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내 생각 했습니다. 동물도 좋아하고, 아기 생기기 전까지는 항상 주말마다 나가서 유원지 가고 ...아기 태어나고 나서도 기념일이면 꽃이랑 선물 사오는 사람이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 안했습니다. 화가 나서 이혼 생각도 했지만 아직 걸음마 겨우 하는 애를 맡길 곳도 없고...당장 엄마로써 제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는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생활비 이야기가 많던데...제가 알뜰하게 생활하는게 몸에 배였어요. 남편이 얼마면 충분하냐고 물어봐서 제가 200만원이면 넉넉하게 생활한다고 한거에요. 공과금, 핸드폰비, 보험비는 남편 통장에서 바로바로 나가고요...200만원은 순수하게 먹을 거, 생활에 필요한거, 아들한테 들어가는 것 등등 제가 장보면서 사는데 쓰는 돈이에요. 남편 수입은 항상 똑같지는 않은데 최소 월 3천은 번다고 알고있어요. 남편이 딱히 수입을 오픈하는 편이 아니에요. 전 월 200도 제가 결혼 전에 하던 생활에 비하면 되게 넉넉한거였는데 다들 겨우 200이냐는 반응이어서 너무 놀랬네요...)
남편은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다정하고 관대한 사람인데도 한번 돌아서면 진짜 매정해요...신혼 때 남편 여동생, 저한테는 시누이가 어린 나이에 사고를 쳐서 임신을 했대요. 시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시어머니는 연금 타서 생활하는데 도와줄 형편이 안되시니 남편한테 전화를 했어요. 남편은 전화 받고 하는 말이 내가 그 남자 좋은 놈 아니라고 만나지마라고 했는데 내 말 무시하고 이제와서 나한테 손 벌리냐며 칼같이 돌아서더라고요. 도와주자고 그 후로 몇번을 말해도 싫다...쌍둥이에 시누이 내외까지 넷이 단칸방에 사는데도 만원 한장 도움을 안주는 사람인데 제가 이혼하자고 하면 위자료를 내줄 사람이 아니에요.
남편 퇴근하고 차라리 나한테 전화를 하지 당신은 아들 걱정도 안되냐 했어요. 남편이 난 그냥 애가 너무 귀찮게 굴고 서류를 찢길래 보고 있으면 화가 나서 내보낸거야. 장식품 안건드리게 한건데 왜그렇게 화를 내? 이랬어요. 당신 같으면 의사표현도 못하는 어린애를 그 조용한 거실에 나 올 때까지 가둬놓고 애가 그렇게 눈물 범벅이 돼있는데 엄마로써 화가 안나냐고 소리를 질렀더니 절 빤히 보더니 화났으면 미안해. 이랬어요. 그러지말고 우리가 아들을 하루이틀 키우고 말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보고 대화하자고 했더니 뜸들이다가 하는 말이 자기는 아들을 원하지 않았대요. 임신이라고 제가 전화했을 때 바로 지우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들떠하는 제 목소리에 차마 그 말이 못 나와서 그냥 삼켰대요. 결혼 전에 아이는 둘 정도 가지자고 이야기했었어요. 그렇지만 자기는 아버지가 될 자신이 없었고, 적어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지고 싶었대요.
그 말을 듣는데 숨이 턱 막혔습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니까 남편이 어제 나는 진짜 참았어. 몇번 타일러도 계속 서류를 어지르기에 큰소리 냈는데 애가 울어서 당황스럽고 시끄러워서 내보낸거야. 당신이 화났으면 사과할게. 앞으로는 당신 어디 나갈 일 있으면 미리 아줌마 구해놓고 나가. 이랬습니다. 그래도 당신 아들이야 한마디 했더니 내가 사랑하는건 당신이지 저 애가 아니야. 난 당신이랑 가족이 되고 싶어서 결혼한거야 여보 이 한마디 하고 저녁도 안먹고 서재로 들어가버리더라고요. 임신했다고 말한 날 꽃다발 들고 와줬고, 입덧 하는 내내 아줌마 불러 써주고 옆에서 자상하게 챙겨줬습니다. 휴일 날마다 나가서 아들 방이며 아기용품 미리 사는데 군말 없이 따라다니면서 챙겨줘서 저 정도로 아이를 싫어할 줄 몰랐어요....
앞으로 아줌마도 조금씩 써가면서 남편 몰래 학원도 다녀보고 경제력을 키울 생각입니다. 최대한 아이한테 제가 더 신경쓰고 키우려고요....혹시라도 남편이 애한테 손찌검을 하거나 때리는 일이 생기면 바로 이혼할 생각입니다. 저한테 다그쳐준 댓글 덕분에 정신 차렸네요. 상담으로 고쳐질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의사소통이 잘 되고 아빠가 자기를 안 사랑한다는걸 느끼고 상처받기 전에는 상담을 통해 고치던가 차라리 이혼하던가 선택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