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나이가 차서 회사에서 명예퇴직한 사람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아내가 굉장히 밉습니다.
제가 3년전에 회사에서 희망퇴직이라는 핑계로 퇴직을 반강요 받았고
결국 퇴직금과 희망퇴직 덕분에 받은 어느정도의 보너스, 남은 급여를 받고 퇴직하였습니다.
희망퇴직은 굉장히 급하게 이루어졌고
희망퇴직이 거론된지 3개월만에 모든것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더군요.
결국 30년 동안 몸바쳐 일해온 회사를 내려놓고 나올 수 밖에 없었죠...
갑자기 회사를 나와보니...정말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회사를 그만두고 무언가를 해야하겠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지금 당장의 현실이 되니 참 아무생각도 안나더군요.
그러다가 생각난 것이...나와 반평생을 함께하고있는 아내와
그 동안 서로 바쁘다며 못가져 본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다시 삶의 기운을 찾을 것만 같았고...
그렇게 하다보면 무언가 내가 해야할 것이 떠오를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는 바로 아내에게 함께 무언가 해보자는, 여행을 떠나도 좋고,
무언가 취미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근데 아내는...이내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떨떠름한 표정으로 저에게 말을 하더군요.
"이제 애들도 다 컸고...얼마 전에 OO (제 아들) 도 독립했고...
저도 이제 다른 엄마들처럼 저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요...
당신이 힘든 건 아는데...저에게도 저만의 시간을 좀 주세요...미안해요..."
이 말을 들으니 제가 너무 제 생각만 했는지 싶어서 너무 미안하더군요...
그래서 알겠다고, 언제든지 함께하고싶은 때가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바빳습니다.
따로 자기 아는사람들과 이리저리 놀러다니는 곳이 많더군요.
여전히 저는 혼자였습니다.
친구 도움으로 월 200정도 받는 아파트 경비일을 시작했습니다.
경비실에 앉아서 밖을 보고있으면 가족들과 즐겁게 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너무 즐거워보이더군요.
또, 아내또래로 되어보이는 여성분들이 즐겁게 수다떨며 걸어가고,
저의 나이 또래 되는 분들도 즐겁게 수다떨며 등산을 가더군요.
그렇게 경비일을 1년 좀 넘게 했을 때...
문뜩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과연 가족들에게, 특히 아내에게 필요한 존재였던 걸까...?'
그러자 단 한가지 드는 생각이 있더군요.
'돈'
아직도 아내는 제가 번 돈으로 놀러다닙니다.
결국 저는...늙어죽을때까지 다른이의 행복을 위해 희생해야하는 위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힘들어도...아무도 나를 신경 안쓰는구나...내가 외로워도 나만의 외로움이었구나...'
참 비참했죠...죽고싶었습니다...
살아야 할 의미가 없었죠.
가족들 중 저를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말 걸어주는 가족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몰래 모아뒀던 돈을 가지고 젊었을때 즐겼던 음악을 다시금 즐기기 위해
통기타를 샀고,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기에 자전거를 샀습니다.
그렇게 저는 저의 외로움은 제가 직접 풀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의 도움으로 비슷한 나이대의 동호회를 인터넷에서 찾았고
모임에 나가게 되어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참 살맛 나더군요.
왜 처음부터 이러지 않았나 후회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사람이 너무나 많았고, 서로 위로를 해주며 항상 저와 함께 해주었습니다.
제가 술을 거나하게 먹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취하게 되어 집을 못갈정도가 되면
자네를 두고 우리가 어떻게 가냐며 밤새도록 끝까지 함께 해주더군요.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회사에서 은퇴한지 3년째 되는 얼마전에
아내가 저에게 묻더군요.
'요즘 표정이 매우 좋아보이네...?'
그래서 저는 당연하지! 요즘 살맛 난다고! 하하~ 하면서 대답해줬죠.
근데 아내가 저를 자기 앞에 앉히더니 저에게 차분하게 말하더이다.
'요즘...제가 너무 힘들어요...갑자기 외롭고...당신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도 들고...
당신이 예전에 얘기했던 함께 여행하자는 거...같이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이 말 들었을때 별로 같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 기분은 솔직히 애들때문에 이혼안하고 사는거지.
애들 다 결혼하면 이혼할 생각도 있습니다.
자기 하고싶은데로만 하려고 하는 사람 같았습니다.
제가 힘들때는 저의 말은 무시하더니 자기 심란하니까 저를 찾다니요.
이 사람...참 미워지더군요.
저는 그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미안하다. 상황은 이때가 아닌 것 같지만 말해야겠다. 우리 이혼하자.'
그렇게 말하니 아내는 저를 똑바로 쳐다보더군요.
그렇게...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다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니 짐을 싸는 소리가 들리고
가방을 들고 나와서는 쳐를 잠시 쳐다보다가 집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집에 혼자있는데...
왜 언제나 똑같았던 기분 같죠?
아내가 없는데도 원래 없었던 것 같은 느낌.
혼자있지만 원래 혼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내가 나간 후 아내가 딸집에 갔는지 딸한테서 전화가 엄청나게 오더군요.
딸 셋 아들 둘이지만 거의 전화조차 없던 것들이...
매일 아내하고만 전화하던것들이...
일절 받지도 않고 집문을 두들겨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옳은걸까요?
솔직히 외롭지 않습니다.
저에겐 이제 저와 같은 친구들이 가득하고, 저를 위로해주고 공감해주고 함께해주는
친구들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평생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식들이고 아내고 다 필요 없습니다.
다 제 인생에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옳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