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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없는 집에 있으려던 동생친구들

그럼요당연... |2016.04.08 19:04
조회 251 |추천 0

제가 판을 처음 써보는데 이렇게 쓰는게 맞는 지 모르겠네요.

주변에 상담할 사람도 없고 제가 과연 잘 행동했는지 걱정이 되어서 글 올려봐요.

 

동생얘기부터 할게요.

동생은 초등학생으로 어렸을 때 부터 애가 더뎌서 초등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었습니다.

제가 동생하고 말해봐도 어리다는게 느껴져요.

다른 애들보다 좀 늦되고..말하는 것도 나이에 맞지않고..

그렇다고 장애가 있는 것 까진 아닙니다.

성적도 곧 잘 100점 받아오는 애인데,

의사소통 능력이 초등 6학년 답지않다. 초등3~4학년 같다. 라는 생각은 저도 늘 받아요.

그렇기 때문에 왕따도 당한것이겠죠..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구들이 잡기놀이를 할 때 나만 맨날 술래를 시킨다.'

'얘기를 하면 나는 안끼워주고 다들 웃으며 멀리 가버린다.'

등의 얘기를 종종 해서 부모님께서 속도 많이 상하셨고

나중엔 동생을 때리는 학생까지 나타나 학폭위를 열고 지금 학교로 전학을 보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여러분, 학폭위 도움 1도 안됩니다.

가해자들은 아무 처벌도 안받아요. 전학보내시는게 빠릅니다.)

 

지금 다니는 학교는 작년까지 저희 어머니가 선생님으로 계시던 학교였고

어머니께서 많이 노력하셔서 동생도 왕따를 안 당하고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친구도 생기고 그 친구들이 저희 집에서 자고가는 일들도 많았어요.

저희 가족은 그게 너무 기뻐서 동생 친구들이 가끔씩 놀러오면

애기들 노는데에 방해될까봐 거의 터치도 안했거든요.

그 덕분인지 저희집엔 삼일에 한 번 꼴로 동생 친구들이 놀러와요.

 

그런데 일은 오늘 터졌습니다;

제가 오늘 휴강에 별다른 일정도 없어서 제 방에서 컴퓨터나 하며 가만히 있었는데,

집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어오고나서

곧장 동생 친구A가 '야! 우리집이야! 들어와!'하며 말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설마 동생은 안온건가 했지만

이어서 동생 목소리도 들리길래,

아 친구들 데리고 놀러왔나보다. 방해 안되게 방 안에 조용히 있어야겠다. 생각하며

그냥 방 안에 있었습니다.

 

자기네들끼리 라면도 끓여먹고 대화도 하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말 끝마다 욕을 붙이는거예요;

동생의 목소리로 욕하는 소린 안들리던데 친구들 셋 중에 유독 한명이

그렇게 욕을 쓰더랍니다.

씨-놈이 부터 시작해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한 욕들을;;

요즘 애들중에 욕 안하는 애들이 어디있겠어 하며 그것도 넘겼어요

저도 초6땐 거의 모든 욕을 다 알았던 것 같아요.

게다가 남자 아이들이니 생활이겠죠.

 

시간이 흘러흘러

제 동생이 학원갈 시간이 다 되어서

아마 엄마한테 전화가 왔나봐요.

동생은 지금 학원에 나가는 중이라 말하고 10분 후에 문을 열고 나갔죠.

 

그런데 이어서 들려오는 소리가 경악스러웠습니다;

 

동생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 갈게..'이러고

남자애 셋은 '잘가~우리 여기있을게~'하며

키들거리기만 하고 안나가는거예요;;

제가 너무 당혹스러워서 짐들 덜 챙겼나하고 5분정도 방에 더 있었는데도

도무지 나갈 생각이 없는지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는 소리만 들려서

문을 벌컥 열고 나갔더니

놀란 눈을 하고 쳐다보더라구요.

 

당연히 제가 없는 줄 알았겠죠.

진짜 없었다면 큰 문제이기도하고;

이번이 처음인지 아니면 저희 가족이 없는 낮 시간동안 이런 일이 많았던건지

처음에 애들을 보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거예요.

아마 제가 과민반응 하는거겠지만

그간의 일들도 있고

주인없는 집에 남아있을 생각을 하는 것 자체도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난생 처음 손이 떨려봐서 제 자신도 많이 놀랐어요;;

 

절 보자마자 한 애는 주섬주섬 가방을 싸던데

그건 자기들이 지금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단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놀라고 짐을 싸는 거잖아요?

설마 동생이 잠깐 나갔다오고 제가 가만히 있는 애들을 오해한걸까봐

'ㅇㅇ이 어디있니?'하고 물어도 봤습니다.

우물쭈물하며 학원에 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걔들 중 한명한테

부모님 연락처를 알려달라했습니다.

'연락처는 왜요'하면서 대답을 안하길래

15분동안 연락 안할거라고 살살 달래며 연락처 받았구요...

나머지도 이어서 다 받았스빈다.

 

처음엔 걔들 부모님들께 연락을 안하려 했지만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아시는게 좋겠다 싶어서

한 남자애의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거든요.

최대한 공손하게

제가 누구인지 밝혔고, 전화 통화 시간이 되냐고도 묻고

본론을 얘기하는데 그 분이 대답이 없으신거예요.

너무 조용해서 여보세요? 하고 다시 확인해볼 정도로

'네'하고 짧게 대답은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 혼자 얘기를 다 끝내고

'그래도 아시는게 좋을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하고 말을 마쳤습니다.

 

그랬더니 대답이 '애들 놀다보면 그럴 수 있다. 하여튼 알았다' 이런식으로 되돌아 오더라구요.

사과의 말 한마디도 없이

마치 순간적으로 제가 죄인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어디 드라마에서 대사라도 받아온 것 마냥

어떻게 똑같이 '애들이 놀다보면 그럴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는건지;

전 네, 통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끊었구요;;;

머리가 멍해져서 이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나머지 두 명의 부모님이 남았는데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제가 전화까지 한 건지,

지금 저의 행동이 잘못된건지...

반응이 너무 싸하니까 제가 괜한 일을 한 것 같네요.

저희 어머니께는 물론 애들이 그러더라~하는 식으로 전화는 했어요.

 

며칠 전에도 동생이 핸드폰도 없는 상태에서

애들이랑 자전거를 타러 놀러갔는데

부산 만덕에서 화명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더라구요. (약 6km정도)

내리막길에서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 동생을 기다려주지않고

친구들이 먼저 가버리는 덕에

동생이 길을 잃고 울고있는걸 어느 아주머니께서 발견하셔서

가족들이 데리러 간 적도 있어요.

그 친구들이 같은 친구들인진 모르겠지만..

그 때도 정말 많이 속상했어요.

 

안그래도 이렇게 은연중으로 버려지고

무시당하고 하는 앤데

제가 괜히 문 밖을 나가서 애들을 놀래킨 걸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들어요ㅜㅜ

이 일로 또 왕따를 당하면 어쩌나..

학생 부모님도 반응이 싸한데

또 연락했다는걸 알고 그 학생들이 동생을 괴롭히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도 막 들고 여러가지로 복잡합니다ㅜㅜ

 

 

판에 보면 자녀를 둔 어머니분들도 많이 계시던것 같아서

이렇게 조언 구해봅니다.

애들이 놀다보면 그럴 수 있는 일이라 넘어가야 하는 건가요?

아무도 없는 남의 집에 셋만 남아서 놀려는 생각이 과연 옳다고 봐야하나요?

아직 제가 아이가 없어서 이 일에 과민반응하는 걸까요?

나머지 두 분께는 연락을 안 드리는게 나을까요?

질문이 너무 많네요..

지금까지 믿고 살았던 가치관들이 통째로 흔들리는 기분이라

누구든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ㅜㅜ

특히 자녀를 둔 어머님들

만약 자녀가 이런 일을 했다면/당했다면 어떻게 행동하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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