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뭘 해도 그냥 피곤한건가봐요. 뭐 출근해서 별거 시작도 안했는데 점심먹고 들어와서 일좀 끄적였더니 벌써 졸립네요.
댓글 다 읽어보는데 관심과 격려 감사해요. 똑같은 말 댓글로 하나하나 달기가 뭔가 좀 그래서 이렇게 여기에 써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궁금하신 거 물어보신거 답변은 뭐 키는 제가 더 커요 등치도 제가 더 크고 나이도 제가 더 많고. 저희는 세살차이 입니다.
안그래도 무지개 라는 제목 때문에 한소리 들었어요. 성의없어 보인다고. 근데 난 나쁘지 않은거 같은데 촌스러워요? 오전에 애인한테 카톡이 세개 와있었는데 억울하냐? 멍충이. 무지개떡같은 소리하네. 이거 세개 와있더라고요. ㅋㅋ
그리고 제 성격이 좀 그래요. 거절 잘 못하고 사람 좋아하고 오지랖도 좀 있는거 같고. 뭐라 반박은 못하겠어요. 그렇다고 제가 착한사람은 아니니 오해하진 마세요. 주변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허우대는 멀쩡한데 밀당?을 못해서 매력이 없대요. 칭찬인지 욕인지. 네 뭐.
여튼 쓰던거 마저 써야지. 그렇게 집에 가는동안 그리고 집에가서도 내내 생각을 하고 또 했습니다. 맨 처음부터 들었던 생각은 도대체 이걸 어떻게 넘겨야 하나 그 생각 뿐이었어요 솔직히.
많이 힘들때는 누군가 곁에서 기댈곳을 만들어 주고 챙겨주고 하다보면 그럴수도 있었겠다 는 생각도 들었고 또 성향이 저완 다르니까 뭐 제가 알고는 있었어도 그거까지 다 헤아릴순 없었거든요. 남자가 이성으로 보인적도 없었고 주변에 죄 시커먼 놈들 뿐이라 경험해 보질 못했으니 그 마음이 가늠도 안되더라고요.
귀로 들을땐 아 너 남자 좋아하는구나 그래 뭐. 거기까지가 끝. 근데 이게 나를 포함한 문제라고 생각하니까 또 달라지더라고요. 내가 여자같나? 전혀 아닌데. 그때만 해도 솔직히 저도 약간 편견이 있어서 게이 라고 하면 여자같은 사람들끼리 만나는 거라고 오해아닌 오해를 했었거든요.
내가 왜좋지? 혼자 끝없이 생각을 하다보니 그냥 지금 상황때문에 잠시 마음 붙일곳이 없어서 그런걸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넘기려고 했어요. 내 마음 편하자고 애 마음을 부정한거죠.
심란한 맘을 뒤로하고 어쨌든 얘기를 하긴 해야할거 같아서 만났어요 다음날. 퇴근을 하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늘 그랬던 것처럼 집에 들러서 같이 밥 시켜먹고 티비보고 그러다가 말할 타이밍을 찾고 있었는데 먼저 이야길 하더라고요.
어제는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그냥 컨트롤이 안될 때 풀곳이 형밖에 없는거 알지않냐고 그냥 기분이 그래서 투정한거니까 맘에 두지 말라고 잊으라고 미안하다고. 막상 그런말을 먼저 들으니 맘이 놓이기도하고 다행인 한편에 뭔가 이게 또 진짠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혼란스러운거는 가시질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형 내가 미워도 지금처럼 의무적이든 뭐든 상관 없으니까 옆에 있어달라고. 말 잘 들을거고 나도 노력할테니까 형이 멀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순간 기분이 뭐라고 해야되나. 몸이 다 식는 느낌? 얘 지금 나한테 안괜찮은데 괜찮다고 거짓말 하는구나. 질러놓고 지도 무서우니까 저러는구나. 그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짧은 시간에 진짜 많은 생각이 지나가는데 제일 크게 든 생각은 밤새 혼자 고민했겠구나 후회했겠구나. 이생각 하니까 안쓰럽고 또 안됐더라고요. 그래도 더 큰 상처 주고싶진 않으니까 처음부터 확실하게 하자 싶어서 지금 나 위해서 거짓말 하고 자기 마음 숨기는거 알면서도 나도 모른척 하자 결론을 지었죠.
그래 니가 많이 힘든거 알고 어제도 그래서 그럴거 같다고는 생각했다고. 대충 둘러대면서 마음 잘 추스리고 앞으로도 내가 더 잘 챙길테니까 너도 컨트롤 안될거 같을땐 그냥 미리 말을 해줘라 라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고 얘기를 잘 하고 집으로 왔죠.
오히려 전날 가볍게 생각했던것과 달리 얘 마음이 진심이구나를 약간 느끼고 나니까 그때부터 더 행동이 조심스럽고 신경쓰이고 저도 모르게 그랬었나봐요. 제가 전같지 않게 좀 투박하게 굴거나 할때마다 서운한 기색을 보이긴 했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피하더라고요.
갑자기 알바를 하겠다고 하는것도 뭔가 이상했는데 제가 출근할때 집에가고 퇴근할때 일을 간다기에 그렇게 그냥 연락만 하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보면서 지냈거든요.
근데 일주일에 한번 마저도 몇번이나 약속이 있다면서 피하는게 확 느껴지길래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이정도면 나를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뭔가 씁쓸하기도 하고 또 서운하기도 했어요.
얘가 제대후엔 사람 만나는것도 꺼려하고 혼자 있고싶어하는 성향이 더 커져서 누구 만날 사람이라고 해봐야 몇명? 근데 그마저도 다들 취준이다 뭐다해서 시간맞추기 어렵다는것도 제가 알고있고 그냥 뭔가 이렇게 어긋나는게 아닌거 같단 생각도 들기도 해서 무작정 기다렸죠.
제가 계속 만나자 만나자 무조건 기다린다 하니까 마지못해 집으로와서 만나는데 기분이 안좋은지 말을 안하고 귀찮다는 듯 행동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지켜만 보다가 강아지 라고 불렀어요. 강아지야.
얘네 형이랑 가족들이 얘한테 늘 강아지야 라고 부르거나 놀리거나 그랬었거든요 어릴때. 그럼 얌전해 진다고. 울고 떼쓸때도 아이고 우리강아지 하면서 쓰다듬어주면 조용해 진다고. 그게 생각나서 저도 종종 놀려먹을때 부르곤 했었는데 저땐 그냥 정말로 진지하게 강아지야 하고 불렀던거 같아요.
니가 나한테 그렇게 숨기고 애쓰지 않아도 난 항상 니 곁에 있을거니까 걱정마라. 하는 마음을 담아서 불렀는데 진심이 통한건지 아니면 또 식구들 생각에 속상해서 그랬는지 울대요.
다 괜찮고 괜찮아 질거라고 너무 걱정 말라고. 나도 괜찮으니까 안그래도 힘들텐데 혼자 더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제가 눈물에 약해서 울면 뭐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어서 그냥 막 나오는대로 말을 하면서 달래줬던거 같아요.
그리고 굳이 서로 외면하지 말자고 했죠. 니 마음 받지는 못하겠지만 내 마음대로 부정은 안할테니 너도 니 마음 잘 추스려 봤으면 싶다고. 그리고 강요만 하지 않아줬음 한다고. 좋게 마무리를 하고 그 이야긴 그렇게 넘어갔어요.
며칠은 좀 어색했는데 또 금방 서로 편해지더라고요. 그렇게 문제없이 잘 지내던 와중에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직원이랑 썸도 타보고 소개팅도 해보고 저도 저 나름대로 할일을 했어요. 왜냐면 내가 누군가를 만나 자리를 잡는거를 보여주면 얘도 좀 마음을 정리할수 있지않을까 해서 였는데 그게 화근이었죠.
자존감만 더 낮아지고 강박장애도 심해지고 제 앞에선 나름 괜찮은척 해도 속으로 혼자 더 앓고 있었더라고요. 참 허탈한 마음이 들었었요. 내가 챙긴다고 말만 하고 오히려 나때문에 더 아프게 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참 그때의 그 가을 겨울이 저희 각자에게 너무 힘들었던 때 였던거 같아요.
힘들었던 때를 다시 되새기고 그때의 마음을 돌아보면서 그걸 글로 마음을 전달하려니까 진짜 기빨리는거 같네요. 모르는 사람이 읽고 멋대로 판단하는건 상관 없는데 그 애가 보고있다고 생각하니까 한마디 한마디 조심스럽게 쓰게되요.
내가 어쩔수 없이 풀어낸 이야기 중에 다시 마음 아프게 하는 말은 없었을까 살펴보게되고 최대한 말을 돌려서 하게 되는데도 오해하는 부분이 있진 않을까 싶어서 걱정도 되고. 세상에 무서운게 없는데 얘는 무서워요. 얘가 우는거 힘들어하는거 속상해하는거 다시 또 마음 아픈거. 저는 이게 가장 무섭더라고요.
그만큼 얘가 좋단 의미도 되는거겠죠? 보고있는가 자네. 쑥스럽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재미도 없는 글 자꾸 올려서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마무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