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_
저는 컴퓨터를 켜면 톡부터 챙겨보는 20대 평범한 여대생 입니다.
워낙 글재주도 없고_ 어디다가 글쓰고_ 요런거 잘 못하는데
오늘은 용기내서 한번 끄적여 봅니다.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 횡설수설 해도 이해해 주세요(-_-)
바로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토요일인지라 느지막히 일어나 같은 동네에 사는 동생의 연락을 받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드랬죠.
뭘 먹을까 고민을 하던 저희는 오랜만에 고기가 땡겨서 근처 고깃집으로 고고씽~
오랜만에 먹으니 맛나더라구요~
순식간에 고기를 해치우고 얼큰한 칼국수로 마무리 ㅎㅎ
오랜만에 위에 기름칠 하고 입이 텁텁해진 저희는 커피생각이 간절해졌죠_
전에 참 맛있게 마셨던 아이스 모카가 생각나서
배도 부르고_ 오랜만에 된장질 좀 해볼까~하고 걸어서 그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전에도 맛있다고 몇번 말한 적이 있어서 동생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죠.
망설임 없이 아이스 모카를 두잔을 주문하고 커피를 기다렸습니다.
잠깐의 담소를 나누고 기다리던 커피가 나왔죠_
원래 아이스 커피는 잔이 좀 크잖아요_
그 컵이 차고 넘칠만큼의 만족스러운 양에 흥분한 동생과 저는
커피위에 살짝 뿌려진 쵸코 시럽과 얼음을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젓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쵸코시럽과 커피가 완벽한 혼연일체를 이루고 약간의 얼음이 녹아
적당한 온도가 되었을 때_ 부푼 가슴을 안고 한모금 들이켰죠.
동생이 한마디 했습니다.
-"진짜 맛있다 +_+ 내가 먹으본 커피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어!!"
뿌듯했죠^^
배도 부르고_맛있는 커피 한잔에 저와 동생은 행복해졌습니다.
그때까진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_오래가지 않더라구요-_-
나라 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에 몇천원짜리 커피를 마신것이 화근이였을까요_
커피가 줄어드는것을 아쉬워하며 거의 다 마셨을 무렵_
빨대를 타고 올라온 이상야릇한 알갱이-_-
-"이게 뭐지?-_-^"
순간 저는 삼키면 안되겠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퉤 뱉어냈습니다.
전 잠시 제가 버블티를 먹고 있었나 착각 했었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테이블 위에 내동댕이 쳐져 있는 것은_
다름아닌 카페모카에 흠뻑 취한 콩벌레_헐...
기억하시나요?
어렸을적 많이 가지고 놀던(-_-:)
발이 여러개 달린 손으로 톡 치면 반사적으로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그 모양이 마치 콩같다 하여 콩벌레라 불리던 그 벌레 말입니다.
(그 벌레가 제 입안에서 머무르다 나왔다지요-_-)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믿기지 않는 현실_
한참을 멍하니 그 처참한 현장을 바라보다 화장실로 뛰었습니다.
이런 된장 ㅜ.ㅜ
하필이면 비싼 고기 먹은 날에_
오늘 눈뜨고 먹은 것이 비싼 고기 였다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하며 웩웩_
힘들어 하고 있는데 그 옆으로 바퀴벌레 한마리가 화장실 조명을 받으며 나타났습니다.
순간 저에게 혼돈이 왔습니다.
-아까 그게 콩벌레가 맞나...? 지금 본거랑 비슷한거 같은데....
그것도 잠시 그게 무엇이든 일단 다 끄집어 내야 겠다는 생각에 다시 변기통에 머리를
쳐박고 한참을 신음했습니다.
비싼고기 다 게워내고 자리로 돌아왔는데_
커피잔 옆에 널브러져있는 그 콩벌레의 꼬라지를 보고 있자니
좀 전에 그 알갱이가 느껴지던 짜릿한 순간이 자꾸 떠올라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 짜릿함에 몸서리 치며 저는 사장님을 불렀습니다.
사장님-"무슨 문제라도_?"
보면 볼수록 자꾸 짜릿해져서 저는 고개를 돌리고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리키며
-"저것 좀 보실래요?
한참을 아무말 없이 테이블을 내려다 보시던 사장님 재빨리 휴지로 콩벌레를 감추십니다.
물론 그게 사장님 잘못은 아니지마는 순간 울컥한 저는 사장님이 감추신 휴지조각을
가리키며 소리를 뷁 질렀습니다.
-"그거 제 입에 있다가 나온거에요!"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제 입으로 인정하는 순간이였죠.
사장님은 연신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시더니
그 증거를 인멸하려는 듯 컵과 휴지조각을 들고 주방으로 냅따 줄행랑을 치셨습니다.
그리고는 한참을 나오시질 않더라구요.
_설마 그 커피 다시 만들어 주시려고?-_-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럽고 어이 없기도 하고 기분이 상할대로 상해버린
저와 동생은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계산대로 향했습니다.
한참 지난후에 사장님이 쭈뼛주뼛하며 나오시더니
커피값은 받지 않겠다며_ 2년동안 장사하면서 이런일은 처음이라고_
다음에 오면 잘해주겠다고 하시더군요_
아니 제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지 않은 이상
그 곳에 가서 다시 커피 마시고 싶겠습니까_;;
그러면서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만 자꾸 반복하시더라구요.
사장님이 모르시면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_-
그런 사장님 앞에 계속 서있자니 뭔가 보상을 바라는 거 같아서
그냥 다음부터 주의 해 달라는 말만 남기고 서둘러 그 곳을 빠져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흥분은 쉽게 가라앉질 않더라구요.
집에 와서 양치질을 백번은 한거 같아요.
그렇지만 이는 닦을 수 있어도 뇌는 닦을 수 없으니_
앞으로도 그 짜릿한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괴로워할 거 같네요-_-
그래도 콩벌레 카페모카로 얻은 교훈이 하나 있어요.
다시는 절대로 된장질은 하지 않을거예요-_-
그리고 멜라민이 우리의 먹거리를 위협하는 이 때
건강 조심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그리고 커피를 즐겨마시는 여러분들도
어느날 콩벌레 카페모카가 나타날 지 모르니 커피 드실때 주의하세요^_^
다시 떠오르는 그 짜릿함에 정신없이 자판을 두드리다 보니 말이 엄청 길어졌네요_
글 읽는동안 혐오감을 느끼셨다거나 불쾌하셨다면 죄송하구요~
어디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고_ 콩벌레 먹을뻔 했다고 자랑할 수도 없고;;
그냥 불쌍하다 생각하고 잊어버리세요 ㅎㅎ
암튼 오늘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생긴 하루네요-_-
여러분도 콩벌레 커피를 경계하고 건강도 지킬 겸 된장질을 줄여봅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