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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설날을 앞두고 아버지가 5천만원의 택시를 팔아버렸습니다.

힘내요 |2015.02.15 04:47
조회 4,579 |추천 6

정말 도저히 잠이 안 옵니다.
인터넷에서 가족사 복잡한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저는 그런 경우에 비교하면 그래도 참을만하다고 스스로 위로했었는데 오늘은 그렇지가 않네요.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어머니에게 전화가 와서 이번 명절에 의논할 것이 있으니 바빠도 와달라고 그러더군요.
무엇인지 전화로 먼저 알려달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개인택시를 10년 넘게 하고 있었는데 그걸 팔았답니다.
아무런 상의도 없이....
남은 돈은 없고,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도박빚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아버지란 사람은 저한테 50~200만원씩 가끔 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택시는 사고날 때가 많으니까 큰 돈 들어갈 일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도 도박빚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내색은 안 했었습니다.
아들에게까지 손 벌리는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는 단위가 다릅니다.
5천만원이라니.
우와아아..........

 

(어머니)
흐흐흑... 니 아빠 저러고 있는데 나는 진짜 열심히 살았다.
죽고 싶다..... 진짜.... 흑흑...
너는 날 이렇게도 싫어하고... 전화도 못 하게 하고...
전화는 하고 살자.
우리가 가족인데 뭉쳐서 살아야 하지 않겠나?

 

저는 외동이고 가족은 3명 뿐인 핵가족입니다.
대학을 진학하면서 저는 따로 살았고, 어머니는 의류판매업으로 전국행사장을 돌아다녔습니다.
각자 돈 벌려고 3명이 뿔뿔이 흩어져서 살게 된지도 10년 가량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로움을 아버지가 술, 도박으로 달랬었나 봅니다.
지금 노년층에게는 우리처럼 여러가지의 놀이문화가 없어서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것 보다 절제할 수 있는 선을 지키면서 하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관심과 보살핌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저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저에게도 치명적입니다.

 

 

 

 

http://pann.nate.com/b324347888

위의 내용으로 톡에 선정됐었던 사람입니다.
약간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제 기준으로는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어서요.

 

내용 요약하자면...
자신이 못 이룬 것을 자식을 통해서 이루려는 부모들에게 질려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고
그보다 더 큰 것은 공부만 하다가 사라져 버린 15~32세의 시기라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과 같은 집에서 지내는 것 자체가 생지옥이었고
독립한 이후에도 전화연락 자체가 너무 괴로웠습니다.

 

저 글을 적을 때 돈 문제도 언급하려다가 논점이 흐려질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제외했었습니다.
사무직으로 월급 120만원 받을 때, 2년간 악착같이 모아둔 1300만원을 한 번에 다 쓴 적이 있습니다.
부동산을 제2금융권 대출을 껴서 매매했던 것 때문에 그거 빨리 갚아야 된다고 제가 밀어넣었던 겁니다.
제가 이 때도 부동산이 무조건 오르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화를 냈는데
자기들이 무조건 잘 산 거라고 자랑을 해댔어요.

 

저는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잘난 것은 없지만 요즘처럼 저성장 시대에 치열하게 살아온 결과가 30대 중반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가정을 파탄낼만한 단점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시댁 식구를 맞이하고 싶은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요?
후..... 남의 집 귀한 따님을 생지옥으로 끌어들일 수는 없지요.
아무리 부모라지만 너무 아둔하고 이렇게까지 저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을 못했습니다.
이거 솔직히 작은 핸디캡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올라서려고 하는 노력이 물거품으로 되는 것이 너무 아프고....
아버지란 사람 1955년생 나이 60세인데 생계도 막막해 보입니다.
더불어 제 인생의 어둠도 얼마나 더 어두울지 감이 안 옵니다.
나도 이제 1982년생 34세인데.....

 

일단 명절에 만나긴 만날건데
-취업활동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위로가 먼저인지
-도박중독 치료센터를 소개해주는 것이 먼저인지
-시대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알려주고 적응시키는 것이 먼저인지

 

저는 사건이 일어나도 잘잘못 따지는 것보다
현재 상황에서 가능/불가능한 대책을 나누고 가능한 것부터 수습하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너무 어려운 난관을 만났습니다.
답이 있긴 한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절망적입니다.
되도록 많은 의견을 들어보면서 용기를 얻고 싶습니다.

추천수6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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