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옆집 거지썰을 보고 쓰는 옆동 완전체썰

흐핳ㅎ |2016.02.08 05:42
조회 2,154 |추천 0
잠이 없어져서 음슴체 쓰겠습니다.

톡베에 옆집거지와 절교했단 글을 보고 비슷한 일을 겪어서 풀어봄

본인은 원래 결혼 전부터 혼자 뭐 하는거 좋아함
그리고 친구를 원래 좁고 깊게 오래 사귀는 편임
친구들과 만나도 소수로 만나거나 따로 만나는 거 좋아하고
여러명 단체로 모이는 그룹은 내가 가장 믿는 딱 두 개뿐임
그건 결혼 후에도 변하지 않음
결혼 후엔 남편 베프들 부부동반모임이 추가된 정도?
사람의 사귐에 대해서는 본인 성향이니 취존 부탁드림

내가 가장 믿는 그룹 중 하나는 반 이상이 애엄마들이고
남편 베프모임도 와이프들이 다 애엄마들이라
나는 충분히 애엄마 친구들이 많았고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언니들 몇몇이 다 애엄마였기 때문에
주고 받는것도 많고 정보도 많이 얻고 도움도 받았음
본인은 신세지면 반드시 갚는 것이 원칙이고
내가 못받고 조금 손해볼 지라도
내 사람들에겐 잘 해주는게 인생의 낙이라
소수의 지인들에게 베풀고 또 그만큼 돌려받는 것만으로도 행복함

서론을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애엄마라서 무조건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를 두고 싶어서임

작년에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옴
관사나 기숙사가 아닌 형태의 정식 아파트 생활은 거의 처음이라
인간관계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느냐가 제일 고민이었음
친정도 다세대주택이었지만 우리집이 건물주였고 집이 싸서 오래들 사니까 문자 그대로 이웃사촌이었는데
아파트는 너무 달라서 얼떨떨했음

이사 후 한달은 집순이였음
연고도 없는 동네인데다 친정은 서울 도심 한복판이었는데
시댁은 좀 한적한 동네라 지하철역도 차타고 20분은 나가야하고
버스 노선도 좀 불편해서 차없는 뚜벅이는 힘들었음
게다가 외출을 꺼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자제분께서 유모차 이용을 매우 꺼려하심
돌 무렵이었는데 유모차 이용을 거부하신다는건 큰 무리였음
하지만 억지로 트라이하다간 아동인신매매범을 만들어버리므로
9에서 10키로에 육박하는 상전을 허리가 부서지도록 힙시트에 앉히고 다녔음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가 더 편했던거 같음
이제 걸어다니니까 통제도 안됨 ㅠㅠ)

하루는 집순이를 하다 너무 답답해서 밖(이라고 해봤자 아파트 놀이터)에 바람쐬러 나옴
그때만 해도 자제분께서 잡고 서서 한발짝떼기를 맛들릴때라
놀이터 벤치에 내려놓으니 엉덩이와 무릎과 손을 더럽히며 벤치청소를 하고 다님

한 엄마가 유모차를 오락가락하며 날 보더니 몇개월이냐고 물어봄
원래 애엄마들 대화는 다 그렇게 시작됨
우리 자제분이랑 비슷한 개월수였음
애가 유모차를 안타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도 그런 친구 있다면서 말을 틈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가 말이 조금 맞는듯 한지 먼저 번호를 가져가심

그때 번호를 가르쳐주지 말았어야 한다는걸 너무 늦게 깨달았음

그날부터 그분 카톡이 거의 매일 오는데
처음엔 나도 조금 설레였던게
우리 시엄니 맨날 예전 사시던 아파트 위층 언니랑 만나 아직도 친하게 지낸다고 자랑하실때마다 조금 부러웠던터라
나도 그런 사람이 생길수 있겠구나 싶었음

하지만 그건 너무 성급한 기대였음. 이제부터 썰 품

어느날 갑자기 밤 7시쯤 동네 공원으로 운동을 가자고 톡이 옴
나는 원래 자제분을 안고 낮에 내내 돌아더니기 땜에 충분히 운동이 되었지만 남편이 항상 퇴근이 늦어 심심하던 터라 그러자고 함
잠시 뒤 그분이 유모차를 끌고 나타났는데 그 옆에 그분의 첫째님도 같이 매달려 옴
뭐 같이 운동하겠다고 해서 데리고 나왔다는데 별 불만은 없었음

본인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혼자 뭐 하는거 좋아하는데
집에서 먹거나 바르는거 뚝딱뚝딱 만드는게 취미임
첫 데이트(?)인데 빈손으로 나가기 뭐해서 간식이랑 직접 만든 애기화장품 들고나감
그분은 빈손. 자기들 마실 물만 들고옴. 뭐 별로 상관 없었음

운동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그분네 첫째가 현자타임이 옴
괜히 왔다며 힘들다고 난리가 남. 난 그게 매우 걱정되었음
그분은 토크에 심취해서 애가 그러든 말든 거의 신경 안씀
애가 토라져서 동생 유모차 끌고 막 s자 주행을 하고 밀었다 당기고 난리가 나니 동생이 우는데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는데 애는 이미 저만치 가버림
내가 쫓아가서 첫째한테 동생이 우니까 이러지 말자고 겨우 달래서 유모차와 동생을 안정시키고 뒤에 그분 달려옴

이 단계에서 나는 이미 운동에 대한 의욕 상실함
하지만 그분은 자기 돌잔치 앞두고 다이어트 해야한다며 뭔가 아쉬워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사실 낮에 많이 걸었다고 앞으로 차차 계획세워 하자고 함

그리고 집에가서 씻고 잘준비 하는데 자기가 폐끼쳤다며
내일 아침 일찍 만나 모닝커피를 하자고 함
나야 뭐 자제분이 잠이 얕아 일찍 일어나니 대환영이었음
게다가 커피는 본인이 쏜다해서 알겠다고 함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충 준비하고 놀이터로 나감
커피 준비한다길래 같이 먹으려고 빵이랑 쿠키도 싸감
나오겠단 시간이 다 되도록 안나오더니
시간 좀 오바해서 헐래벌떡 나오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메임
나는 나 만나러 나오면서 저리 신경쓴건가 하고 대충 하고 나온 나 자신이 부끄러웠음

근데 오자마자 하는 말이 나를 좀 혼란시켰음

"아 어떡하지.. 나 오늘 오전에 좀 일찍 영화보기로 약속 한 거 있는데.. 우리 커피 마시고 가면 딱 될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시간이 조금 촉박하네.. 이게 나 혼자 가는게 아니라서.."

하고 보니 뒤에 그분네 첫째또래의 아이와 그 엄마가 같이 계심

아니 이게 무슨소리요
이중약속이라니 아침부터

준비한다는 커피도 보온병에 믹스랑 얼음타서 인당 종이컵 반잔 나올정도? 그걸 엄마 셋이 나눠마셨으니.. 그것도 급하게.
그래도 준비해 간 거 버릴 순 없어서 영화보면서 먹으라고 그분이랑 같이 영화본다는 분 싸서 보냄

이때부터 뭔가 잘못되어간단 걸 느낌
맨날 뭐하냐고 물을때마다 나한테만 그러는 건 줄 알고
엄청 친화력 좋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렇게 단체로 보내서 그 다음날 일과 정하는게 그 분 일이었던거 같음
가끔 길에서 만나는데 혼자 있던 적이 한번도 없었음
게다가 자기 지금 이 엄마들이랑 어디 가는데 너도 갈래? 하며 날 자꾸 끼우려 하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 많은거 안좋아함
문센가서도 꿋꿋이 수업만 받고 옆에 앉은 엄마애기랑 웃으며 인사하는게 전부임
그리고 그분 카톡으로 맨날 나한테 지금 어디냐 같이 뭐 하자 그러는데 본의 아니게 그럴 때마다 자제분 데리고 시내 외출했거니 시댁갔거나 둘중 하나여서 매번 거절하는 상황을 만들었음
덕분에 나는 맨날 혼자 뭐 잘 하고 돌아다니는 엄마가 됨
물론 맞지만.
그냥 그럴 때마다 이 엄마는 혼자 애 데리고 나가는게 힘든가 하는 생각을 하며 넘어갔음

아무튼 그렇게 벙찐 아침을 보내고 집에와서 한숨 더 잠

몇 번 그렇게 껄끄러운 만남을 겪고 나니 가까이 하기 망설여졌음

그리고 내가 정말 이 사람을 멀리 해야겠다 라는 계기가 된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남

어느날 카톡으로 자기가 첫째땐 자기 손으로 키울 상황이 아니었던지라 몰라서 그러는데 나한테 이유식 어떻게 하냐고 물어봄
난 마스터기 쓰고 조금씩 재료 바꿔서 3일치 분량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고 꺼내서 덥혀줬다고 대답해줌
근데 돌 지나자마자 밥을 먹기 시작해서 요즘은 편해졌다고 했음

그리고 이 질문과 이 대답은 처음 만날때부터 절교를 결심할 때까지 무려 세번을 더 물어보고 답함

그만큼 내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을 깨달았음

마지막으로 저 질문을 했을 때 내가 처음으로 근데 이유식은 왜요? 라고 반문함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육아카페서 애엄마들끼리 이유식 품앗이 한다는 글을 봤다며...

그니까 그 말은.. 지금 나랑 이유식 품앗이 하자는건가...
내가 우리 자제분 우리랑 같이 밥먹는다고 처음 같이 운동할 때부터 말했는데..
지금 나보고 이유식 품앗이를 하자고 하려고 그랬다는 건가..

그때부터 내 쌓였던 분노가 폭팔함

운동도 혼자 못해서 애들 둘이나 달고 나와서 나랑 같이 하자고 하면서 민폐를 끼치더니
맨날 엄한 타이밍에 뭔가 같이 하자고 하면서 날 거절쟁이로 만들더니
자기는 이중약속까지 잡아가며 혼자선 잠시도 안 있으려고 하고
이젠 완료기 넘어선 나한테 애 이유식까지 같이 하자고 하시겠다?

나이도 나보다 훨씬 많았는데
진짜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어져서 그 뒤로 카톡 안읽씹 함

근데 진짜 날 어처구니 없게 한 건
그 뒤로도 약 석달동안 잊을만 하면 한번씩
뭐해? 뭐해요? 지금 뭐해? 내일 약속있어요? 하며 카톡을 보낸다는 거
말투도 일정치 않고 내가 안읽씹을 해도 모른다는건
저게 나한테만 보내는 게 아니라는거고
매일 저기에 걸린 엄마들과 약속을 잡는다는 것이겠지

결국 나는 핸드폰을 바꾸면서 그 엄마 번호를 지웠는데

둘째를 갖고 안정기까지 또 집순이를 하던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옴

택배인줄 알고 받았는데 그분임

나보고 이사간 줄 알았다고 함
몸이 안좋았다고 당분간 친정있는다고 하고 번호 차단함

우리 층 호수 말 안해준게 참 다행인 것 같았음

경우에 따라 내가 예민하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인간관계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나로써는
그렇게 도구처럼 심심풀이 땅콩처럼 취급받는게 썩 기분좋지 않았음
사람의 사귐은 취존이지만 무슨일든 내가 당하는 건 기분나쁘고 싫음

지금도 밖에 나갈 때마다 그분 마주칠까 두려움
사실 내가 두려울 건 없는데 엄한 사람 쌩까는 나쁜년 되긴 더 싫음

그냥 전세계약 끝날때까지 세탁소 아저씨랑 아파트 근처 슈퍼 사장님과 친하게 지내는 게 나한테 도움될 것 같음

긴 글 읽느라 고생들 하셨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