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갑자기 안하던 칭찬만 계속 해주는 와이프의 심리가 뭔가요...

끝인간 |2015.11.10 12:32
조회 86,202 |추천 360
주위에서 여성분과 이야기할 일이 거의 없어서 여기에 묻습니다...

와이프랑은 서로 싸움도 거의 없고 감정 상하는 일도 거의 없고 다 좋은데 사실 그렇게 서로 친하게 사는 느낌은 아니에요
서로 외로울 때 소개로 만났고 사귀긴 하되 아직 시간이 그리 많이는 안 흘러서 살가운 정이 덜 들었을 때 아이가 예정에 없이 생겨서 결혼했기 때문에
물론 당연히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니 결혼했지만 주위에서 흔히 보는 친구처럼 친하고 다정한 부부 느낌은 아닙니다 그럴 기회가 없었어요
아이가 벌써 여섯 살이네요

사실 제 와이프가 결혼하고 5년동안 칭찬이나 다정한 말에 엄청 박했어요 좀 심한 정도로
직장에서 점심 먹으면서 당신은 밥 먹었냐 맛있게 먹었냐 이런 걸로 전화하면
원래는 그래도 단답으로만 대답하는 사람은 아닌데 전화기 사이에서 적막이 흐를 정도로 단답하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제가 일할때 와이프가 먼저 저런 안부전화 하는 일은 없구요
그래도 좀 예정에 없던 결혼한 셈이기도 하고 와이프가 성격이 원래 과묵한 것도 있고 아이도 있으니 앞으로 살면서 노력하고 하면 되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친구들은 와이프한테 각자 멋있다 최고다 이런 말도 좀 듣는 것 같고
특히 부부동반으로 모인 날에는 꼭 경쟁하는 것처럼
원래는 집에서 안그럴 것 같은 칭찬이랑 애교들도 막 보여주는데 제 와이프는 조선시대 선비처럼 점잖게 앉아만 있으니까 좀 민망하기도 했어요 부럽기도 하고
사실 연애할 때도 딱히 잘생겼다 멋있다 말은 못들었는데 그거야 제가 안잘생기고 안멋있으니까 그런거겠지만
그래도 뭔가 와이프를 위해 뭐를 해줬을 때도 반응이 너무 없으면 좀 무안했죠 괜한 짓했다고 후회도 되고

얼마 전까지도 해도 계속 이런 식이었어요
카톡하면 확인은 바로 하는데 확인하고 두세 시간 뒤에나 '네' '아니요'로 단답하고
전화하면 '여보세요'도 안하고 그냥 숨만 쉬고 가만히 있어요... 얼른 용건이나 말해라 하는 식으로... 용건 말하면 전화 끝이구요
와이프가 모처럼 친구들하고 있을 때 잘 놀고 있나 궁금해서 전화하면 벨 한두 번 울릴 때 쯤에 전화를 끊어버려요... 그리고 나중에 전화가 먼저 오긴 하는데 첫마디가 '왜요'이거나 '친구들이랑 있는데 왜 전화했어요' 이거나...
같이 쉬는날 영화라도 보려고 빌려오면 자기는 극장에서 혼자 보는거 좋아한다고 해버리고

이랬는데. 갑자기 와이프가 저한테 칭찬을 우수수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따라 잘생겼네, 역시 정장 입혀놓으니까 사람이 달라지네, 기계 잘 다루니까 남자로서 너무 매력적이네, 운전 잘해서 감사하네, 가정에 충실해줘서 고맙네 등등...
이제는 제가 부러워하던 친구들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칭찬을 많이 받고 살고 있어요
벌써 한 2~3개월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안이벙벙해서 무슨 일이냐 무슨 심경의 변화냐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사실 와이프가 노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데 낭만 없이 그런거 물어보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친구들한테 한번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대체로 좋은 반응들이에요
남자가 갑자기 칭찬 시작하면 바람난 거지만 여자가 갑자기 시작하면 남자가 예뻐보이기 시작한거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고
뭘 고민하냐 니가 그렇게 바라던 상황 아니냐 바라던 상황 왔는데 뭘 또 고민하냐 이런 친구도 있고

사실 요즘 행복해요 갑자기 생기는 약속들까지 다 취소해가며 매일매일 집에 일찍들어가고
날마다 일찍들어가면 아내 식사준비 힘들까봐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포장음식 사가지고 들어가서 와이프랑 나눠먹고 그러면 와이프는 또 고맙다고 해주고
진짜 친구들한테 매일 물어봐요 나 꿈꾸는거 아니냐고 죽빵 한대 갈겨보라고
그러면 친구들은 사실 생각해보면 별 일도 아닌데 너 너무 오버해서 좋아하는거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행복한 것과 별개로 좀 낯설기는 해요 궁금하기도 하구요
와이프는 왜 지금껏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왜 갑자기 이런 모습을 저에게 보여주게 되었을까요, 그것도 엄청 많이...
저는 바뀐 즐거운 상황에 대해서 마냥 안심하고 행복해해도 되는 걸까요?
음, 저도 그동안 와이프가 리액션이 없어서 못해줬던 것들 다 해주고 싶은데, 와이프의 속생각을 물어보지 않고 저 나름대로 노력해도 되는걸까요? 아니면 와이프에게 기회를 얻어서 물어보는게 좋을까요?
와이프의 생각변화를 물어보는게 멋대가리가 없어보이기도 하고, 와이프를 의심하거나 감사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처럼 느껴지기고 해서 함부로 못물어보겠어요...

와이프가 제가 항상 아쉬움을 갖고 살던 것을 알고 이제 함께 노력하기로 결심한 것이면 좋겠어요 와이프 마음이 이거라면 저는 정말 행복할거고 잘 상의해서 더 잘해줄텐데요
사실 갑자기 변한 사람이라 심리가 궁금하고 낯설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행복한 걸보면 제가 얼마나 이런 분위기에 굶주리고 항상 바라왔는지를 알겠습니다... 제가 좀 못났나요
그래도 오늘도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어요...
추천수360
반대수3
베플28여|2015.11.10 16:43
아 그리고 왜 그러냐는 궁금증 대신, 아내분 안아주면서 요즘 그렇게해줘서 고맙다, 너무 행복하다. 나도 그만큼 잘할테니 앞으로도 이렇게 행복하게 알콩달콩살자고 해보시는것도 좋을거같아요 :)
베플|2015.11.10 12:40
와이프에게도 뭔가 깨달음의 계기가 있었을 꺼에요. 님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 혹은 자신이 그간 당신에게 너무 소홀히 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요. 글쓴이님 너무 좋아하시는 게 글로 느껴져서 저까지 기분이 좋네요. 앞으로도 계속 지금의 행복감이 유지되셨으면 좋겠어여♡
베플야생호랑이|2015.11.10 14:19
와이프도 부부사이의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노력하고있는것같아요. 좋은현상이네요. 백년해로하시길.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