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소설)가 족 ....수요일엔 비가 내린다(2)

외사랑 |2004.01.14 12:19
조회 89 |추천 0

 

귀순의 메마른 손등은 검버섯에 덮혀 있었다.

순용은 그 손을 꼬옥 쥐었다.

" 엄~니 "

빤히 귀순의 눈을 쳐다 보았다.

귀순의 힘없는 눈빛에 말할 수 없는 서러움이 밀려 왔다.

" 엄니 이제 더 늦기 전에 인석이 형을 찾으셔야지요 "

귀순이 순용의 눈길을 피한다.

" 이제 엄니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겠어요, 가시는 그 날까지 한은 풀고 가셔야지요 "

" 매일 우신다고 인석이형이 여기 나타나겠어요? "

" 울긴 누가 운다고 난리여 "

귀순은 간절히 애원하는 순용의 말을 그렇게 돌려 버렸다.

" 이젠 인석이형두 엄니 다 용서 하실거구요 형도 엄니 무척 보고 싶으실거예요"

" 아니여 내 아들은 너 뿐이여 너뿐이라구 "

" 맞아요 저 엄니 곁 안떠나는 아들이예요 "

" 그러니까 이제 더 늦기 전에 인석이형 꼭 찾읍시다 엄니 "

" 내 가슴속에 그 애는 이미 지워 버렸어 다시는 그런 말 말아라 "

귀순은  수박 한 쪽을 들어 싫다는 순용의 입에 넣어 주며 부엌으로 나갔다.

순용은 가슴이 메어졌다.

핏줄 하나 섞이지 않은 모자지간이지만은 귀순은 행여 자기에게 조그마한 상처라도 입힐까봐

조바심하는 모습이 안스럽기만 했다.겉으로는 부러질듯 한 그녀였지만...

순용은 몸을 일으켜 방을 나왔다.

" 어딜 가려구? "

부엌에서 귀순의 소리가 들려 왔다.

" 네 잠시 바람좀 쐬고 오려구요 "

" 일찍 들어 오려무나 저녁 준비 다 되어 간다 "

" 네 "

순용은 삭아서 틀만 남아 있는 쪽문을 살며시 열고 골목을 나섰다.

몇 해 사이에 귀순이 부적 노쇠해 지고 있었다.집을 떠나 모친을 곁에 모시지 못하는 것이 늘

찜찜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순용은 건축 현장의 철근 조립공이었다. 삼년전 충청도의 큰 공사현장으로 내려가 지금은 한

달에 한 두번씩 귀순을 찾아 오는 것이 유일한 만남이었다. 그런데 올 때마다 노쇠해져가는

모친의 모습이 오늘은 더 순용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것이다.

산동네는 어둠에  젖어들고 그 어둠따라 가랑비가 뿌리고 있었다.

언덕길을 따라 상점들은 불빛을 밝히고 간판들은 서서히 졸음에 들기 시작했다 .

아직 이른 저녁 시간인데도........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