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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부고 소식에 "지금 가면 차 막히는데 가서 뭐하냐"는 아빠

마로미로 |2015.06.30 03:46
조회 7,597 |추천 1
(스크롤 압박) <이런 거 써야 되는 줄 몰랐는데, 댓글에 어떤 분이 시간 없으신 분들을 위해 써달라고 하셔서 적습니다!

안녕하세요. 익명을 빌어 제 고민을 누군가에게라도 속 시원히 털어놓고 싶은 20대 여대생입니다.
방에서 불 꺼놓고 몰래 폰으로 올리는 거라 (데스크탑이 거실에 있어서요..) 문단 나눔이 보기 싫어질 수도 있는데 양해부탁드립니다.

간혹 네이트판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어서 올려도 될까 고민이었지만, 여기만큼 또 저희 집 같은 상황에 대한 걸 많이 접해본 사람들이 없을 것 같아 용기내어 봅니다.
(익명이라 가능한 것이겠죠? ㅠㅠ)

제 이야기는 좀 많이... 깁니다...
그래서 끝까지 읽어주실지 모르겠는데, 정말 하소연이라서.. 제발 읽어주시고 제가 헤쳐나갈 방법을 조언해주세요.
저는 아직 어린 건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제 사연의 주제는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빠, 뭐가 잘못인지 모르는 아빠' 입니다.
친가와의 관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대학교 내에서 하는 심리상담도 받아봤습니다.
거기서는 그냥 빨리 독립하는 게 답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독립이야 여건이 갖춰지면 당장이라고 하고 싶어요.
(제발 제 동생이 가족관계 설명을 보고 제가 올린 건줄 몰랐으면 좋겠네요..)

먼저 저희 집 구성원과 저희 집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주로 고모들) 사람들의 가족관계를 설명하겠습니다.

1. 아빠, 엄마, 저, 동생, 얼마 전까지 같이 살았던 막내고모.. (막내고모가 주로 갈등의 불씨를 지피고 기름을 붓는 분)
아빠는 결혼 후 얼마 안 가 회사를 때려 치우고 이직한 회사도 분한 일 있으면 때려치우고 놀았어요.
최근 2-3년? 조금 돈 벌다가 갑자기 담배 때문에 초기 폐암이 발견돼서 지금 1년째 또 쉬고 있어요.

엄마는 그래서 결혼한 20년 동안 아빠가 꾸준히 벌어오는 월급이라는 건 받아본 기억 없이 계속 혼자 일했고.. 제가 태어나기 이틀 전까지 회사에서 일했대요. 지금도 엄마 혼자 버는데.. 이제는 엄마가 더 이상 일하기가 싫대요. 사람이 힘들게 한대요. 그래서 더 여기에 간곡히 사연을 읽어달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튼 아빠가 백수고 엄마가 일해서 노처녀인 막내고모가 저희 둘을 돌봐준다는 핑계로 같이 살게 됐죠.
고모가 키워줬기 때문에 고모에게 가장 부정적인 영향도 많이 받았고, 그와 동시에 정도 많이 들어서.. 고모가 좀 이상한 사람이긴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게 지금 제 상태에요.
고모는 공부, 성적, 집안의 부와 명예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특히 첫째인 저에게 부담을 제일 많이 주던 사람이에요.
엄마 덕분에 (이 이야기는 차차..) 따로 살게 되어서 지금 너무 홀가분하고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좋은데, 같이 살 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저랑 고모랑 싸우거나 동생이랑 고모가 싸웠어요.
당연히 고모랑 싸우면 집에서 티비보거나 컴퓨터 게임 하던 아빠가 자기 누나라고 이유도 안 묻고 다짜고짜 소리 지르면서 자기 누나편을 들기 일쑤였죠.

아빠는 자기 기분 좋을 땐 한없이 천사이다가 배알 꼴리면 다 집어던지는 다혈질이에요.
근데 천성이 엄청 폭력적이거나 악한게 아니고 약간 멍청한...? 혼자 할 줄 아는 거 없이 오냐오냐 키워져서 다행히 진짜 누굴 두드려 패거나 그러진 않아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그냥 말 하는 것만 센? 아빠가 허세와 허풍이 어마어마 하거든요. 동창회나 산악회 등록해서 리더인척 하는 사람 있죠?
아빠는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걸 좋아해요. 남에게 도움을 주고 고맙다 소리 듣는 걸 인생 목표로 삼은 것처럼 보여요. 한심해요. 집안 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관심이 없어요.


2.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두번째부인)는 이북사람이고, 친할아버지는 아빠가 27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빠의 여성 편력?이 친할아버지에게서 오지 않았나 싶어요. 친구 만나기 좋아하고 가정사 나몰라라..
특히 퍼주기 좋아해서 (친가가 자기는 뭣도 없으면서 퍼다 주기 좋아해요.) 친구한테 돈 빌려 줬다 뜯긴게 한 두번이 아니래요. 근데 아빠도 그래요. 아빠가 꼭 닯았어요.
나중에 친할머니도 뭔 이유에선지 할아버지와 같이 묻히기(묘소) 싫어하셔서 결국 지금 묘소가 엄청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요.


3. 친할머니는 아들에 대한 집착이 어마무시해서 (고모들도 줄줄이 아빠에 대한 집착이 심합니다. 특히 막내고모는 거의 남편 대하듯이, 자기 아들 대하듯이 해서 제가 커서 아빠가 고모 남편같다고 대들었다가 죽을뻔 했습니다.) 엄마랑 결혼했을 때 모시고 살았는데, 신혼방을 자꾸 아침마다 벌컥벌컥 열고 들어와서 아빠 등을 쓰다듬으며 아빠를 깨웠다네요. 엄마가 옆에 빤히 누워있는데도요.
엄마가 너무 황당하고 이런 이상한 일이 있나 싶어 그 다음부터 문을 잠그고 잤는데, 할머니가 그걸 알고는 저것들이 문 뒤에서 내 욕을 한다면서 그렇게 엄마를 질투했대요.
아빠가 처음에는 분가하자고 했는데 엄마가 홀어머니인데 어떻게 그러냐고 같이 살자고 했다네요. 엄마는 이 결정을 20년 넘게 두고두고 후회합니다.

특히나 막내고모가 친할머니를 제일 많이 닮았습니다. 친할머니 돌아가시고 친할머니가 하던 잔소리며 이상한 행동을 막내고모가 똑같이 하더래요. 아니, 할머니보다 더 하더래요.

친할머니랑 아빠는 첫째인 제가 딸이고, 둘째인 제 동생도 딸이다보니 첫째일 때만 와보고 제 동생 낳았을 때 와보지도 않아서 외할아버지가 무척 화를 내셨다고 해요.


3. 첫째고모네 - 딸 둘에 아들 하나
둘째딸 (저에겐 사촌언니지만 거의 젊은 고모뻘이에요.)만 결혼했고, 50살이 된 첫째 딸과 40대 막내아들은 알바만 합니다.
둘째 언니가 좀 야무져서 남자 잘 만나 결혼했지.. 나머지 둘은 자기 수준도 모르고 눈만 높아서 노처녀, 노총각으로 늙었어요. (이건 첫째고모가 자기 자식이 최고 잘났다 하고 키워서 이렇대요. 다른 고모들도 첫째고모 유별나다고 욕하는 걸 들었어요.)

특히 아들 사랑 유별난 우리 친가..
막내 오빠한테 저희 아빠가 공장관리직 소개시켜 줬는데 (공부도 그리 잘하지 못했는데 고시 본다고 공부하다 늙은 케이스) 자기가 그거 할 군번이냐며 분노를 참지 못하고 집에 와서 문을 부쉈다네요.
전체적으로 우리 친가 집안 아들들이 자존심은 엄청 높으면서 객관적이지 못해서 분노조절이 안 되는 거 같아요.


4. 둘째 고모 - 딸 하나, 아들 둘
첫째 언니는 고모가 바람난 고모부와 이혼을 해서 공부를 끝까지 못 시켰어요. (치매걸린 시부모 부양까지 했는데 버림받음.. 이렇게 남한테는 엄청 잘해요. 자기 친정식구들끼리 싸워서 그렇지..)
결국 언니도 신세 한탄만 하고 용기를 못 내고 지내며.. 50초반이 되었어요.
이 언니는 저랑 비슷하게 막내고모가 이 언니를 예뻐해서 (약간 소심하고 물러터진게 저랑 비슷해요. 그래서 막내고모 영향도 제일 많이 받았나봐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막내고모 영향을 받았는데.. 결론적으로 요즘에는 이 언니가 되도록이면 고모를 멀리하라고 해요. 부정적인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사람 피말린다구요.

둘째 오빠는 피해망상이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제일 진취적이고 어떻게 같은 엄마한테서 나온 사람인데 이렇게 다를까 싶을 정도로 성격이 좋아요.
부정적인 말을 들어도 능청스럽게 벗어나곤 해요. 맨날 모이기만 하면 싸우는 친가 친척들 중에 제일 멀쩡한 사람이에요.
그래서인지 S그룹을 다니고 있고 친척들 중에 제일 성공한 사람이에요. 조카들이 두 명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오빠가 아빠인 조카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우리 아빠도 이 오빠 처럼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요.

막내오빠는 선생님이에요. 아이들을 정말 사랑해요. 그런데 둘째오빠처럼 완전한 오픈 마인드는 아니에요.
약간 보수적인 부분이 있고.. 아무튼 그래도 여자 없이 궁상맞은 노총각이 아니라, 자기 일을 사랑하고 학생들하고 있다가 늙어죽어도 이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죠.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오빠에요. 그 고집세고 성격이 모난 막내고모가 유일하게 고분고분 해지는 게 이 오빠가 "이모..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타이를 따에요.


5. 막내고모 다음으로 태어난 큰 아빠 - 한량
우리 친가의 골칫덩어리 큰아빠에요. 제가 이렇게 표현한 걸 알면 아빠가 무지하게 욕을 할텐데.. 건방지다고.. 근데 사실이에요.
고모들이 늘 그랬거든요. 아빠랑 비교를 엄청 당하면서 자란 분이에요.
아빠가 좀 더 빠릿빠릿하고 사회생활을 잘 하는 차입이라면, 큰 아빠는 순둥순둥하고 남한테 당해도 목소리만 크지 실속은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여자들한테 엄청 당했어요.
그 이유는... 저희가 좀 부자동네 소리 듣던 데에 살았는데, 아빠(큰아빠에겐 동생이죠)를 팔아서 자기도 부자인 것처럼 허풍떨어서 꼬셨나봐요.
근데 실상은 아니니까.. 여자들이 다 떠나갔죠. 몇 번째 여자인지 모르겠는데, 아들 그딴 식으로 키우지 말라고 할머니랑 고모한테 처음으로 대든 분이 있었어요.
엄마가 처음으로 통쾌해했던 날인데.. 아주 애기 때 일인데 생생히 기억이 나요.

큰아빠는 엄마가 제일 얄미워하는 사람인데..
숙모?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여자들을 명절 때 미리 안 데리고 와요.
엄마가 뼈 빠지게 고생해서 제삿상 차리면 (진짜 웃긴게 기독교면서 제사 지내다가 요즘엔 귀찮다고 예배봐요. 뭐지 대체?) 12시 딱 돼서 나타나고..
밥 먹으면서도 이건 짜네 뭐네.. 불만 제일 많고..
가장 문제는요, 저는 큰아빠 하면 외할머니 오신 날 큰고모랑 멱살잡고 싸운 날이 생각나는데.. 아무튼 큰아빠가 집에 오기만 하면 오남매가 편갈라 싸워요.
저는 어릴 때 명절이 그 기억 뿐이에요. 하도 그러니까 사촌 언니 오빠들이 이제 안 와요. 할머니도 돌아가셨겠다.. 그 꼴을 보기 싫은거죠. 왕래도 없어요 이제..
맨날 큰아빤 싸우고 "내가 이 집구석 다시는 오나봐라!" 큰소리 뻥뻥치고 문이 부숴져라 쾅! 닫고 나가는게 레퍼토리였어요. 지금도 생생해요.

근데 최근 5-6년간 연락도 끊고 살다가 마지막 여자랑 헤어지고..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한쪽이 마비가 돼서 입원을 했대요.
첫째고모, 둘째고모는 자기 자식들도 다 컸겠다.. 본인들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큰아빠 병원비를 같이 안 내요.(아주 가끔 생각 날 때 1-20만원 주는 거?)
그럼 평생 직업 없이 우리 집에 같이 살다가 출가한 막내고모가.. 청소일 해서 번 돈이랑..
아빠는 백수고.. (백수였다가 큰아빠 쓰러지고 나니 병원비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나가서 일했죠. 그것도 엄마의 외삼촌이 꽂아준 회사에서 혼이 났는데 삐져가지고 3일 동안 연락 두절되고 잘렸어요.)
결국 엄마가 번 돈이 나가야 되는 상황인데 엄마는 피가 거꾸로 솟을 거 같다고.. 저 인간(큰아빠)은 나랑 전생에 웬수지간이었나보다고 했어요.

아무튼... 지금 집 가까운 요양병원에 있는데..
두 세번? 저도 보러 갔는데.. 아빠가 자꾸 자주 가라고 해서 대판 싸운 적이 있어요.
(그 사연도 나중에..)
지금도 계속 막내고모가 일주일에 한 번 보러가고 (고모랑 아빠도 점점 귀찮은듯함) 아빠가 모아놓은 돈은 다 쓴 것 같고.. 엄마가 내는 가봐요.

6. 가족관계 요약
막내고모가 엄마 대신 키워줌
아빠는 무능력자, 맨날 남 핑계댐, 근데 동창회랑 동호회는 겁나 잘 나감, 아픈 거 핑계로 운동도 안 하고 놀고있음
엄마는 불쌍한데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삶을 살고 있음. 답답함, 안타까움이 공존.
동생은 아빠랑 천적. 아빠를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말빨의 소유자.
글쓴이는 물러터져서 아빠랑 말하면 맨날 울게 됨. 화나고 속상하면 말을 제대로 못해서 동생이 옆에서 늘 도와줌.
친가는 S그룹 다니는 오빠, L그룹 다니는 남편 만난 언니 두 명 빼고 다 노처녀&노총각에 선생님인 오빠 한 명 제외하고 그들 중 성공한 인생은 아무도 없음.
즉, 가족 구성원 내에서 글쓴이가 롤모델을 삼을만한 사람이 없음. 제로에 수렴함.


(((((((글이 길어져서 걱정이에요...ㅜㅜ)))))))
이제 제가 왜 아빠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지, 친가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얻고자 하는 사연이 나갑니다.
정~~~~~~말 쌓인 게 많은데 시간 순서대로 기억나는대로 쓸게요.
사실 저는 소심해서 아빠한테 대들어본게.. 작년 추석 때가 처음이에요.
아빠에게 말하지 못한 불만은 다 일기장에 적어놨는데.. 최근 사건들은 그걸 바탕으로 씁니다.
제가 어릴 때 이야기는 엄마가 하소연할 때 말씀하신 것과.. 사기 당하거나 돈 날린 건 팩트를 기준으로 쓸게요.

1. 제가 태어났을 때 아빠는 백수였어요.
회사에서 못 견디는 일이 생기면 나가는 습관적인 일이었대요. 누나들이 많아서 그런지.. 누나인 회사 직원과 사적인 연락을 하다 들키기도 했대요.
그게 제 동생 임신했을 때라는데 결혼하고 5년도 안 돼서 딴 여자가 눈에 들어오는지 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본 거지만.. 아빠는 엄마가 여자라서가 아니라.. 엄마 같아서.. 결혼 상대자로 정한 걸까 싶기도..


2. 시간 순으로 적을랬는데 감정이 힘들어져서 진짜 생각나는 대로 적을게요.
읽기 힘드셔서 안 읽어주실까봐 걱정이네요 ㅠㅠ
최근에 아빠를 부탁해를 보는데, 이건 아빠가 보고 느끼는 바가 좀 있으라고 일부러 제가 틀어놓는 건데요.. 효과가 없어요.
자기가 저 중에 제일 잘한대요.
더 놀라운건.. 혜정?? 조재현씨 따님이 자기는 외로운 게 싫어서 애기 많이 낳을거라고 하는데.. 아빠가 무의식중에 한 말이에요.
"그건 시댁이 정하는거지 지가 왜 정해?"
........엄마가 "저런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어." 라며 늘 그렇다는듯 한심히 여겼는데..
저는 진짜 충격이었어요.
저게 진짜 내 아버지일까? 정말 이 시대를 동시에 살아가고 있는.. 20대 대학생 딸만 둘을 가진 아빠가 할 수 있는 말일까?
전 너무 믿기지 않아서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무슨 뜻으로 한 거냐 물었는데 자기도 뭔가 잘못 말한걸 알아서 그러는지 뭔지 끝까지 입을 다물더라고요?
아빠는 저랑 제 동생이 시댁이 정해주는 명수만큼 애를 낳아주는 존재가 되길 바라나봐요.
소름끼치도록 놀라웠고 큰 상처가 됐습니다.


3. 제가 고3때 였어요. (동생 때도 마찬가지)
고모랑 아빠는 말과 행동이 달라요.
저와 동생이 공부를 잘 하기를 바라면서 도움이 안 되는 행동만 해요.
어느 집은 애들 공부 방해 될까봐 자습시간엔 티비는 당연히 끄고 세탁기도 애들 없을 때 돌리고 심지어 발자국 소리도 안 낸다는데..
우리 집은 고모랑 아빠가 티비 없으면 못 살아서 9시만 되면 티비를 틀었어요.
고3이 티비 소리를 가지고 아빠와 고모와 싸운다는 게 믿어지십니까? 고3이면 밤을 새서 공부해도 모자란 마당에..

그 당시 아빠가 돈 다 날려서 돈 없을 때라 방도 사라지고 책상 둘 공간이 없어서 거실에 책상을 뒀단 말이죠.
학원이나 과외 시켜줄 돈은 당연히 없으니까 EBS 인강 들으면서 공부했어요. 학교 갔다오면 저녁이고 그때도 공부해야 되는데, 미리미리 공부 해놓으면 될 거 아니냐고 아빠라는 사람이 소리를 질렀네요.

그래놓고 제가 공부를 엄청 잘 하길 바라요. 공부를 어찌저찌 해서 성적을 잘 받으면 아빠 딸이라서 잘 하는 거래요.
저는 이말 때문에 아빠한테 울면서 말한 적이 있어요. 성공해야 이렇게 살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는데.. 아빠는 맨날 하는 말이 자기 딸이니까 머리가 좋아서 '당연히' 공부 잘한다고 한다. 그게 얼마나 맥빠지는 줄 아느냐.. 내가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받길 원하는데, 아빤 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요.

아빠는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했어요. 제가 성적표 봐서 알거든요. 사실 성적표 안 봐도 그냥 아빠 생활 패턴만 봐도 알아요.
모범생은 한 가지에 집중하는 걸 잘 하고, 책을 읽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고.. 뭔가 끈기? 승부욕? 이런 게 있는데 아빠는 힘자랑, 군대자랑(의가사 제대 했는데..) 빼고는 승부욕 없거든요.
운동도 한가지 꾸준히 못 하고, 공부? 책을 싫어하는데 어떻게 하겠나요.
그냥 아빠의 중고등학교는 일진? 요즘 말하는 그런 애들 괴롭히는 거 말고.. 양아치? 뭐라고 하죠.. 그냥 몰려다니면서 힘 센 애들끼리 짱을 가리는 싸움하러 다니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아냐면, 아빠는 신이 나면 자기 학창시절 힘 센 놈을 때려눕힌 얘기를 자랑하거든요. 솔직히 전 한심하고 유치해 보입니다만...)

아무튼 고모도 공부 못했는데, 아빠 놀러다닌 걸 집에선 몰랐는지.. 고모는 지금도 아빠가 공부 잘했었다고 저에게 거짓말을 하죠.
근데 정말 '공부 머리'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저는 엄마한테서 온 것 같아요.
엄마가 아빠 만난 회사 다니다가 (아빠는 낙하산, 엄마는 정규직) IMF 이후에 회사 부도나서 보험설계사 하다가.. 그것도 벌이가 점점 안 좋아져서 그만 두려고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했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퇴근하고 회사 옆 학원 가서 수업 듣고 새벽에 공부하고.. 출근하고.. 그렇게 4개월만에 공인중개사 1,2차를 동시에 합격했어요.
그래서 저는 굳이 유전적 요인을 따진다면 아빠가 아니라 엄마라고 생각하는데.. 고모는 생각이 다른가봐요.


4. 아빠가 엄마 몰래 동업했다가 집 두채를 날렸어요.
엄마 혼자 20년을 벌어서 산 집이 있었어요. 저희 둘을 위해 악착같이 모은거죠.
근데 엄마가 바보같이 명의를 아빠 이름으로 했어요. 아빠가 집에서 폐인처럼 있으니까 기를 살리려고 그랬는지..
아빠는 이때다 싶었는지 뭔지 모르겠는데, 엄마와 상의도 없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동창회에 갑자기 나타난 친구와(목적이 있으니 접근했겠죠) 동업을 합니다.
당연히 철저한 공부 없이 귀가 얇아서 결정한 사업은 망했고, 그 친구라는 인간은 처남 명의로 계속 사업을 한다네요. 돈 있으면서 안 갚고요.
엄마 말이 결혼 직전에도 모은 돈을 친구한테 빌려줘서 속 터진 적이 있대요. 가뜩이나 돈이 나갈 데가 많은데..
지금도 이혼한 혼자된 친구들 돌보시느라 집에서 반찬도 갖다 바치고, 외로운 친구들을 위해 엄마랑은 평생 보지도 않은 CGV 영화관에 가서 팝콘도 사 먹고 영화도 보러 다녀요. (그 아저씨 게이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빠를 찾음.. 이름만 남자인 여자인지 헷갈릴 정도인데 아무튼 남자 맞음)

근데 그 돈 날린 거를 외삼촌이 차 딜러인데.. 차 계약하는 과정에선지 뭔지 재산조회인가? (중딩 때 겪은 거라 말이 어려워서 모르겠어요.) 하다가 담보 대출이 왜 이리 많냐 뭐 그런 말을 해서 들키게 됐어요.
몇 억이나 되는데 그거를 언제까지 엄마한테 말을 안 하고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32평 자가 집에 살고, 용인에도 집이 한 채 더 있었는데.. 사채까지 끌어다 써서 경매로 날아갔어요. 그게 제가 중3-고1 때 일입니다.

그 다음은 동생 고등학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싼 월세 감수하고 그 동네 몇 개월 버티다가.. 부모님 서류상 이혼하고 (아빠 파산, 엄마 개인회생 절차 시작됨.. 엄마 카드로 생활비 돌려막기 하다가..) 그 덕에 임대아파트 들어와 살고 있어요.
17평.. 저는 제 방도 없고.. 어렸을 때 추억 가득한 피아노도 버렸고.. 책상도 버렸고.. 모든 걸 버렸습니다.


5. 아빠는 자기 가족들한테 잘하기만 바라고 외가는 가지도 않아요.
외삼촌은 매년 아빠 생신을 챙겨요. 그냥 외삼촌이 사람 자체가 좋은 분이라.. 외할아버지 병간호도 외숙모 안 시키고 혼자 다 하셨어요. 동네에서 효자로 유명한 분이에요.
아빠는 무슨 자격지심이 있는지.. 외삼촌 앞에서는 그렇게 사람 좋은 웃음 짓고, 생일 챙겨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우리 집에서 엄마랑 단 둘이 있을 때는 처남 하는 짓이 답답하네 바보같네 일처리가 그따구네 (차를 외삼촌에게서 사니까요. 중고 고물차라서 외삼촌은 남는 것도 없는데..) 흉을 봐요. 엄마 앞에서 엄마 막내동생을요!
거꾸로 엄마가 막내고모 욕하면 진짜 엄마를 죽일 듯이 욕을 하는 사람이요 ㅎㅎ 참나!
늘 자기가 하는 건 되고 남이 하는 건 안 되는 사람인 걸 알지만.. 가끔 엄마 없을 때 고모랑 둘이서 "지 엄마한테.....(외할머니)" 이렇게 지칭해요.

아빠랑 고모는 우리가 조금 말대꾸하면 대화법을 모른다는둥.. 우리는 양반의 후손이라는 둥.. 자기는 할머니한테 안 그랬다는 둥..(자기네들은 만날 싸우면서)
자기들은 하~~~~~나도 안 지키는 걸 엄마랑 저랑 동생한테만 지키래요.
이제는 개무시하지만- 아빠의 폭주는(욕+물건집어던짐.. 단, 사람 없는 곳으로 ㅋ) 보기 싫으니까 피하려고 대꾸는 안 해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생신 때도 안 가려고 별 짓을 다 해요. 외가댁 가기로 한 날 언젠지 미리 말해줬는데 까먹은 척을 하거나..
(하긴 엄마 생일도 까먹고 동생 생일도 까먹어요)
아니면 가는 길에 굳이 무슨 작은 꼬투리 하나라도 잡아서 싸우려고 해요. 싸워서 기분이 나쁘니까 외가댁 안 간다고.

그리고 툭하면 사위는 손님인데 어머니(외할머니)가 대접을 안 해줘서 한이 맺혔다나?
할머니 척추 수술하셔서 허리가 완전 꼬부라졌고 편찮으세요.
그런 분이 딸내미 고생시키는 사위 뭐가 이쁘다고 손수 진수성찬를 내옵니까?
그리고 외할머니는 아빠 오는 날마다 갈치 구워주고 그랬어요. (할머니에게 갈치는 최고의 대우임)
진짜 못됐죠.. 우리 아빠지만.. 너무 애기 같아요..

이런식으로 나와놓고 평생 연락 안 하던 큰아빠 쓰러졌다고 우리더러 자기 대신 병원에 자주 가래요.
웃긴건 자기도 요양병원 분위기 싫어서 가기 싫어 하면서 우리더러 가래요.
책임회피, 책임전가 하고 그게 맘대로 안 되면 화부터 내는 것도 아빠 특기에요.
이 사건 때문에 제 생에 처음으로 대들었다는 그 날이 옵니다. 작년 추석이었어요.

전 갈만큼 갔다고 생각하는데, 아빠는 안 가면서 저만 그 무서운 요양병원에 혼자 가라고 하는 게 얄미웠어요.
그래서 아빠는 내 기분이 어떤지, 어떤 마음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만 한다고 했죠.
아빠는 자기 딸이니까 자기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명언을 남겨요 ㅎㅎ
전 자식은 부모 소유가 아니고 나도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명령이나 강요하지 말고 정상적인 대화를 해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니들(엄마+저+동생) 지금 쌍으로 뭐하는 짓들이야? 하면서 아빠의 스탠다드한 폭주가 시작됐어요.
저만 뭐라 그런건데 동생이랑 엄마가 편 먹고 자기를 왕따 시킨대요. 자기 눈치 보며 사는 우리가 안 보이나 봐요. 원해 피해망상이 심한 아빠긴 해요.

말싸움이 계속 되고 아빠 입에선 쌍욕이 나와요.
전 아빠가 필요할 때 아빠가 아빠역할 하나도 안 해놓고 이제와서 내 인생에 간섭하는 게 기분 나쁘고 싫다고 했어요.
생전 처음으로 아빠한테 평생 하고 싶던 말 하나를 드디어 했죠.
아빠는 엄마를 지목했어요. 엄마가 부추겼냐 이거죠. (저 혼자 그런건데)
엄마도 제가 용기를 내서 그런지 울면서 소리질렀어요. 당신은 아버지 편찮으시고 돌아가실 때 병원 한 번 안 와보고 뭘 잘했다고 애들한테 소리를 지르냐고요.
그랬더니 하는 말이 더 가관. "내가 그걸 잘했다고 했어??" <잘못했다는 사람이 성질을 내나요?
아빠는 끝까지.. 자기의 의사소통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그렇게 가기 싫으면 가지마!! 평생!!"
우리가 원하던 대답을 해줬어요.

그치만-
오늘 또 시작되었습니다...
큰아빠 볼 생각 하래요.
큰아빠는 절 볼 때마다 "내가 니 어렸을 때 기저귀를 갈아주고 어쩌고 저쩌고.."
해준 것도 없으면서 기저귀 갈아본 얘기만 해서 싫어요.
엄마 고생시킨거 봐서 싫고요,
외할머니 오셨던 추석 날에 큰고모랑 블라우스 찢어질 정도로 멱살잡고 싸우던거 생각아서 싫어요.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병든 몸으로 (불쌍하단 감정적인 건 있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나타나서 평생을 자기 인생 책임지게 만든 것도 싫어요.
우리 집은 아빠에게 끔찍하리만큼 각별한 막내고모가 독신이라서 할머니 모시듯이 평생 보살펴야 하는데 짐이 또 늘어서 싫어요.
그리고 우리 집이 부자면 모르는데, 그래도 가족인 큰아빠와 막내고모를 '짐'으로 여기게 되는 이 현실도 싫어요.
그래서 큰아빠를 보러 가기가 싫어요.
근데 아빠한테 이렇게 말할 수가 없어요. 아빠가 화를 낼 게 무섭고, 한 편으로 아빠가 속이 엄청 좁은데 상처를 깊이 받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6. 아빠는 기본적으로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얕잡아보고 무시해요. 그 위에 군림하려고 해요.
사회적 지위로 놓고 보면 아빠는 누구에게 큰소리칠 입장이 아니에요. 아마도 아빠가 현재 처한 상황이 잘나지 못하고.. 위축되니까 더 그런 것일수도 있어요.
왜냐면 아빠는 자랑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렇게 망한 집구석엔 자랑할거리가 별로 없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알바한테 어리다고 반말하고 무시하는 걸 극도로 싫어해요. 이건 제 가치관이기도 한데.. 아빠가 그런 사람이에요.
제 또래여도 남인데 처음 보는 사람인데.. 기분 좋은 다정한 반말이면 아빠뻘이니까 넘길 수 있을텐데 툭 던지는.. 명령조?에요.
아줌마 직원한테도 그래요. 그냥 거의 다 반말이에요. 가장 심해지는건 얼굴이 보이지 않는 텔레마케터 분들과 집으로 찾아오는 AS센터 아저씨들이에요.

아빠는 트집을 잡아서 그걸 기회삼아 공짜로 뭔가 얻어내는 걸 좋아해요. 저희 셋은 그런 걸 진짜 싫어해요. 특히 저는 혐오 수준인 것 같아요.
특별히 잘못한 게 없는데 트집 잡아서 뭐 얻어내고는 "아빠가 호~온! 내줬어! 잘했지?" 이러는 아빠라는 인간이.. 정녕 나의 X 염색체 하나를 기여한 사람이 맞나 싶어요.
그래서 아빠는 대표적으로 HP(컴퓨터)랑 KT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이에요. (이건 아빠 없을 때 우리 집에 온 기사님이 콜센터와 연락하다가 전화너머로 "그 집 블랙리스트야. 조심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제가 알바 해봐서 아는데, 저희 아빠 같은 분들!! 직원들이 그 사람인지 다 알아요. 한 번 당하고(?) 나면 컴퓨터에 입력해서 그런 진상을 대비한 경고메시지와 대응메뉴얼이 모니터에 뜬답니다. 이긴 것 같죠? 아니에요. 대응할 가치가 없어서 그냥 사탕 하나 주면서 우는 아이 달래는 거에요.

아빠는 제가 아빠 덕분에(?) 알바 인생을 사는데도 알바 하는 애들이 딸 같이 안 느껴지나봐요.
하긴, 아빠는 엄마가 빚 갚느라 힘이 들어서 제발 월급받는 알바라도 하라고 일 구해다주면..
가족보다도 소중한, 그 잘나빠진 초등학교 동창들이나 바람났던 여자있는 산악회 회원들이 알아본다고 쪽팔려서 안 한다는 분인걸요 ^.^
집이 기울어지다 못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저희 아빠라는 분이 이렇답니다.
딸내미는 학교 친구들 왔다갔다 하는 마트 시식코너에서 얼굴 팔리는데, 아빤 이게 쪽팔린가봐요?

아 맞다! 무시라는 키워드하면 엄마를 빼놓을 수 없죠.
어디 가서 일 못한다 소리 한 번 들어본적 없고 정직하게 일해서 돈은 많이 못 벌지만 (부동산 사기 조심하세요..) 단골은 많은 우리 엄마.
유일하게 아빠한테 "답답하네 정말" 이라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듣고 있어요.
누가봐도 답답한 건 아빤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아니라면 말씀해주세요..ㅎㅎ)
뭐만 하면 답답하다고 소리질러요.
엄마가 정말.. 자기 여자로 보이기는 하는 걸까요?
어릴 때는 몰랐는데, 정말 여자로서의 삶은 철저히 포기한 것 같은 엄마가.. 이제는 정말 불쌍해요.
아빠랑 말이 안 통한다면서 (그렇다고 엄마가 잡혀 사는 건 아니고, 의무만 다 하는 느낌? 아빠라는 존재를 그냥 포기하고 막내아들로 생각하기로 한 것 같아요.) 화를 내길래..
아빠랑 왜 사냐니까, "그렇다고 사람을 버리니?" 이러더라고요.
전 엄마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삶, 고생만 하는 삶이 싫은데.. 엄마는 저런 아빠를 진짜 사랑하기라도 하는 걸까요? 아직도?
엄마의 가치관은 '정직', '윤리적' 뭐 이런 건데.. 그럼 엄마의 젊음은... 어디서 보상받죠...


7. 아빠는 홈쇼핑 중독자에요.
어디서 어떤 것 하나에 중독된 사람은 다른 것(게임, 여자, 술 등등)에도 중독되기 쉽다는데..
자랑스럽게도 아빠는 술, 마약, 도박 빼고는 다 좋아하는 것 같네요.
제가 중학교 때 (당연히 아빠는 백수시절) 엄마가 아빠의 성화에 못 이겨 피 같은 1000만원을 넘겼는데, 뭐하려고 그랬게~요?
바로, 전문가도 돈 날리기 쉽다는 주식!
아빠는 공부를 싫어해서 엄마가 혹시나 하고 사다 준 주식 공부 책도 받침대로 쓰던 사람이죠,
사람이 또 그렇게 통이 크지도 못해서 무슨 듣도보도 못한 몇백원짜리 주식 가지고 놀다가 다 날렸어요.
.... 휴 말을 맙시다.

그 다음은 온라인 고스톱! 낚시! 골프! 등산!
산악회는 뭐.. 불륜의 온상.. (건전한 부부동반 산악회 회원님들 죄송해요.)
골프랑 낚시 얼마나 돈 많이 드는지 어른들이니까 아시죠? 엄마 카드로 (이건 담보 대출 걸리기 전 사건이라 엄마 카드가 살아있음) 온갖 용품 다 샀어요.
17평 이사오고 나서 안 보이던데 아마 아까워서 못 버리고 친구집에 보관중일걸요? 아빠가 아무리 오래되어도 뭘 못 버리는 성격이거든요. 베란다가 짐 더미에 깔려 죽게 생겼어요.
고스톱은 히키코모리처럼 안방에 컴퓨터랑 같이 짱박혀서 하던건데.. 밤낮 바꿔 살았죠,
그런 아빠를 위해 고모는 늘 안방 안으로 상을 차려줬고...ㅎㅎ

요즘은 홈쇼핑에 중독됐어요.
전 쇼호스트 목소리만 들려도 치가 떨리는 노이로제에 걸리는 상황이랍니다.
학교 갔다 집에 오면 들리는 쇼호스트들의 인위적인 목소리 (직업이시면 죄송해요. 제가 너무 지겹게 들어서요..)
그리고 블랙리스트 전력이 있는 아빠는 시도 때도 없이 주문하고 반품하고 합니다.
택배 기사 아저씨들.. 진짜 필요한 물품을 배달하고 그러셔야 하는데 아빠 같은 분들 때문에 무의미한 발걸음 하게 해서 죄송해요.
우리 집, 고모네 집 (고모도 아빠랑 판박이임) 경비실은 이 두 집 호수만 봐도 "택배 많이 시키고, 반품 하는 집" 으로 알아요.
쪽팔려 미치겠습니다 정말로!!!


8. 포르노와 밴드
중학교 때 아빠가 안방 문 열어놓고 (맨날 컴만 해대니 머리가 띵해져서 문 열고 있는 줄도 몰랐나봐요) 자위 하던 걸 보고 충격 먹었어요.
제가 초딩 때도 쥬니어 네이버 가서 방학숙제 검색 할랬는데, 19금 사이트가 뜬 적이 있거든요? ㅎㅎ
뭐 부부관계니까.. 제가 남자도 아니라 모르겠는데.. 집에 딸이 같이 있는 거 빤히 아는데 왜 이럴까요?

요즘에도 여자 사진을 폰에 따로 앨범 만들어놔요. 동생이랑 제가 사진 보는 척 하면서 지운 게 한 두번이 아닌데.. (이건 그냥 보자마자 뭔가 역겨워서 그런 듯..)
지우고 나도 그 다음에 보면 또 저장되어 있고 그래요.
뭐 이것 뿐 아니라 핸드폰 게임도 중독인 거 같고, 밴드 있죠? 이 망할 산악회랑 동창회 (아줌마 아저씨들끼리 빼빼로 게임하고 술먹고 바람나는 곳)가 다음 카페에서 밴드로 숨어들었네요.
그 단체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갈등의 해결사는 누구게요? 바로 아빠에요!

아프다는 핑계로 "나는 암 환자야!" (극초기라 완치판정만 기다리고 있고, 병원에서 퇴원하라는데 나가서 아프면 니가 책임질거냐고 난리쳐서 한 달 더 머물다 퇴원해서 병원에서 엄살환자로 유명해지는 명예를..) 이러고 맨날 누워서 티비보고 핸드폰으로 밴드 글 써요.
남들 싸우는데 아빠가 회장도 아니면서 맨날 도움 요청도 안 했는데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훈수둬요. 진짜 할 짓도 없지.. 거기 어른들도 그래요. 뭐 맨날 싸웁니까?
자기들끼리 편 갈라서 뒷담화 하다 그거 전해져서 싸우는 건 애나 어른이나 똑같네요.
전 그런 쓸모없는 일에 스트레스 받는 게 더 병에 안 좋고, 누워있는 것보다 나가서 운동하는 게 더 낫다고 봐요



9. 엄마는 아빠의 여자, 아내가 아니라 식모, 엄마에요.
반찬투정 안 한 날이 없습니다. 고모가 조미료 잔뜩 넣고 굴소스 잔뜩 넣어 기름에 볶은 잡탕?은 투정 안 하면서..
엄마가 천연조미료 써 가며 아빠 암 환자라고 저염식으로 해주는데, 늘 투덜거리네요. 아! 아빠는 아프기 전에도 늘 그랬어요.
엄마가 참다참다 요즘에 '차줌마', '백종원' 모르냐고.. 당신 집구석에서 티비만 보면 다 알거 아니냐고.. 당신이 해먹으라고 하면
"내가 하는 건 나도 맛이 없으니까 그렇지!! 에이-"하고 식탁에 수저를 쾅! 내려놔요.
애에요 애.. ㅎㅎ

그리고 친구랑 약속이 있는 날에는 출근준비하는 엄마한테, "어제 내가 약속이 있다고 했으면 다림질 좀 해주지!!" 하고 버럭 화를 내요.
엄마도 요즘엔 참을성이 바닥나서 열받으면 셔츠 집어 던지고 "당신이 해!!" 하고 회사 가요.
(엄마는 절대 아빠가 한 살 어리다고 해서 쌍욕을 하거나 '너', '야' 라고 하지 않아요.)

그저께인가..? 뭐라는 줄 아세요?
저희 집이 엄마가 생수를 싫어해서 보리차를 끓여마시는데, 물이 똑 떨어진거에요.
엄마가 요즘 일을 너무 힘들어해서..(엄마가 57년생이에요.. 늦게 결혼하셔서..) 지치신거겠죠?
까먹은 날에는 우리가 끓이면 되는데, 엄마가 물 안 끓여놨다고 열불을 내는 거에요.
그러다가 베란다에 식히려고 내놓은 주전자를 발견하고는 "어제 아빠가 혼냈더니 끓여놨네!" 이러더라고요?
제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아니 물을 안 끓인 게 엄마를 아빠가 혼낼 일이야??" 했더니 또 샐쭉해져서는 아무 말이 없어요.
진짜 우리 아빠 왜 저러죠?


10. 엄살이 심해요.
암수술은 그래도 살을 진짜 째고 암을 제거한거니까 당연히 아플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병원에서 안 나가고 한 달 버틴 건 그냥 넘길게요. (없는 살림에 병원비가... 휴...)
아빠는 평생 노는 이유를 '허리디스크' 탓을 해요.
고모나 아빠가 정말 좋아하는 다른 집 자식이랑 비교하기를 아빠에게 적용해볼게요.
제 동생 친구 아버지는 이혼을 하셔서 그 친구를 혼자 키웠어요. 이 분도 안면마비 올 정도로 디스크가 심해서 수술했는데.. 딸을 위해서 일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전 아빠가 그 분보다 더 심해서 일을 진짜 못하는 불구가 된 줄 알았어요.
근데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아빤 산악회에 가입이 되어 있었어요. (바람나서 엄마가 그 카페 들쑤셔 놓은 뒤로 지금도 나가는지 모르겠음)
누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장례식장에 갔다는 아빠가 다음 날 오후에 산악회 카페에 사진이 찍혔네요. (엄마의 증거수집 중에 알게 됨)
허리가 너무 아파서 디스크 때문에 (근데 운동도 안 함.) 알바도 못 한다는 분이... 아줌마들 사이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미니냉장고만한 아이스 박스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네요.
그 장례식 갔다 온 (이건 사실이긴 함) 복장 그대로 구두를 신고 아이스 박스 큰 걸 등에 지고 산을 타고 있지 않겠어요?
아줌마들은 그런 아빠가 멋있다고 박수를 쳐줬을까요?? 그렇게 멋있으면 당신들이 데리고 살아보지.

사실 엄마는 아빠가 집에서 폐인 되는 것보단 산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등산을 적극 밀어줬어요.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ㅎㅎ)
산에 간다는 주말마다 엄마가 손수 과일도 깎아줬다니까요? 그런데 아빠 차 트렁크에서 엄마 발 사이즈와는 확연히 다른 (고모 줄거라고 뻥쳤는데 누굴 속이려고) 흙묻은 여자 등산화가 나왔지 뭐에요.

자기가 날린 집구석 세울 힘은 없고, 여자 만나서 산 올라갈 힘은 있던 우리 아빠!


11. 궁금한 이야기 와이에 나온 폭력적인 남편을 보고 아빠가 한 명언..
"당신은 안 맞고 산 걸 다행으로 알아라. 잘해주진 못했어도 잘못한 건 없다."
...제가 최근에 들었던 개소리 중에 이런 개소리는 정말 처음 듣는 군요?
(비속어 죄송합니다. 감정이 고조되어서 그만..)
엄마가 저 말을 듣자마자
"당신이 나한테 손댔으면 그날로 당신은 죽었다."고 해줬대요.
근데 저는 엄마의 말로하는 반항이 더 맘에 안 들어요.
아니 무슨 엄마가 아빠의 엄마도 아니고, 인생 개조를 해줘야 하다니..

전 저 말을 듣기 전까진 아빠를 이해하려고 엄청노력했어요.
뭐가 잘 안 풀리니까 누나들 줄줄이에 막내아들로 사랑받던 사람이 저렇게 망가지는구나..
아빠 힘내라고 카드도 쓰고 문자도 보내주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중간중간 아빠가 하는 말들.. (복습하자면)
"답답해 죽겠다.(자기 상황을 전혀 모름)"
"애 낳는 건 시댁이 정하는 거지. 지가 왜 정해."
"난 암환자라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돼!"
"(친구들 전화오면 급 목소리가 허약해짐) 어.. 잘 못 지내지.... 그래도.... 좀 괜찮아졌어..."
"너네들은 큰아빠 보러갈 생각이나 좀 하고 살아!"
"당신 동생(외삼촌)은 왜 일을 그따위로 해?"
"(TV 속 잘난 사람을 보며) 미친놈, 병신, 지랄하네.(배알이 꼴려 못 봄)"
"(텔레마케터 죄송해요.) 너 내가 누군 줄 알어? 담당자더러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해! 당장!"
... 엄청 많지만 이정도로 하고....
아무튼 이런 거 보면 정이 뚝뚝 떨어져요.

근데 엄마가 '그래도 아빠잖아', '그렇다고 사람을 그냥 버리니?' 라고 하니까 참았어요.
자꾸 이해해보려고, 그게 안 되면 동정이라도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아빠가 엄마한테 했다는 저 말을 전해듣고는..
아빠는 우리가 잘해주면 자기가 잘해서 돌려받는 줄 아는구나..
자기가 잘못한 건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는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이 드니까 꼴도 보기 싫어요.

어떻게 하면 이 집을 하루라도 빨리 나갈 수 있을까..
얼마를 모으면 독립을 할 수 있을까..
빨리 졸업해서 취직했으면 좋겠다.. 이 생각만 하게 돼요.
부모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 자신도 너무 싫어요.
왜 이런 꼴을 계속 봐야되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무책임한 남자로 키운 친할머니와 고모들이 미워요.

사람이 배우자 잘못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보니까.. (남자나 여자나..)
친정도 맘편히 못 가고 저랑 제 동생 키워보는 재미도 못 가진 엄마를 보니까 결혼이 무서워요.
개인적으로 부모님처럼 안 살고 싶은데.. 지금 정말 진지하게 만나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이 가정환경을 극복하지 못해서 이 밝고 긍정적인 남자친구를 망치게 될까봐 두렵기까지 해요.
사촌 언니가 막내고모 영향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막내고모가 집착, 피해의식, 자격지심, 부정적, 남의 험담 등을 많이하는 점) 결혼도 하지 말래요.
남의 귀한 자식 인생 막내고모처럼 제가 돌변해서 망칠 수도 있다구요. 맞는 말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무서워요.
제가 분명히 영향을 받았을텐데 언제 드러날지도 무섭고, 앞으로 독립하기 전까지 계속 아빠와 고모는 저랑 만날텐데..
이 부정적인 사고로 똘똘 뭉친 남매로부터 어떻게 도망칠 수 있을까요?
현명한 어른들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몇날 며칠이고 기다리겠습니다.

긴 글.. 정말 긴 하소연..
제가 생에 처음으로 다 토해내본 건데..
읽어주시기만 하셨어도 정말 감사해요.
이 글을 뽑아서 상담선생님께도 보여드려야 겠어요.
상담할 땐 횡설수설했는데 글이 더 또렷한 것 같네요. (그래도 감정이 조절이 안 돼서 어지러우시죠? ㅠ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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