생 이렇게 지낼수는 없지않냐고 저를 설득하십니다
지금 이렇게 제 이야기를 쓰면서
펑펑 눈물을 쏟은 제 자신이 싫고,
저로인해 마음아파하시는 엄마가 안쓰럽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지내더라도
또 다시 같은 상처를 받을까 두렵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던 분들의 조언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