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21살 학생입니다
학생이라고 말하기 좀 뭐하네요 대학을 안다니니깐요
그냥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딱히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딱히 털어놓을 상대가 없어서 여기에 익명의 힘을 빌려 글 써요..
그냥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한거 같아요 친구들도 그렇고 제 주변 지인들도 그렇고 사실 깊게 보면 저보다 더 심각한 사람들도 있을텐데 말이죠
제 얘기를 하자면 그냥 예체능으로 작년까지 재수를 했는데 최종합격은 못받고 고3때부터 익숙하게 봐왔던 예비번호만 받고 절대로 빠지지 않는 번호이기를 알기에 수시까지만 보고 수시2차나 정시는 안봤어요. 그냥 여태까지 제가 한 분야에 쏟아부은 돈과 시간이 아깝고 또 재수를 시작할때에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기대 그리고 격려를 받고 시작했기에 결과과 좋지않아서 관뒀어요 그렇게 작년에 대학입시를 포기하고 그냥 무작정 알바부터 시작했어요 알바 시작하고 한달 두달 세달 까지는 괜찮았는데 이번달 부터 뭔가가 회의감이라고 해야하나 누굴 위해서 내가 알바를 하고 돈을 벌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더군다나 전 혼자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요 부모님이 지방에 계신건 아니고 일 때문에 작년 3월 말에 해외로 가셨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네요 그렇다고 제가 동네에 친구가 없는것도 아니에요 제가 자취하는 동네에서 중고등학교를 다 나와서 마음만 먹으면 친구들이랑 술 마시면서 놀 수도 있어요 근데 어느순간부터 친구들이랑 놀면서 술을 마셔도 예전처럼 즐겁지가 않더라구요 몇일전 간만에 친구들 무리가 다 모여서 술을 마시는데 마셔도 초반에는 즐겁다가도 중간에 진짜 재미없다..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구요.
저 빼고 친구들은 다 대학을 다니고있고 저처럼 학업을 포기하고 일하는 친구들이 없거든요 그렇다고 제 집 상황이 안좋아서 제가 부모님한테 금전적으로 도움을 못 받는것도 아니에요 근데 진짜 제 마음속 한구석에서 우울감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왜 이러고 살지.. 라는 회의감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나이도 나이인지라 제 친구들도 하나 둘씩 군대를 가더라구요. 전 공익판정이라서 최대한 제가 젊은 나이에 할 수 있는걸 다 하고 갈려고 미루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여태까지 일만 한것도 아니에요 혼자다니는걸 어렸을때부터 좋아해서 작년이랑 이번년도에 해외도 혼자다녀오고 한국에 있는 물좋고 산좋은 곳도 다녀오고 했는데도 여행하는 그 때뿐이지 다시 집에 돌아오면 뭔가가 허전하더라구요.
그래서 뭔 내 외로움을 채워줄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 무언가를 모르겠고 그냥 끊었던 담배도 진짜 꼴초마냥 피게되고 몸과 마음이 썩어나는거 같아요.
연애도 안한지 진짜 오래되서 꾸준히 만나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가 가진 이 공허함 같은것들이 연애를 통해서 풀어질거 같진 않아요. 딱히 하고 싶지도 않고요제가 친구들을 자주 안만나다보니깐 일 쉬는날에는 혼자 밖을 돌아다녀요 카페도 가서 2-3시간씩 앉아 있다가 오고 그냥 동네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애들 뛰어노는거 보거나 음악들으면서 그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요 되게 의미없죠
친구를 만나면 된다고 생각해서 만나도 그냥 재미없고...
딱히 지금 제 상황을 친구들한테 말해서 동정이나 관심도받고싶지 않고 자꾸 우울하고 공허해서 sns도 그냥 저절로 잘 안보게 되더라구요.
맨처음엔 저도 이런게 지속되다 보니깐 그냥 이제서야 혼자사는게 힘드거구나 이러다가 적응되고 말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거랑 딴 판이더라구요
제가 원래 독립심이 강해서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살고 싶어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작년부터 제 소원이 이루어진거잖아요 자취를 시작하고 난 뒤 7-8개월 까진 좋았어요 제가 자취방을 친구들한테 오픈하는것도 아니었고 (지금까지 3-4번 정도 엄청 적죠) 저만의 공간을 원했거든요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깐 자업자득인거 같고. 그냥 여태까지 친구들은 다 대학다니고 일을하거나 그러는데 저만 지금까지 뭐했나 싶기도 하고 저만 제자리 걸음인거 같더라구요.
수시를 불합격으로 끝내고 정시를 포기한다고 부모님에게 말씀드리니깐 맨처음에는 말리시더니 제가 완강하게 거부를 하니깐 그때 되선 그래 아들 선택이니깐 알겠다 그 대신 학업은 포기하지 마라 라고 해주시곤 저의 결정을 동의해 주셨어요 근데 이젠 새학기가 되고 하니깐 sns에서 간간히 수강신청 글도 올라오고 워크샵한다고 보러오라는 글도 올라오고 부러워요 괜히 정시를 포기했나 싶고 ㅎㅎ..
그냥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은데 친구나 지인들한텐 이렇게 진심으로 해본적이 별로 없어서 글 올려요...
제가 일을 하는 곳 사장님한테 내가 요즘 이런데 어떻게 생각하냐 라고 여쭤봤는데 (되게 좋은 분이세요 저 혼자 산다고 밥도 한달에 두세번 정도 사주시고 술도 사주세요) 너가 다른애들하곤 달리 소속감이 없어서 그렇다 대학도 다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 일하는것도 직원으로 일하는게 아닌 아르바이트생으로 일을하고 다시 한번 이번년도에 입시를 준비할려고 입시학원을 다니는것도 아니고 소속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생각해보니깐 작년부터 제가부모님이랑 떨어져 살기 시작할때부터 입시학원을 다녔었거든요 그때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준비를해서 그런지 이렇게 우울하거나 회의감 들 시간이 없었거든요 제가 준비하는거에 바빠서요..
그렇다고 이번년도에 다시 예체능으로 입시를 하고 싶진 않아요 아니 하고 싶은 생각이나 마음도있는데 삼수라는 타이틀도 있고 또 작년같이 제가 열정적이지도 않거든요.
이렇게 살긴 싫은데 아무런 대책이나 계획이 없으니깐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거같고 대학은 그냥 수시때 저의 학생부 성적으로 맞는곳에 넣긴 넣을건데.. 잘 모르겠어요
이제 곧 있으면 3월인데 그냥 2016년에는 나의 해로 만들자!!라는 다짐도 어디로 갔는지 느껴지지도않고 그냥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벗어나는 방법을 모르니깐 미치겠어요..
사실 제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이번년도 부터 승무원이라는 꿈을 가지게 됬는데 일단 대학부터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와야지 본격적으로 승무원 준비를 하든 말든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냥 하 그래요 모든게 다...
누가 이 글을 보게 될진 모르겠지만 그냥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