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내일모레 서른되는 기혼 직장여성입니다.
2011년 입사해 올해 주임 승진 진급심사가 있었습니다.
직원 200명 가량의 평범한 중소기업이라
진급심사? 시험? 이런 거 없이 그냥 년수 차면 진급되는 형태였는데
2년전 새로운 월급사장이 오고 나서는 인사권을 너무 휘둘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입니다
올해 진급심사는 PPT 발표였습니다. 직무소개, 업무개선사항, 개선계획 발표였죠.
제 자랑은 아니지만 작년 연수 때도 발표 1등도 했었고 못하는 분야는 아니라
긴장은 많이 했지만 나름 잘해냈습니다.
회사 내에 여직원들이 발표를 더 잘하더라는 얘기도 많이 나왔구요.
그런데 이틀 전 어이없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직원은 7급이니 5급인 주임으로 바로 승진절차를 밟는 건 형평성에 맞지않다는 사장의 발언을요.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저희회사는 모두 대졸자를 뽑습니다.
하지만 군필/미필에 따라서 호봉에 차등을 둡니다.
사실 말이 군필, 미필이지 남자 미필과 여자가 같은 것도 아니고 그냥 여자 남자 차등입니다.
이 호봉 차가 경력으로 치면 6~7년 정도 나고 기본급으로만 월 20만원 넘게 차이나지만
군대 안 다녀온 건 사실이니 나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보다 주임진급이 1년 늦습니다. 미필이라서요.
이것도 이해했습니다.
2011년 상반기 입사한 저는 사원이고 하반기 입사한 남직원들은 작년에 주임달았습니다.
예외없이 전부 다요.
그런데 작년 하반기에 갑자기 여직원들을 7급으로 급호 조정을 하더군요.
원래 입사 시 사원은 모두 6급인데 여자가 1호봉이면 남자가 7호봉 이런 식이었습니다.
생리휴가 없애면서 직무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여직원에게 2만원씩 더 주는 게 있었는데
이걸 기본급화 하겠다면서 호봉테이블이 틀어지니 임의로 여직원은 없는 급호인 7급을 만들어서
조정을 한다고 공지를 했습니다.
급이 바뀌는 게 찜찜해서 나중에 진급이나 이런 거에 불이익은 전혀 없는 거냐 물었지만
전혀 문제없는 거니까 걱정 말라 그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주임진급대상에 남직원이 3명, 여직원이 3명이었는데 사단이 났습니다.
발표 더 못한 남자들은 모두 6급사원에서 5급 주임 진급이 되었고,
PPT심사가 평가점수 70%를 차지한다더니 발표 1,2등 한 여직원들 포함 여직원 3명은 모두
7급 사원에서 6급 사원으로 진급됐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진급대상자 공지할 때는 주임진급대상이라고 공지했는데 사원 진급은 뭐죠?
4년 개고생하고 박봉받으면서 일했는데 기껏 발표심사까지 하면서 진급 한 게
남자사원 초봉 받게 된 겁니다.
4년 근무해서 숙달된 저와 지난달 입사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같은 팀 남자막내사원과 다음달부터서야 겨우 차등없는 급여를 받게 되는 겁니다...ㅎㅎㅎㅎ
제가 겨우 이렇게 되려고 그렇게 PPT 준비를 하고 시간까지 재가면서 연습하고 했는지
마치 혼자 생쑈한 바보가 된 기분입니다.
사원에서 사원이 왜 진급인가요?
그리고 취업규칙 진급과정에도 이런 내용은 나와있지 않고 자기들이 임의로 이렇게 한 겁니다.
조만간 취업규칙 바꾸고 시청에 등록하러 가겠죠?ㅋㅋ
남자들은 모두 진급되었고 항의해도 어쨌든 진급한 거 아니냐며 뻔뻔한 팀장인 차장도 부장 진급을 했습니다.
저는 어제 바로 사직서를 올렸고, 직속상사인 과장님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마음에 바로 결재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주임 단 여직원 2명도 5급 주임에서 6급 사원으로 급호가 강등되엇습니다.
심지어 둘 다 올해 대리 진급 케이스였는데 진급은 개뿔, 사원이 됐어요 ㅎㅎㅎ
직책수당 유지해주고 기본급은 현재 주임 기본급 유지한 호봉만 높은 사원이 된 거죠
내부기안 확보만 하면 이런 정황, 남녀고용차별? 같은 걸로 노동부 신고하면 회사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지요?
전 어차피 한달 이후 바로 퇴사한다고 사직서 올린 상황이라 상관없지만
앞으로 들어올 여직원들 생각해서도 어이없어서 신고하고 싶습니다.
남자 여자 모두 대졸입사고, 여자라고 커피타고 재떨이 비우고 사장 간식 챙기고
일 못한다 뺀다 얘기 할까봐 현장 자재 야적하는데 갑빠치는 거? 야적하고 천막치는 막노동까지 남자들하고 똑같이 했어요.. 아니 더 했어요. 여자들은 이렇다 저렇다 말 듣기 싫어서요.
기본급이 최저임금보다 낮아도, 주임 1년 늦게 되어도
그래도 주임 달면 남자들하고 똑같이 되겠지하는 희망으로 4년 일했습니다.
내년에 2세 계획도 있고 한데 3개월 출산휴가 동안 누구한테 부탁하고 가나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할 필요도 없게 됐네요.
여긴 출산휴가 쓴 것도 같은팀 언니가 회사 창립 40년 넘는 이래 처음 썼고
제가 두번째가 될 줄 알았습니다 ㅎㅎ
육아휴직은 꿈도 못 꿉니다.
회사 인사실무, 사장비서? 허드렛일은 저 혼자 다 맡고 있었거든요.
지금도 서류제출 협조 안해주고 해서 연말정산도 아직 작업 중입니다.
연말정산하고 월말 마감만 하고 일 안한다 했습니다..
사장이 회사 처음 와서 직원들 면담할 때
이제는 여성근로자도 활용을 잘해야한다고 일 잘하면 여성임원도 될 수 있다고 헛소리 한 걸 믿고
더 열심히 한 제가 바보입니다..
그 여성근로자 활용이라는 게 남자들이랑 일은 똑같이 시키고 돈은 조금 주고 싶어서 한 소린 지도 모르고...
저는 정년까지 직장생활하고 싶은 사람이고, 맞벌이는 필수인 상황입니다.
저희 남편도 결혼 전부터 저희 회사 사람들과 친했고 사정 빤히 잘 알고 있어서
당장 그만두라고 나오라고 합니다. 저 없이 회사 잘 돌아가겠지만 어쨌든 쩔쩔 매보라고요..
이 나이에 기혼인데다가 어디서 저를 받아주나 채용공고 보고 있긴 한데 막막하네요....
회사에 엿먹일 수 있는 방법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