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이력서와 함께 이리저리 회사를 알아보고 다녔을 때
면접을 보면서도 이런 회사에서 일을 해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들었던 회사가 있었습니다.
며칠 후 합격통보를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기도 잠시! (당시에는 별이라도 따올 기세였음)
분명 군대도 다녀왔는데, 처음들어보는 용어와 체계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업무 시스템에 적응한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더불어 처음 해보는 회식자리에서는 '상사가 주면 무조건 먹자!'
이쁨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마시다가 그 자리에서 잠들어버렸던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었습니다 ㅋㅋㅋ
(다행히 막내의 잘 보이겠다는 어설픈 노력을 가상히 봐주셨는지, 집 앞에 잘 내려주셨던 선배 누나님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 전체의 분위기가 좋았다기보다는, 회사내에서도 저희 팀만 유별난게 끈끈했던 것 같습니다.
업무를 하다보면 짜증나는 일도 많고, 아침마다 회사가기 싫어 죽겠다라고 생각하지만(이미 마음은 반차를 썻는데, 몸은 출근중)
가끔가다가 퇴근 후 동기들이랑 맥주 한 잔 하면서 신세한탄을 하다보면 시간가는지도 모르고,
급한 프로젝트 건이 생겨서 팀 전체가 야근하면서 아둥바둥 거리며 매진하다가도 퇴근하는 길에는 열심히 일했다!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혼자 뿌듯해 했던 기억 ㅎㅎ
한 번은 업무중 상대방 거래처와의 대화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여 제 실수로 회사가 난리가 났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당장 직원 데리고 들어오라는 거래처의 전화를 받았고, 벌벌 떨면서 팀장님에게 보고를 했었습니다. (워낙 큰 거래처였기에 거래가 끊기면 회사에 타격이 있는..)
업무 특성상 거래처가 철저한 '갑'이었고 우리는 '을'이었기 때문에 더욱 초조한 마음으로 팀장님, 선배와 함께 거래처로 찾아갔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니 '너는 차안에 대기하고 있어'라는 말을 남기신체 선배와 함께 거래처로 들어가시던 팀장님...
그리고 30분쯤 흘렀을까 '별거 아니네! 괜히 오라가라하고 있어!'라며 돌아오신 팀장님은 괜찮아 똑같은 실수만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라는 말과 함께
더 이상 신경쓰지 말라며 밥이나 사라고 큰 소리치시는 걸 들으며, 왜 기껏 같이 왔는데 차안에 있으라는거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추후에 같이 동행한 선배한테 들은 내용은...
흥분한 거래처 사람한테 '애를 잡아잡수쇼'하고 데려갈수도 없고, 뻔히 실수로 상황이 난처하게 된 걸 전체가 아는데 '애를 회사에 혼자 두고오면 되겠냐' 라는 팀장님의 말과
거래처에 들어가서 백번 사죄하시던 팀장님의 모습을 보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후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고자 있지도 않은 성실함을 빌려와 열심히 배워나갔고 결국에는 큰 프로젝트건들도 성사시키며 업무에 적응해 나갔습니다.
한창 '나는 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 누구다' 라는 생각보다 '나는 이 팀의 구성원 누구이다' 라는 마음이 더 강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가던 중 저에게 현재 회사보다 상위 업체에게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급여도 2배 정도 차이가나고 복지도 자체도 비교가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분들과 일했기 때문에 결정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대고 있었는데, 어디서 들으신건지 팀장님께서 '좋은 기회가 왔으면 잡는 게 당연한거고 이 바닥 좁은데 분명 언젠가는
다시 만날꺼다, 내가 회사에는 잘 둘러될테니까 가서 열심히 해봐라'라며 이직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그 후로도 몇날며칠을 계속 고민하였지만 결국은 죄송스러운 결정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정말 어디가도 이런 팀장님과 선배분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정말 좋은 추억을 간직한채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내일 쯤 우리팀 책상 위에는 회식 때 같이 찍었던 사진이 액자안에 담겨져 있을 겁니다! 마지막 가는 길이지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서요! 10x10에서 구매해보았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팀장님 선배님 앞으로도 어디서든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