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푸념좀 할려는 주부에요 .
서른두살이고 네살짜리랑 십오개월짜리 키우는 중.
어제 제 생일이니 모처럼 친구 만나라고 남편 칼퇴하고 애들 봐줬어요.
친구랑 자주 연락은 주고 받았지만,
제가 정신이 없어서 막내 백일때쯤 아기옷 사들고 온 후 처음 보니까 일년만에 보는거죠.
친구가 제 대학동기인데 생일 선물로 스파를 끊아줬어요.
피로랑 스트레스 풀자고 같이 가기로 했어요.
친구가 고맙게도 같이 할 얼굴 수분관리 끊어줬고,
전 따로 전신마사지까지 끊어줬어요.
살림하느라 큐티클이 많아진 제 손보고 안쓰러웠는지 끝나고 저 네일도 해줬어요.
간만에 자신에게 투자해서 힐링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친구랑 제가 너무 비교되어서 조금 속상하네요.
친구랑 스파가서 같이 얼굴관리 받으니 맨얼굴이 보이잖아요.
전 이제 잔주름도 나고 기미도 났는데,
친구는 얼굴이 십대에요 십대.
관리해주시는 분도 나이 뻥 아니냐고 이럴 수 없다고 감탄을 연발할 정도였죠.
가운 갈아입으면서 슬쩍 봤는데 군살이라고는 없는 몸인데 여전히 가슴이며 엉덩이는 엄청 크고,
특히 가슴은 하늘로 쏫아있고.
부유방 같은거 있잖아요.. 친구은 없어요.
이래서 처녀몸이라고 하나..
네일 받을때도 손이 너무 예뻐서 그냥 관리만 받고 영양제만 바르는데 완전 예쁘고..
전 머리가 너무 빠져서 짧게 잘랐는데 친구는 머리숱이 미친듯이 많고 크리니크 받나 머리가 윤기가 좌르르 돌고.
친구가 좋은 의도로 저 꾸며준거 아는데,
우울해지더라고요..
꾸미는거 다 끝나고 제가 친구 밥 사주는데 제가 푸념을 하니까 친구가,
어릴때 아기 가져서 지금 아기들이 다 건강하고 예쁜거 아니냐.
체력 좋을때 키울 수 있는 것도 복이지,
자기는 노산에 힘들어서 어찌 키울지 엄두가 안나다는 거에요.
친구가 많이 예쁜 편이긴해요.
학교 다닐때 퀸카로 남자들이 구름처럼 붙어다니고 타 학교에서도 보러올 정도였죠.
지금 서른 두살인데 나이보다 열살은 어려보여요.
집도 대대로 교수집안으로 빵빵하고,
전문직이고,
성격도 둥글둥글 순하고 착한데,
시집을 안 가더라고요.
남자친구는 항상 있는데 그래요.
결혼 할라면 얼마든지 할수 있었을텐데,
저렇게 화려하게 살려고 시집 안가는 걸까 싶더라고요.
그날도 우리 둘이 반주하는데 번호 주라고 하는 남자가 있더라고요.
친구는 아주 익숙한듯 당황해하지도 않고 무시하고요.
서른 두살에 저 외모면 나중 사십대되어도 예쁠거고,
관리 잘하면 항상 괜찮은 남자 사귈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부럽더라고요.
전 어린애 둘에 남편에 전쟁통인데..
친구는 구출한 길냥이 하나랑 유기견 입양해서 키우느라 자기도 나름 전쟁통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할거 다 하잖아요.
피부 관리도, 네일도 이삼주에 한번 받더라고요.
운동도 매일하고.
휴..그냥 저랑 너무 비교되어서..
그날밤 애들조차 안 예뻐보이더라고요.
저도 소시적에 예쁘장하다는 말좀 들었는데 ㅠㅠ
얼릉 애들 키우고 나도 자기관리좀 해야지,
안되겠어요.
오늘따라 남편 아침 밥해주기 싫어서 졸리다고 알아서 먹으라고 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