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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옷

약 한달 전
학교를 가기 위해 지각을 할까 택시를 탄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갈색 털 조끼를 들고서요.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렸는데, 조끼를 두고 내린걸 재빨리 알아채고서 뒤 돌아 탔던 택시를 다시 쫒아갔습니다.
아저씨가 절 못 보시고 그냥 가시더군요.
그날 여기 저기 다 전화해보고 계산할때 카드로 했으니까 그거 조회로 기사아저씨 개인 휴대폰 번호를 알아낼수 있다기에 알아 내자마자 전화를 드렸는데 전원이 한참 꺼져있더라구요.
속 타는 마음에 문자로도 남겼습니다. 혹시라도 보시면 연락 꼭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전화가 왔더라구요. 다행히도 아저씨께서는 아침 일찍 탔던 저를 기억해주셨고 여차저차 상황을 설명드렸더니 다시 차에 가보신다고 기다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다시 아저씨의 전화를 기다렸고 한참 뒤에 또 한번 전화가 왔습니다.
그런 옷 없다고 하더군요.. 그 옷에 중요한 것이라도 들어있냐는 말에..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왜 병신 처럼 두고 내렸을까요. 왜 이렇게 덤벙대고 살까 제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났습니다. 다시 한번 중요한거라도 들었냐는 아저씨의 말에.. 그 옷 자체가 중요했다고 아버지의 유품과 같은 옷이라고 말을 드렸습니다. 한참 동안 말을 못 하시더니 아저씨께서 저보다 더 속상해 하시더군요. 그 뒤로 탔던 손님이 가져간 것 같다고, 요즘 사람들 이상하다고 하긴 주머니에 넣어놓은 자기 지갑도 빼가는 손님들 많다고 택시경력 25년이 다 되가는 동안에 샀던 지갑들만 10개는 더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시더니 아침에 내려주고 다시 쫒아오는 학생 못봐서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못 찾아 줘서 미안해요 하셨습니다.
다시 차오르는 울음을 꾹 참고 말했습니다. 아저씨가 뭐가 미안하시냐고 두고 내린 제 잘못이죠. 아저씨께서는 약 10분 동안 저를 위로해 주셨고 저도 괜히 수고 끼치게 해드린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던 옷이었는데. 그렇게 잃어버려서 참 속상합니다 제가 바보처럼 느껴지시는 분들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옷을 가방같은데에 넣어두지 않았다고. 그날 수업이 전공 실기 수업이라 가방을 가져갈 필요성을 못느꼈었습니다. 저는 그림 전공하고있는 회화과 학생이구요. 대부분의 그림도구는 과실에 다 있어서.. ㅎㅎ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그래서 제가 하고싶었던 말을 지금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 옷 가져가신 분.
잘 입고 계신가요? 아니면 맞지 않으셔서 버리셨나요?
여튼 잘 입고 계시다면 다행입니다.
그 옷 그래보여도 나름 토끼털로 만들어서 따뜻하고 비싼 옷입니다. 손빨래 하셔야 오래 입어요.
제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옷이었고 저도 좋아하던 옷이었습니다. 부디 잘 입어주시길 바래요.

긴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답례로 눈 정화 하시라고 직접 찍은 사진 몇장 올려드릴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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