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글은 미래의 배우자가 싫어할까봐, 혹은 혼전의 성관계는 불결하다는 막연한 인식과 두려움때문에 혼전순결을 고수하고 있는 분들에게 해당하며 종교적인 이유나 본인의 굳은 신념이 있어 혼전순결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은 다른 글을 보러 가시어 귀중한 시간을 아끼시고, 글의 논지를 흐리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많은 여성분들이 혼전순결의 가치관은 가부장제 하의 산물이고 남성들의 '처녀에 대한 집착'때문에 사회적으로 강요된다고 생각하고 계실겁니다. 심지어 본인이 혼전순결을 지키고 계신분들도요. 많은 분들이 인터넷에 나도는 흔한 남성혐오성 글/댓글인 '남자는 연애할때는 여자랑 자고싶어 안달이다가 결혼할때 되면 처녀랑 결혼하려 한다'라는 글을 보신적이 있을겁니다. 애초에 이런 남성혐오는 여성혐오와 마찬가지로 읽을 가치조차 없습니다만, 결혼할때 여자랑 선봐서 '너 혼전순결이냐' 물은다음 그렇다하면 바로 결혼하는것도 아니고 오랜 기간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하게 될텐데, 그동안 수많은 여성과 잠자리를 가졌던 남성이, 결혼한다는 확신도 없는 그 여성과 그 오랜 기간동안 관계없이 연애를 한다음 결혼하게 것은 애초에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본인이 혼전순결이 아닌 대다수의 남성들은 결혼상대가 어떻든 별 관심이 없어요. 어차피 결혼할 여성과도 결혼전에 관계를 하게 될테니까요. 인터넷이 아닌 주변에서 '여자는 혼전순결을 지켜야한다'라고 주장하는 남성은 단 한명도 못봤으며 이는 다른 많은분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자, 남성은 혼전순결에 크게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럼 누가 과연 혼전순결에 집착하며 사회적으로 강요하는 걸까요. 그 대답은 제보에 올린 사진과 여러분이 어릴적 받은 성교육에 있습니다. 일단 어린시절에는 모든 주변사람들과 환경이 '성관계는 나쁜것이며 결혼전에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죠. 이유는 당사자의 즐거움이 박탈당하든말든 결혼전까지 관계를 가지지 않으면 어른들로서는 골칫거리가 하나 없어지는 셈이거든요. 어릴때 세뇌된 이런 문화적 프레임은 이후 논리적사고가 가능해진 나이가 되더라도 뇌의 기저에 뿌리박고 남아 '혼전 관계는 나쁜것이며 하지 않는것이 정상이다'라는 메시지를 무의식중에 보냅니다. 여성분들이 첫경험을 하고 나서 '사랑하는 사람과 했고, 내가 좋아서 한건데 이렇게 죄책감이 들 줄 몰랐다.'라고 표현하는것도 의식적으로는 떨처낼 수 없는 이런 청소년시절의 세뇌가 작용했기 때문이죠. 일단 이것으로 인해 혼전관계에 대한 근원적 공포가 자리합니다.
이후 성인이 되어 다양한 경험을 접하고 자신의 욕구에 눈뜨는 나이가 되어 이러한 문화적 프레임을 떨쳐내고 관계를 가지려는 마음을 먹게되면 이후에는 그러한 세뇌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과, 이성교제를 경험하지 못해 자신의 욕구와 마주하지 못한 동성집단의 압력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올려드린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남성 대다수의 인간성이 좋지 못함'을 근거로 들어 혼전순결만이 답이며 이를 지키기 못할 경우 크게 후회할 것처럼 말하는 동성친구들이 생기며, 심한경우 이들은 관계를 가진 또래의 친구들을 '수건'라고 칭하며 멸시하고 배척합니다. 그들과 같은 가치관을 고수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일종의 폭력이죠. 그들은 자신이 관계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를 가지는 이들이 늘어나면 자신의 가치관이 흔들림과 동시에 일종의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지금까지 내 욕구를 눌러가면서 혼전순결을 고수했는데, 어째서 쟤네들은 저렇게 쉽게 버리는거지? 그럼 내가 억울하잖아 ',' 나는 이성교제를 가지지 못해서 관계를 경험하도 못했는데 쟤는 남자도 사귀고 관계도 하네 억울해.' 라는 심리가 발동하는것이죠. 그래서 이들은 같은 여자를 상대로 '혼전순결의 강요와 자신과다른 이에 대한 증오'라는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여 자신의 억울함을 보상하려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남성에 대한 증오의 일환으로 '관계를 원하면서도 순결을 추구하는 남성을 상정한 강도높은 남성혐오'가 근거로써 사용됩니다. '현재 자신의 친구와 관계를 맺는 남성', '그리고 자신이 미래에 만나길 바라는 혼전순결을 원하는 남성'이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머릿속에서 하나로 합쳐진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죠.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증오와 남성혐오를 이 모순적인 가상의 남성상에 투영합니다.
반대로, 이미 혼전관계를 경험했으며 친한 손위의 여성의 경우,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들어 남성과의 관계를 손해만 보는 장사로 치부합니다. 이성친구와 헤어진 이유를 관계에 순순히 응했기 때문에 쉽게 질려서 라고 생각하거나(실제 이유는 전혀 그것이 아닌데도) '혼전순결을 버리고 관계까지 해줬는데 날 차다니 억울해!'라고 생각해서 딴에는 나름 진심으로 순결을 지키는것이 억울함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 언니가 억울한 감정이 든 것이 관계를 맺었기 때문일까요. 서로 불미스러운일로 말미암아 헤어지게 되면 상대의 모든 행동이 밉고 자신이 해준 모든것이 아깝게 생각되는 것은 당연하며 그것은 관계를 하지않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름대로는 진심으로 한 조언이지만 전혀 엉뚱하게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꼴이 된거죠.
군필자가 미필자에게 '남자라면 군대는 갔다와야지' 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구조적 폭력과 문화적 프레임은 그것의 피해자에 의해 재생산되기도 합니다. 이는 여성의 혼전순결에도 해당되구요. 혹시라도 현재 혼전순결에 대한 갈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계시는 분이나 이것이 남성과 가부장적인 문화탓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혼전순결에 대한 압력을 누구한테서 받았는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혼전순결을 지켜야 한다 라는 생각이 처음 든 순간, 혼전순결을 지키는 것이 정상이며 그것이 미래 남편을 위하는 길인 동시에 너를 지키는길이다 라는 얘기를 들은 순간이 과연 남성과 대화할때 였나요, 아니면 같은 여성과, 부모님과, 친구와, 아는 언니와 대화할때 혹은 여초사이트에서 였나요. 혼전순결은 당신의 미래의 남편이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신과 사귀게 될 많은 남자들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별로 원하지 않는다면, 주변에서 강요하는 도덕률 혹은 왠지모를 찝찝함과 죄책감, 혹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주변의 가치관이지 당신의 가치관이 아니니까요.
혼전순결때문에 갈등을 빚는 커플, 고민하는 여성 본인들과 그 남자친구들의 사례를 보며 안타까운점이 많아서 두서없는 글을 한번 써 봤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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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면 좀 무서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