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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남편이 딸램에게 옛 동거녀 이름을 붙여줬다는

저런 |2015.10.30 06:18
조회 58,351 |추천 57

-후 기-

기신기신 시엄마네로 도로 기어들어 갔습니다. 하기사 친정도 없는 제 주제에 어디 갈데가 있겠습니까? 근데 참.. 내가 무슨 복인지 아무리 남편놈이 똘아이라도 엄연한 가출이라는 만행을 저지른 몹쓸 며늘년 아닙니까? 며칠째 제대로 못잔게 역력한 시엄마랑 시누들이 맨발로 뛰어나와서 저를 안아들고 모셔들어가 주더군요. 게다가 결정타는 울 시엄마! 당신 연약한 가슴을 두드리면서 하시는 말씀,아가 저놈에 새끼가 애비없이 자라서 저꼴인가보다.팔자쎈 내가 남편잡아 먹어서 저놈을 후레자식으로 만들어서 너한테 몹쓸짓을 시키는가 보다. 내가 죄인이구나... 그때 제 눈에서 대추알만한 눈물 덩어리가 툭 하고 튀어나오는걸 느꼈습니다.


제 남편놈,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영원히 똘아이 일겁니다.
용서도 안했습니다.아니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전 이집귀신으로 남을겁니다.
남편이야 첨부터 없었던 놈이라고 치면 됩니다.
전생에 제 친어머니가 틀림없었을 것인 시엄마,피만 안섞였다 뿐이지 형제자매나 진배없는 시누들과 아주버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세상에 둘도없는 내 딸...
그깟 모지리 한놈땜에 30년만에 얻게된 소중한 가족들을 버린다는건 말도 아니니까요.( 제가 나가 있는동안 아주버님들과 시누들이 남편을 문자 그대로 작살을 내 놨던 모양입니다.벌도 어느정돈 받은 셈이지요)


그리고 임신중 술 마셨다고 질책해 주신분들 많았습니다.
뼛속 깊이부터 후회하고 뉘우칩니다.
검사해보니 아기는 괜찮답니다.
사실 전 술 잘 못합니다. 시댁식구들이랑 사흘이 멀다하고 술자리를 가졌던건 걍 그자리가 좋아던 거였고 술도 시엄마랑 시누들에게 배운거지 결혼전에는 거의 마신적도 없었으니까요.그날 혼자서 몇모금 마시다가 취해버린게 다였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엄마로서 흉내도 내선 안될짓을 저지른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배움도 그닥 깊지못한 아줌마가 끄적인 긴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곧 태어날 딸램 이름은
이ㅇ진 입니다.

-원 글-

이 나이에 가출해서 혼자 용평에 와 있네요. 혼자서 미친년처럼 술 퍼시고 있다가 두드려 봅니다. 알아서 이해 하시길.

결혼 2년차인 흔해빠진 30대 아줌마임. 6살 연상의 그다지 경제적 능력이 뛰어날것도 없지만 그냥저냥 먹고사는데는 지장없는 남편이랑 무난하게 지내고 있다가, 눈속에 밖아넣어도 미쁘기만한 고슴도치 공주를 잉태함! 태명은 알x이.

흔해빠진 사연많은 중간과정은 생략하고, 16주 지냈음.
앞서 밝혔듯이 남편이란 작자는 그냥그럼. 여러가지 측면으로다가. 헌데 이런 결혼생활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은 희안하게도 시댁임. 시아버진 남편놈 어릴적 돌아가셨고 홀 시어머니에 시누만 셋, 근데 내가 전생에 독립투사 였었는지 시어머니 시누 셋 모두가 날개만 빠진 천사들인것임. 미흡한 아들/막냇동생 데리고 살아준다는것 만으로도 황송하단 분위기.타고나게 선량하고 온순한 사람들.
시누들은 고아나 진배없는 나를 친동생보다도 더 살갑게 대해줌.
나나 그들이나 왕푼수 수준의 외향적 성격에 초 낙관 주의자들! 허구헌날 모여서 술타령하는 사이임.시누의 신랑분들도 덩달아서 나를 물고빨고 함. 결론적으로 30년만에 손에넣은 행복을 만끽 중이었음.

문제의 그날도 언제나 그렇듯 술판중이었음. 멤버는 시누셋과 그 신랑분 한분.(물론 난 술대신 사이다 빨면서) 화두는 당연히 내 복중태아임.
공주입니다! 발표하자 그 곱창집이 떠나가라 환호성,그 담에 이름을 뭘로 질거냐 하기에 남편이 딸램이름은 묻고 따질것도 없이 무조건 이ㅇ율 로 하겠대요. 취향도 희안하네요ㅋㅋ 하자,, 나를 제외한 일동의 낯빛이 순식간에 흙빛이 됨.
이건 뭐 바보 멍청이라도 그 이름에 깊은 사연이 있으리라고 눈치 챌만한 상황.
추궁! 속없는 시누들, 하얗게들 질려서리 술술 불어댐. 내 남편놈과 장장 5년동안 동거했던 첫사랑 이름이 바로 이ㅇ율 이라고 함!!!

시누들의 말인즉슨,그 동거년 똘아이 중에서도 극상 똘아이 였다고 함. 그 속없이 사람 좋기만한 시엄마랑 시누들도 방방 뛰면서 반대했던 상황. 순진한 남편놈은 완전히 눈이 돌아가서 그 여자를 무슨 여신쯤으로 모시고 있었음. 헌데 하늘이 도운건지 어떤건지 그 여자는 교통사고로 급사했고 남편은 거반 미친놈이 되서 수년간의 정신과 치료와 요양을 하다가 요 근래 안정을 찾고 결혼까지 성공 했는데, 그 상대가 바로 나란말씀.

남편은 내 인생에 첫 남자임. 그맇다고 나란여자, 무슨 순정에 목숨거는 타입도 아님. 남편놈과도 끔찍하게 끈끈한 사이도 아니고 그저 덤덤하게 할일 해가면서 정붙이며 살아가는 흔녀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결국은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인네에 불과했던지, 온몸에 피가 꺼꾸로 솟아버림!
내 피와 뼈로 지은 내 딸에게 내 남편의 전 동거녀 이름을,게다가 비명횡사한 여자의 이름을.

과정 생략하고 그리하여 지금 가출해서 용평입니다. 변변한 친정도 없으니 그냥 찍어서 온데가 여기.
임산부 주제에 취해서 이러고 있네요. 비난받아 마땅하지요. 하지만 도저히 맨정신으론 못 버티니
이러고 있습니다.
참..애매하네요. 남편이 산사람이랑 바람난것도 아니니 법률상으로 하자는 전무한거 맞죠? 그런데도 용서는 아니되니 그냥 넘길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쩌면 좋을까요?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 조언을 얻고 싶어서요. 불쌍한 고아다 보니까 어디 물어볼데도 없네요. 유난히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생각나는밤 주저리 한번 해 봅니다.

-보 충-
http://m.pann.nate.com/talk/327882738

올해 8월2일날 제가 올린글 맞습니다. 컴을 잘 몰라서 아예 원글을 복사해다가 새로 올리고 거기다가 후기를 작성했습니다.어짜피 원글엔 댓글도 많지 않아서 이런식으로 한건데, 여러분들이 오해하시게 만들었네요. 죄송합니다.
원글에서 격려와 질책해 주신분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추천수57
반대수4
베플저런|2015.10.30 06:27
배움이 깊지않은 아줌마가 쓴 글 치고는 필력이 좋은데요~ 앞으로는 좋은일만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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