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추가)적성에 맞지도 않는 교대 가게 생겼어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2015.12.19 15:52
조회 54,599 |추천 7

방탈 죄송해요. 여기가 사람도 많고 현명하대서요.

그만큼 많이 급한데 좀 도와주세요.

어쩌면 이미 상황은 종료된 건지도 모르겠는데 아무 것도 안 하기엔 너무 답답해서요.

 

지난 9월에 주변 사람들 눈치에 못 이겨 교대를 세 군데나 넣었어요......

적성엔 전혀 맞지 않았는데 성적이 많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

어차피 떨어지겠다 생각하여 넣은 게 화근이었어요.

한 군데는 1차에서 떨어졌어요.

나머지는 떨어진 데 보다 높아서 그것들도 떨어지겠거니 생각했죠.

근데 진짜 예상치 못 하게 두 군데가 1차에서 붙고 면접 날이 애매하게 겹치는 바람에 그나마 나은 곳을 가서 면접을 봤어요. 근데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았는지 면접도 별로 잘 보지 못 했어요.

남들보다 말도 버벅이고, 조리성 있게 말한 것도 아니고요...

당연히 떨어질 거라 생각했어요. 떨어지길 바랐어요......전 정말 적성에 안 맞았거든요.

결과는 떨어졌고 예비번호를 받았는데 50번대 후반이라 정말 당연히 떨어지겠다 생각했어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제 예비번호까지 빠진적은 없었거든요.

근데 2차에서 덜컥 붙어버렸어요. 진짜 세상이 핑 도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 이러면 내 계획이 망가지는데'였어요.

전 따로 관심사가 있고 정말 진심으로 그쪽으로 나가고 싶었어요.

제가 만약 따로 관심사가 없었다면 왜 굳이 교대를 마다하겠어요.

적성에는 안 맞아도 딱히 다른 관심사가 없는데요.

근데 전 정말 공부하고 싶은 학문이 따로 있고 그쪽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싶었어요.

그쪽 분야에선 주위 친구들도 절 칭찬할 정도로 잘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렇게 교대에 붙어버린 이상 전 꼼짝없이 교대에 가게 생겼어요.

정말 암담하고 슬플 뿐이에요. 지금까지 서울 소재의 상위권 대학을 하나 붙어놓은 상태지만

(그곳 붙었을 때 너무 기뻤어요)

이젠 그곳을 포기하고 교대에 등록을 해야하는 상태까지 왔어요.

부모님께선 교대를 열렬히 희망하고 계세요. 주위 친척분들과 친구분들께도 모두 말씀드려놨대요.

전 이럴 수록 부담이 커지고 너무 거부감이 들어요.

이런 엄마를 실망시켜드리기는 싫어서 그냥 교대에 가기로 마음이 돌아가는 제가 싫어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혼자 제 관심사를 공부하고

큰 대회에 나가서 대상까진 아니지만 나름 큰 상도 받았어요.

고등학교 와서도 원서 쓸 때까진 다른 길 보지 않고 제 관심사에만 주력했고

그쪽에서도 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을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제는 모두가 제 관심사를 무시해요.

그건 나중에 취미로 하라고...그쪽 계열은 취직이 힘들다고요.

교대는 취직이 보장되어 있고 후에 안정적이게 살 수 있으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요.

어른들의 말씀, 정말 잘 이해해요. 제가 잘 살고 편안하게 살길 원하셔서 그러시겠죠.

근데 저는 적성에 안 맞는 교대에 가서 임용고시를 보고

3~40년간 교사를 하며 지내기는 싫어요. 정말.

초등 임용고시도 만만한 게 아니고 전 머리로만 뭘 할 줄알지

체육이나 음악, 미술 이런 건 잘하지도 못해요. 아, 전 수학도 못해요...

가면 열심히 할 자신은 있어요. 지금까지 성실하게 잘 해왔거든요.

항상 전교10등안엔 무조건 들고....

일단 가면 열심히는 하겠지만....전 자신이 없어요....제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저는 취직은 보장 되어있지 않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

힘든 과정도 저는 즐거울 것 같아요. 이대로 교대에 가기엔 전 너무 억울하고 싫어요.

그런데도 상황이 교대를 피할 수 없다보니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교대를 가려고 하는 제 자신이 실망스럽고요...지금 이런 마음을 가지고 교대에 가면 분명 후회하겠죠?

저는 사실 애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애들이 막 떼쓰면서 우는 걸 보면 눈살 찌뿌려지고

그냥 애들이 막 산만하게 뛰어노는 것도 시끄러워서 싫어요...

고등학교 동아리를 초등학생 멘토링을 했었어요. 초등학생 멘토링을 원해서 그 동아리에 든 게 아니라 멘토링을 하는 과목이 제가 좋아하는 거였어요. 그 분야를 다루는 동아리가 그것 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또 학교에서 지원을 많이해주는 동아리래서 그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는데

격주마다 한 번씩 초등학생들을 가르칠 때마다 보람을 느끼지 못했고 하기 싫다고 뻐기는

아이들을 보면 진짜 의욕도 빠지고 저도 하기 싫었어요. 근데 스펙 때문에 참았고

졸업하면 이 짓도 끝이니까 끝까지 참았어요. 멘토링을 준비하는 과정도 짜증났어요.

제가 수업을 진행해야하니까 동아리에서 회의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그 과정도 피곤했고 내가 교사가 될 것도 아닌데 왜 이런 활동을 하나 항상 행각했어요.

절대 저는 아이들을 상대하는 직업은 못 가지겠다, 아니 안 가지겠다 라고 매년 생각해 왔는데

평생 그런 직업을 가지게 생겼네요...그리고 제가 체격이 많이 작아요...요즘 초등학생 5~6학년만 되어도 저보다 큰 애들이 많아요.

(키는 152~3cm입니다. 원래 간당간당하고 썼는데 댓글에 키 가지고 태클을 거셔서 수정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애들한테 많이 무시를 받을 것 같고 그런 상황에선 저 역시 애들을 따끔하게 혼낼 수 있는 성격도 되지 못해요. 하루종일 초등학생들을 상대하는 것도 너무 힘들 것 같아요.

동아리 멘토링은 단 2시간 정도 뿐이었는데 진이 다 빠질 정도로 힘들었어요..

근데 제가 초등교사가 된다면 6시간 정도를 그런 일을 해야하는데

과연 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저 그냥 주위에 떠밀려서, 눈치로, 제 적성에 맞지 않는 교대 가는 게 맞을까요?

교대에 붙었지만 기쁘지 않아요. 하나도...오히려 지방대에 가지만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제 친구가 더 부러워요.

 

아 참, 부모님과 충분한 상의를 거쳤는데도 엄마께선 끝까지 고집이세요...
다른 대학교에 추합이 되지 않으면 무조건 교대에 가라하시네요.
이제 더 이상 말씀을 드리는 것도 무의미 하다고 느껴져요.
그냥 제 의견 따윈 없으세요. 이대로 그냥 가게 생겼네요.
이제 제 인생 교사로서의 삶을 위해 살아야겠어요.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슬퍼요.
남 부러울 것 없는 성적에, 주위 촉망에, 친구들이 부러웠던 적은 없는데 이젠 자신에게 맞는 과를 가서 공부하게 되는 친구들이 미치도록 부러워요. 

넌지시 사람은 원하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말씀을 드려도 전혀 흔들림이 없으세요.

이건 엄마의 문제가 아닌 한국 사회의 문제 같네요.
요즘에 좋아하는 걸 하면서 안정된 직업을 가진 이는 적고
차라리 적성에 안 맞더라도 안정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봐요.
제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이나요..
제가 그 안정된 직업인 교사를 하면서 과연 중간에 다른 길로 바꿀지의 여부는 저도 모르겠어요. 전 사실 남의 눈치를 엄청 보거든요. 싫어도 싹싹한 척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지 못해요. 그래서 교사의 길로 한번 들어서면 돌이킬 수 없을까봐
그게 가장 걱정이 돼요. 지금으로선 거의 저도 이 상황을 포기했어요.
부모님만 좋아하시죠, 뭐. 다만 걱정 되는 건 제가 임용고시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참 의문이네요. 교대 나와서도 몇 번의 차례 끝에 겨우 붙은 사람이 있다는데
저도 그런 케이스가 될 것 같아요. 아무튼...중학교 때까지 제 관심사를 위해
해왔던 노력이 너무 아까워 죽겠고 이 길을 버려야 한다는 게 괴롭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네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다른 학교 추합을 기도하고 있는 것 밖엔 없네요.


+)제가 가장 높게 쓴 대학교에 추합을 기다리는데 (서성한 라인)

그 대학에 붙으면 교대를 안 가도 좋다는 부모님의 허락을 겨우 받았어요.

근데 거의 가망이 없다고 보시면 되고 현재로썬 한국외대에 붙어있는 상태예요.

전 한국외대 정말 좋은데 엄마는 여긴 절대 안 된다 하세요.

최악의 상황으로 저, 추합이 되지 않으면 교대에 가야해요.

 

+)+)이 글이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많아봤자 댓글 20개 정도 달리고 금방 묻힐 줄 알았는데

욕을 하시는 분들, 따끔한 충고 해주시는 분들, 위로 해주시는 분들, 응원해주시는 분들

하나 같이 정말 감사합니다. 욕을 먹는다는 건 그만큼 제가 잘못했다는 거고 저도 제 잘못 알아요.

제 꿈을 위해서 소신껏 행동하지 못한 점이 나중에 많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저도 두려워요.

애들을 싫어한다고 해서 애들 앞에서 드러내지는 않아요. 드러내면 진짜 쓰레기죠. 

멘토링 할 때도 애들이 저 잘 따르고 좋아했으니 교대 가서 실습할 때나 정말 교사가 돼서

애들을 가르칠 때나 상황은 비슷할 거라고 봐요. 저도 적응을 하고 어쩌면

나중에라도 적성에 맞아서 만족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제가 댓글에도 썼다시피

교사란 직업에 나중에 만족한다고 해서 제 원래 꿈을 잊게 해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때 가면 또 말이 달라져서 '난 이제 예전 꿈 같은 건 생각 안 나고 교대 온 걸 굉장히 감사하게

여긴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죽기 전엔 생각날 것 같아요.

 

사실 저, 엄마 그렇게 설득해보려고 안 했어요.

옛날부터 저는 그냥 엄마 말이면 잘 들었어요. 엄마 말 듣는 게 저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했고

가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도 속으로 불평만 했지 결국엔 다 들었고

그거에 관해서 엄마한테 좀 만 나를 위해서 조정해주면 안 되는지에 관한 것 조차 말 안 했어요.

어차피 안 될 걸 알기에 저도 그냥 포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냥 이게 내 인생이니까,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이런 생각들로 버텼어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화는 나고 억울한데 굳이 제가 엄마를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어차피 안 될테고 무의미한 짓이란 걸 아니까요.

지금껏 엄마한테 부당함에 대해서 큰 소리를 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지금까지 이렇게 자라온 게 문제였네요.

이런 절 굉장히 답답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제 친구도 그랬어요.

넌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냐고...좀 널 위해 뭣 좀 해봐라, 네 생각 정돈 말할 수 있지 않느냐, 이건 공부와는 별개다...이렇게 말하더군요. 맞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오지랖이라 생각하고 넘겼어요.

사실 이 일이 터지기 전까지 저는 제 소신껏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공부'에만 한정된 말이었어요.

마음 아프지만 제가 자처한 일이니 제가 짊어지고 갈게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제가 내신과 스펙이 좋아서 한국외대에 붙은 걸

'수시의 폐혜'라고 말씀하신 분께 한 말씀 드리고 싶네요.

어젠 제가 너무 심란해서 욱하는 마음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나도 나대로

내신 열심히 관리하고 스펙도 열심히 쌓았는데 그게 어떻게 폐혜냐, 내 노력을 하대하지 말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말에 대해서 사과드려요. 맞는 말이에요. 저 정시론 인서울 못하고

한국외대 쳐다보지도 못 하는데 학교에서 성실한 거 하나가지고 붙은 거 불공평하죠.

교대도 마찬가지지만요. 이제 저 교대 가면 수능에서 거의 다 1등급 맞고 들어온 애랑

경쟁해야하는데 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무튼 모두들 감사하고 댓글 다 읽어보고 있어요.

아직 좀 마음이 우울해서 대댓글로 말씀 전하지 못하고 이렇게 본문에 쓰네요.

나중에라도 마음에 와닿는 댓글 있으면 대댓글 달게요.

 

감사합니다.

 

추천수7
반대수87
베플핫식|2015.12.19 22:03
뭘 이렇게 구구절절이 써놨어. 니가 그럼 왜 원서를 썼어? 진짜 웃긴애네 ㅋ 교대를 쓰지나 말던가. 너가 붙어서 사치스런 고민하고 있을때 다른 애들 생각은 안하냐? ㅡㅡ 가기 싫음 가지마 하지만 넌 4~5년 뒤에 미.친.듯.이 후회할 걸? ㅋㅋ 방학있고 월급받고 60까지 일자리 보전되는 직업이 어딨냐?? 니가 의대 약대 치대 붙은거 아님 교대추천ㅋ 그리고 부모님이 등록금 대주는거니 부모님 의견도 좀 들어. 니가 교사질 해보지도 않고 적성에 맞니 안맞니 하는것도 웃기고ㅋ 그냥 니가 뒷일 생각안하고 원서 넣은것부터 너무 한심해 ㅋㅋㅋㅋ
베플ㅅㅎ|2015.12.19 17:13
현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통,번역사는 요즘 외국에서 살거나 공부하다 오거나, 태어난 사람 오지게 많아요. 외무고시 같은것도 외교관 자녀들이 많이 붙는데, 어린시절부터 언어뿐 아니라 외교예절같은것들이 몸에 밴 애들 수두룩해요.그리고 님이 수능에서 제일 잘하는 영역이 국어인데 그마저 2~3등급이라...영어는 그럼 더 못한다는 얘긴데...저도 학생때 국어따로 공부안했지만 1등급이었고, 언어감각 뛰어난 친구들도 따로 공부안해도 왠만하면 1등급 나왔어요. 본인 언어감각 다시한번 점검해보시구요( 좋아하는 것과 그걸로 생계를 꾸려간다는건 큰 차이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교대나온다고 다 교사할필요는 없다는거예요. 그냥 4년간 공부하고 자격증하나 따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대학가면 남는 시간 천지니까 본인 꿈을 위해 매진하시는것도 괜찮을 듯요. 나중에 통번역 대학원 진학도 괜찮을꺼고...지금은 경제적 문제도 있고 아직 어려서 부모님뜻 거스르기 힘들지만 몇년 지나면 님도 여물어서 가능한 날이 오겠죠. 교원 자격증 가지고만 있고 님 꿈을 향해 매진하다가 나중에 서른 훌쩍 넘어서도 자리 못 잡으면 기간제 교사를 하던지 임용을 치던지 그때가서 써먹어요. 안전망 하나 있다고 생각하시구요.
베플|2015.12.20 00:22
국어2 영어3정도에 내신좋아서 교대 한국외대 붙다니 진짜 수시의 폐해다,,,,진짜 내가 공부한게뭐지싶음 공부 못하는지역가면 되나?
찬반|2015.12.20 05:49 전체보기
교대 넣었다가 떨어졌는데 이 글 보니까 너무 화난다. 물론 쓰니가 잘못한 건 없지만 이런걸 꼭 여기 올려야겠냐. 진짜 너무 억울해서 눈물나려고한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