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고등어

슬픈바램 |2006.11.15 12:18
조회 18 |추천 0
고등어



지난겨울 어느 날의 일입니다. 저녁밥상을 차리면서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반찬이 너무 없는 것 아니야? 아들녀석의 투정이 또 얼마나 할까? 오늘은 반찬이 별로 다. 그리고 맛도 없다. 그러겠지?’ 그래서 반찬을 하나 더 만들기로 했지요.



무슨 반찬을 할까? 생각 끝에 참치를 넣고 먹다 남은 김치를 넣고 찌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휴 춥다” 하며 아들녀석은 특유의 몸짓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그런데 아들 손에 무엇인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고 묻자 싱긋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빠! 반찬거리야.”
“뭐? 반찬거리? 뭔데?”



녀석이 흐흐흐, 하고 웃으며 내민 검은 비닐봉투 속에는 고등어자반이 들어 있었습니다.
“너! 무슨 돈으로 샀어?” “있잖아요. 사실은 아빠가 비 올 때마다 차비 하라고 준 돈인데 아빠 몰래 학교까지 걸어 다니고 조금씩 모았어요. 그걸로 자전거 고치고 남은 돈으로 아빠가 좋아하는 고등어자반 샀죠.”



오늘 저녁은 이거 튀겨 먹어요. 아침에 냉장고를 보니 늘 있던 고등어자반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어른스럽게 능청을 떠는 아들녀석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기까지 했습니다. 작은 가족이지만 이런 것이 훈훈한 우리 인간의 삶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들녀석이 사 온 고등어자반으로 간만에 따뜻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들녀석 얼굴을 보니 환한 열여섯 살의 미소가 저녁식탁을 밝게 해 주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컷지? 그날따라 아들아이가 더 자란 듯했습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