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나 낳아놓고 집나가버린 엄마가 이제와서 돈 빌려달랍니다. 에휴.
노답
|2015.06.27 12:26
조회 165,171 |추천 1,023
그냥 묻힐 줄 알았는데 이렇게 댓글을 많이 달아주시고 위로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보니 눈물이 핑도네요...또 저와 비슷한 상황인 분들도 좀 계시고...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작이라고 하시는 분들 엄마 그 사람이 첨에 저를 찾아왔을 때 제가 먼저 엄마다 알아본게 아니라 그 사람이 먼저 본인이 엄마라고 저한테 말했던 거구요.
저에겐 정말 힘들었던 과거였고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지난 일들인데 아무 근거도 없이 주작이라 하시니 속상하긴 하네요... 생각이야 본인들 하시기 나름이겠지만...
기부에 대해선 아직 사회초년이고 나이도 어려 뭣 모르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매달 몇만원씩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결정하도록 할게요.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다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이만 그만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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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실수로 임신하고 끝까지 책임 못질 거면서 낳아놓고
도망 가면 다인가요?
전 현재 스무살이고, 엄마가 없이 자랐습니다.
엄마라는 사람은 제 나이때 저를 낳아놓고 집을 나갔습니다.
덕분에 덩그라니 혼자 남겨져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맡겨져서
찢어지게 가난한 집구석에서 온갖 상처과 수난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자랐습니다.
들을 말 들어선 안되는 말로 친척들은 저에게 상처를 주었고
어려서부턴 전 짐이 되는 존재, 절대 태어나지 말았어야하는 존재, 없어져야 주위 사람들이 편한 존재 라고 스스로 생각해왔어요.
학생 때 자기전엔 항상 자고 일어났을 때 눈 뜨게 하지 말아달라고 기도하고 자고
길가다가도 교통사고라도 나서 그 자리에서 즉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시도때도 없이 하고 그랬습니다.
항상 기가 죽어있고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낮고...그래서 학교에 가도 또래 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기고 일쑤고, 반에 왕따가 있었다면 그게 항상 저였죠.
제일 부모의 관심을 받아야 할 청소년기에 아무도 저한테 관심을 안가져주고
신경 써주지도 않아 정말 난 내 편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제일 불행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이 없어 가난해 고등학교때는 1시간이 넘는 학교를 매일 걸어다녔죠.
옷을 사본적이 없어요. 교복 아니면 학교체육복 추리닝 몇개...
그래도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평일 주말 나눠서 알바를 열심히 했어요.
주말엔 12시간 풀로 일하고 평일엔 학교때문에 다여섯시간 정도 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통장에 잔고가 천칠백만원이 되었습니다.
알바비 받아서 절대 안쓰고, 정말 정말 필요할때만 최대한 조금씩 빼서 쓰곤 했습니다.
돈 벌면 정말 한없이 펑펑 쓰고 다녀야지, 사고싶은 거 다 사고, 입고 싶은 거 다 사입고,
먹고 싶은 거 다 사먹고 다녀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벌어놓은 거 쓰려니 아까워서 못쓰겠더라구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했습니다. 학교 다닐때 몇개 따놓은 자격증으로
회계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좀 뭔가 스스로 돈을 버는 직장인이 되니 사실 마음이 조금은 편한 것 같았는데
얼마전에 어떤 여자가 사무실 앞으로 찾아왔습니다.
알고보니 제 엄마더군요.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얼마나 당황스럽고 놀랬는지 말도 못하고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어요. 20살 차이밖에 안나서 젊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5~60대는 되어보이더군요.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었는데 그게 아니였나봐요.
점심시간이 곧 끝나서 퇴근하고 보자고 하고, 사무실로 들어왔는데
도통 일이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어요.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초조하고
집에 전화해서 말해야되나 고민도 되고 가슴도 벌렁거리고...
퇴근하고 다시 엄마라는 사람 얼굴을 보니 마음이 진짜 이상하더라구요.
나한테도 엄마라는 사람이 있구나...
드라마에서 보던거처럼 원망스럽게 쳐다보면서 울며불며 소리지르고 그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정반대더군요...저한테 엄마없이 잘 커줬다면서 벌써 직장도 다니냐며 기특하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집에는 얘기안하고 몇일간을 연락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밥을 같이 먹자며 만났는데 그제서야 본인이 재혼했다고
저한테 얘기를 했어요. 초등학생 애가 둘이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말하니 엄마같지가 않고 그냥 남같았어요.
그러고선 제 눈을 별로 마주치지 않더니 살며시 얘기를 꺼내는데
재혼한 남편이 다른여자랑 바람이 난 거 같더군요. 자세한 얘기는 안해주는데
재혼한 남편이 집에 생활비를 안가져다 준다고 저에게 오백만원만 빌려달라고 하는겁니다.
하...진짜 그 말듣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습니다.
그래도 엄마라고 먼저 찾아줘서 사실 좋았는데
결국 제가 직장다니는 거 알고 돈 빌리려고 찾아온거더군요.
제가 학생때 어떻게 살았는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는 하나도 묻지않고
그저 지금 초등학생 자식 둘 데리고 살 걱정을 먼저 하면서 돈을 빌려달라니...
그냥 다신 보지말자고 말하고 나와버렸습니다.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 참.. 원망은 했어도 그때 날 두고 집 나간 이유가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겠지 하면서 이제라도 와서
엄마 노릇하는 줄 알고 내심 좋았는데 이렇게 절 두번 죽이네요. 결국
지금까지도 연락 한 통 없습니다. 제가 돈 안빌려줄 거 같으니 다신 연락도 안할거같네요.
고등학생때 알바해서 벌어놓은 천칠백이랑 지금 직장다니면서 벌어놓은 삼백만원 합쳐서
이천만원 저같은 애들한테 기부나 하려구요. 저 같은 상황의 아이들이 분명 많을테니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엄마라는 사람한테 줄 바에는 기부를 하는 게
훨씬 아깝지도 않고 마음도 편할 거 같아서 엄마라는 사람 보란듯이 기부하렵니다.
이제 사고싶은 거 다 사고 옷도 사고 먹고싶은 것도 사먹으면서 당당하고 살려구요.
그게 나한테 상처줬던 사람들에게 주는 최고의 복수인 것 같네요.
뭔가 이렇게 익명으로 말하고 나니
훌훌 털어버리는 거 같고 한결 나은 것 같네요.
길고 재미도 없는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베플ㅇㅇㅇ|2015.06.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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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왜 기부해 바보야 더 불려서 혼자 살아 마음놓고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게 얼마나 안심되는지 아냐 저런 가족이 있는거보다 차라리 고아인게 낫겠다 제발 혼자 행복하게 살아라
- 베플마음소리|2015.06.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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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 말씀처럼 자신을 위해 쓰시고 기부는 천천히 조금씩 하셔도 괜찮아요. 나자신이 있어야 세상도 있으니까요. 행복하게 잘 살아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