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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외할머니 장례식에 가는게 잘못된건가요?

ㄱㄱ |2015.12.01 11:39
조회 47,464 |추천 106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여자에요.
남자친구랑은 3년정도 만났고 제가 4살 어려요.
정식으로 결혼을 약속하고 날잡고 한건 아니지만
남자친구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의도치 않게
남자친구 식구들과 저녁도 먹고, 왕래가 잦았어요.
그래서 어른들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 댁에서도 저를 딸처럼 생각해 주시는 것 같구요.
(물론 앞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면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요. )

사건의 발단은 남친(이하 오빠)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지병으로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갑자기 사고로.
연세가 많으셨지만 정정하셨다고 들었고
저는 딱 한 번 우연히 오빠네 집앞에서 마주쳐서 인사한번 드린게 다입니다.

나중에 자세히 들으니 차 사고를 당하셨고 병원으로 실려가실 때는 호흡은 남아있었지만 도저히 소생 불가능한 상태여서
심폐소생술 중단하고 호흡기 제거하여 보내드렸다고 하더라구요.

사고는 이른 새벽에 났고 오빠는 새벽에 연락을 받자마자 병원으로 가면서 저한테 울면서 전화가 왔더라구요.
이러해서 지금 병원에 가는 중이라고.
(그땐 아직 할머니 사망선고 전이라) 아직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상황이 심각한것 같다고.
나중에 다시 연락주겠다며.

다행히 주말이라 저도 일어나 씻고 아침먹고
일단 집에서 오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어느 병원인데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오니까
더이상 집에 있을 수가 없겠더라구요.

어쨌든 오빠네 어머님한테도 엄마인데..
엄마 잃은 고통이 얼마나 크실까 싶어서 위로라도해드리고 싶어서 병원으로 갔습니다.

가니까 이모님들이랑 삼촌분들로 보이시는 분들도 모여 앉아계시고 오빠네 어머님도 처참하게 울부짖고 계시더라구요.
저도 눈물이 나서 같이 울면서 안아드렸습니다.

어떡하냐고 우리엄마 어떡하냐고 울부짖으시는 모습에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오빠는 사망진단서 받고 사고 처리 때문에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제가 온것도 나중에 알았더군요.

장례식장이 정해지고 나서 어머님이랑 이모님 두분을 제 차에 태우고 장례식장으로 모셔드렸어요.
아버님도 "니가 와줘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그나마 온 정신이 남아있는 니가 조금만 도와달라" 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머님이랑 이모분들 장례식자에 내려드리고
뭘 도와드려야 되냐고 물었더니
집에가서 세면도구랑 담요 같은 몇가지 챙겨오는게 좋겠다고 주변에서 얘기해주시더라구요.
(이때도 오빠네 어머님은 계속 넋이 나가계셨어요)

그래서 오빠한테 집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오빠 동생이랑 같이 다녀오라고 그래서
동생 태우고 오빠네 집에 가서 이것저것 챙겼습니다.

오빠 동생도 남동생이라서 챙기는데 이것저것 빼먹더라구요.
그래서 스킨로션, 샴푸, 린스, 폼클렌징, 속옷 등등 조금 디테일하게 챙겼습니다.
그랬더니 오빠 동생 저보고 (저랑동갑. 친구처럼 지냈음) 니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어쨌든 좀 챙겨서 다시 장례식장으로 가니
다들 상복으로 갈아입고 앉아계시더라구요.

오빠네 아버님이 점심먹으라고 챙겨주셔서 오빠랑 오빠동생이랑 셋이서 점심 먹고
어머님 옆에 가니 또다시 저를 껴안고 막 우시더라구요.

한참을 우시더니 이제 좀 진정이 되신건지
뭐하러 왔냐고, 좋고 예쁜것만 봐야지 하시면서 또 우시는거에요.
그래서 조금만 같이 있어드리다 가겠다고
그랬더니 어머님이 저를 데리고 가족들 앞에 가셔서
정신없어서 인사를 못시켰네.
우리 큰아들 여자친구야. 라며 인사시켜 주셨습니다.
인사 하고 나니 저보고 여기 계속 있으면 불편하고 눈치보여서 일하게 될테니 그만 집에가서 편히 쉬라고 계속 보내시더라구요.

그래서 오빠랑 얘기해보겠다고 했고
오빠도 오늘 와서 아침에 도와준것만 해도 좋다고
나중에 영정사진 들어오면 할머니 얼굴만 보고
가라고 해서 1-20 분 기다려서 영정사진 뵙고
(절은 안했습니다) 인사드리고 나왔어요.


사건은 여기서 생깁니다.

그리고 다음날 일요일날 오늘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친구가 연락이 와서 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런이런 상황이라 지금 오빠네 장례식장에 가봐야 할것 같다고 했더니

갑자기 전화가 와서 저보고 미친년이라니 정신나간년이라니.. 정신차리라는 겁니다.
자기가 불쌍한 영혼 하나 구제해 주는 중이라고..
왜 결혼도 안했으면서 거길 가냐 제정신이냐
가서 종년 왔습니다 자진납세 할일있냐
니네 부모님 입장에서는 불효다 등등

사고 나자마자 엄마한테 말했더니
우리엄마도 너무 마음아파 하시면서 남친은 괜찮냐고, 남친어머니도 상심이 크시겠다며..
가서 얼굴정도는 뵙고 오는게 예의 아니겠냐고
남친이랑 먼저 얘기해봐라~ 하시더라구요.

그외에 친구의 막말은...
너무 휘몰아쳐서 기억도 안나네요.
그래서 가서 일도와주려는거 아니다 어머님 얼굴만 뵙고 위로만 좀 드릴겸 가는거다 했더니
뭐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그럼 반대로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우리 오빠가 와서 얼굴도 안비춰도 된단 말이냐고
했더니 남자랑 여자는 다르대요..
저도 태어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할머니랑 같이 살고있고
그래서인지 할머니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더 맘이 아팠던것 같아요.
제가 유독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강하거든요.

결국은 친구랑 대판 싸우고
친구가 카톡으로 네이트 판에 써봐라 다들 너보고 미친년이라 할거다 하길래 글 써봅니다.

정말 제가 미친년인건가요?

글 읽으시는 분들의 냉정한 평가를 위해서
최대한 사실적으로 자세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서 반찬나르고 상차리고 한적 없구요.
첫날 저랑 오빠랑 오빠 동생이 먹은 상 치우려고 들썩거리니까 이모님중 한분이 됐다고 손님은 앉아있으라고 해서 음료수 빈병 갖다 놓은게 다입니다.

제가 진짜 쌍욕을 먹고 못할 짓을 한건가요?
우리 할머니 장례식에 남친이 얼굴한번 안비추고
와서 우리아빠 손한번 안잡아준다고 생각하면
전 정말 온갖 정 다 떨어지고 싫어질 것 같은데..
역지사지 아닌가요..

하도 친구가 강하게 넌 네이트에 글 쓰면 희대의 호구년이 될거라고 얘기해서 살짝 두려운 마음에
변명아닌 변명들로 길어지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06
반대수14
베플ㅋㅋ|2015.12.01 15:33
잘하신거에요. 친구가 말하는 케이스랑은 너무 다르죠. 남친부모가 주도해서 여자친구를 종부리듯 시키려고 부른다던지 이런상황이 아니잖아요. 남친 가족분들 곁에서 많이 위로해드리고 아픔나누고 오세요. 결혼전 들락거리는거 분명 좋은일은 아니지만 개념이 있는 사람들에겐 괜찮아요.
베플ㅜㅜ|2015.12.01 13:50
아뇨 마음이 따뜻한 분이네요 왕래가 없었다면 안가도 상관없지만 왕래를 했다면 당연히 가는게 맞아요
베플참나|2015.12.02 00:29
남자친구 외할머니 장례식에 가는게 잘못된게 아니구요. 친구가 남의일을 자기일인냥 격분하고 이래라 저래라하며, 잘했다 잘못했다 판단하는게 잘못된거네요. 도대체 누구를 위해 그렇게 화를 내는 거래요?? 어쨌든 쓰니를 위한 마음은 안느껴지네요. 남자하고 여자가 다르다는건 또 무슨 논리인지 막무가내로 우기는 스타일이네요. 제 3자는 조언은 해줄수 있지만 그것도 선택하던 말던 님 자유인데 너무 쓰니를 컨트롤하려 하네요. 남이 장례식장 가는거 하나로도 이리 성화인데 앞으로 얼마나 간섭하고 이상한 소리와 자기 뜻대로 친구가 움직이지 않을시에 뒷담화를 얼마나 하고다닐지... 멀리 거리두고 님 하고싶은대로 마음편하게 사세요 ㅎㅎ 쓰니 친구분도 남을 바꾸려는 노력으로 서로 힘들게 만들지 밀고 본인이나 잘하세요.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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