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음..
이런 글들을 많이 보긴했지만 직접 적어보는건 처음이어서 많이 어색하고 서툴어 보일거라 생각해요
(게시판을 뭘 골라야할지 몰라서.. 잘못 올린거라면 죄송합니다)
*얽힌 얘기가 많아서 긴 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여학생입니다
우선 핵심을 얘기하자면, 중2때 같은 반이었던 지적장애 학생(남자)때문에 그 기억으로 지금까지 남자 기피증에 걸릴것 같고 너무 무섭습니다
겨울방학에 저희 가족은 원래 살던 곳에서 근처 지역으로 이사를 갔고, 다니던 학원과 집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 평소 하원시간보다 늦게 집에 돌아가게 됐었어요
밤 11시쯤이었고, 이사하게 된 아파트는 아파트 정문에서 동입구까지 거리가 먼데다 가로등이 있긴했지만 띄엄띄엄 있어서 전체적으로 길이 어두웠어요 (물론 지금도 어두워요)
제가 원래 겁이 많이 없고 깡이 세서 밤에 다니는게 무섭다거나 하질 않았어요 동입구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사람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제 뒤에 가까이 붙더라구요 발걸음을 빨리 했는데 그 사람도 빨리 걸으면서 제 뒤에 계속 가까이 붙었고, 가던 걸 멈추고 뒤돌아 째려봤더니 어..어- 하면서 얼빠진 소리를 하길래 다시 갈길갔습니다 그 사람은 패딩모자를 쓰고 에코백같은걸 들고 있었고 저(156)보다는 키가 조금 큰 남자였어요
좀 멀어지나 싶었는데 다시 가까이 붙어왔고 이번에는 제 귀 근처에다가 헉헉 거리는 숨을 뱉으면서 으흐흐흐헤헤 거리면서 웃더라구요 정말 순간에 너무 소름끼치면서 무서워져서, 도망갈 생각은 개뿔 계속 걷는거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구요 주변엔 사람도 없었고 경비실은 멀리에 있고 핸드폰은 가방속에 있었던지라 진짜 눈물날 것 같았습니다. 문득 정신차리고는 이대로는 정말 위험할수도 있겠다 싶어서 도망가려는데 그 뒷사람이 제 앞으로 나오면서 저를 보면서 동입구로 뛰어가더라구요 양볼을 손으로 감싸면서 에헤헤헤 하면서 저희 집 아파트 동입구로 들어갔고, 저는 체격으로 추측한 저랑 비슷한 또래&지적장애 라는걸 어렴풋이 느끼게 됐어요 거기다 저희 집 라인의 입구로 들어갔으니 자칫하면 계속 마주치겠다 싶더라구요
제가 학교에서 그동안 받아오던 특별교육 같은거 때문에 장애인에 대해 그렇게 안좋은 인식은 없었는데, 이 일때문에 지적장애인에 대해 거부감이 확 생기게 되었어요 집에서 부모님께 얘기했더니 두분 다 간단히 넘기시고 조심히 다녀라 하시고는 보던 티비 계속 보셨고, 저는 그 기억을 애써 잊으려 했습니다
2주쯤 뒤 개학 후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갔는데(당시 중2), 알게된 친구들이 같은 반에 지적장애 애가 있다 하더라고요 얼굴을 보게됐는데 그 남자애가 겨울방학때 뒤에 따라오던 그 사람이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걔랑 눈마주치는걸 피했는데, 걔가 제 근처를(그렇게 가까이는 아닌데) 계속 맴돌더라고요 애들이 말하길 반에서 자기 맘에 드는 여자애 한 두명을 엄청 쫓아다닌대요 특히 전학생은 낯선 얼굴이라 더더욱이요 제가 그렇게 예쁘장한 편도 아니고 키도 작고 통통해서 예쁨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걱정 없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이 애가 저를 쫓아다니더라고요 그냥 쫓아다니기만 하면 말도 않겠습니다 제 자리가 분단 맨뒷자리였는데 걔는 제 바로 옆분단 맨뒤였어요 수업시간에 제 눈치를 보면서 진짜 조금씩 책상을 슬금슬금 끌고 가까이 오더라고요 물론 다 알고 있었으나 저런 애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는게 답이라 생각하여 개무시중이었습니다 걔는 안걸렸다 생각했는지 계속 붙어왔고, 분단과 분단사이의 거리가 한뼘정도로 까지 좁혀졌습니다 그리고 저를 계속 흘끔 거리면서 으헤에 거리고 실실거리다 필통을 건네더라고요 시선도 안주고 무시했더니 그 애는 제가 보지도 않으니까 필통을 받으라는 듯 흔들어댔고, 제가 끝까지 반응이 없자 필통을 바닥에 확 던졌어요 철필통이라 콰장창 소리가 나서 선생님에 친구들이 다 쳐다보고 걔는 저를 삿대질 하면서 ○○(제이름)이가..!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제가 괴롭히는줄 알시나 싶었는데, 걔가 원래 이런 핑계를 많이 댔는지 주변 친구들&제 짝꿍에게 상황을 묻고는 걔한테 수업방해말라 하셨습니다 그 뒤로는 필통말고 손을 내밀더라고요 무시하면 아아! 하면서 제 책상을 팍팍 차면서 손으로 내려치고, 이동수업이라도 하게되면 제 뒤를 점프?하면서 실실거리면서 쫓아오고, 출석번호대로 자리배정이라 (저는 전학생이라 끝번호) 제 뒤에 서있다가 제자리점프하면서 으흐흐거리고 웃으며 손목박수를 치고, 복도에 사람이 많으면 제 옆 가까이에 붙어서 팔끼리 비비적거리려 듭니다 쉬는시간에는 계속 저를 안보는척 쳐다보다 얼굴이 빨개져서는 양손으로 볼을 잡고 으헤헤- 거리면서 웃고, 점심시간엔 급식실에서 계속 절 보고 웃고있고, 도망가면 걔가 달리기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따라잡힙니다
집에 가면 끝이겠지 싶지만 앞서 얘기했듯 같은 아파트 같은 동이고요 알고보니 저희집은 203호 걔네집은 103호더라고요 바로 밑집이에요 학원가려고 1층으로 나오면 걔가 창문으로 절 보고 어디가!!!! 어디가냐고!!!! 하며 소리칩니다 저는 고개를 숙이고 도망가고요
언제는 동생과 주말에 동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걔가 자기 집에서 뛰어나오더니 절 쫓아오더라고요 저랑 동생(세살 아래 여동생)은 무서워서 자전거타기를 그만두고 집으로 도망갔고요
이게 매일 반복되는 패턴이에요
아, 오해가 생길지도 모르겠는데, 어린 애가 어설프게 웃는 소리가 아니라 무슨 범죄자가 살인직전에 으흐흐 거리는 소리라 해야되나 되게 무섭게 웃고, 턱을 목쪽으로 바짝 당겨서 눈을 치켜뜨고 째려보듯이 사람을 봐요 생김새도 뭔가 야비한 느낌이 나는데 그러면서 으흐흐 거리니까 진짜 무슨 성범죄자 느낌이 물씬 나서 여자애들이 엄청 무서워했어요
얘가 근데 초등학교때부터 여자를 밝힌다고 유명했대요 초등학교때는 지금보다 더 성적제어가 안됐는지 치마입고 다니는 여자애 뒤에 가서 몸을 낮춰서 속을 보거나, 쫓아다니는 여자애한테 가까이 가서 머리카락을 잡아 입에 넣거나, 여자애들의 어깨 바로 아래쪽의 팔? 팔꿈치 위쪽부분을 잡고 조물락대거나 해서 다들 도망다녔고, 그 학교측에서는 장애인이니 이해해달라 하면서 계속 무마했고요. 많은 여학생들이 무서워서 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얘기를 해준 친구들은 저한테 안됐다고, 올해 타겟은 너인것같다고, 작년에 타겟됐던 애는 너무 힘들어해서 전학갔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들, 걔네 부모님도 계속 하지말라 가르쳐도 앞에서는 네네 하고 어른들 없을때는 여자애들을 죽자고 쫓아다녀서 걔네 부모님이 학교에 봐달라 이해해달라고 하면서 넘긴다고 합니다 또 원래는 소리를 지르거나 합장느낌의 박수를 치는 등 수업방해가 많아서 제제를 자주 받았고, 지금은 소리가 안나게 손목으로 박수를 칩니다
이런게 2주쯤 반복되고 저는 계속 뒤에 가까이 누군가 붙어 헉헉거렸던 그 기억이 오버랩 되면서 그 애가 너무 무서웠고, 집에서 부모님께 말해보고 담임선생님께 말해보고해도 장애인이니까 니가 이해하라는 말이 다였습니다 점점 저한테 하는 짓들은 팔이나 어깨, 허리, 등을 만지려 하는 등 심해졌고, 주변 애들도 저 애가 여태까지 저렇게 들이대는건 처음본다며 저를 감싸주거나 걱정해댔습니다
걔도 사람이니 말을 알아들으니까, 제가 직접 '하지말아달라 힘들다 괴롭다(걔는 최대한 걔 수준으로 얘기해야 이해한다고 해서)'고 얘기했더니 양볼에 손을 대고는 얼굴이 빨개지다가, 괴롭다고 얘기했더니 귀를 막고는 무시합니다 그리고 조금 시간지나면 다시 평소하던짓 재발하고 진짜 미칠것같았습니다
어느 날은 보다못한 같은 반 여자애가 그 애는 칼을 무서워한다며 커터칼을 주더라고요 얼떨떨했는데 여자애가 커터칼날을 뺄 필요도 없고, 그냥 책상 위에 두래요 그렇게 했는데 웬일로 그 애가 책상끌고 오는 짓을 안하더라고요 개학후 처음으로 수업을 제대로 들을수 있었어요
이렇게 사태가 잘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그 애가 집에서 자기 엄마한테 가서 ○○이가 자기한테 칼을 들이댔다고 찔렀다고 했답니다 걔네엄마는 놀라서 학교에 찾아왔고 담임선생님한테 ○○○이 누구냐 누군데 내아들한테 칼을 내미냐며 난리를 쳤고 저희엄마한테까지 전회연결이 갔습니다
저희엄마는 전화로 죄송하다 하지만 그쪽 아들이 저를 먼저 성적으로 힘들게했다고 하셨지만 그 애 엄마는 지적으로 어린애가 그럴수도 있는거지 이해못해주냐며 몰아붙이셨고, 저는 다음날 담임쌤한테 불려가 상황을 설명하고 오해를 풀었습니다 걔네엄마는 앞으로 조심해달라며 저를 혼내셨고요 그 뒤로 저는 그 애의 접근을 애써 피해다니면서 1년을 울며 보냈습니다
중3때는 겨우 그애와 갈라졌지만 복도에서 마주치면 절 쫓아오는 바람에 여자화장실로 도망다녔고, 담임선생님께서 그 애는 장애학생이라 신고가 어렵다며 도와주지못해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장애학생은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해도 지적수준이 부족하니 이해한다고 할 것 같은 이 나라가 너무 무섭고 원망스러웠어요
지금은 고등학교가 달라져서 다행히 만나는 일은 없지만 하교하다 동 앞에서 걔를 본적이 많아서 마주치지 않으려 조심조심 다니고 있습니다
이 기억때문에 그냥 주변 남자 사람들이 너무 무섭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분반이라 남학생들과 함께하진 않지만.. 언제까지 제가 그 애 눈치를 보며 살아야하는지도 모르겠고 걔네 엄마의 역정내시던 목소리는 잊히질 않고 저같은 다른애가 분명 있을텐데 다른 피해자들이 너무 걱정스럽고..
무엇보다 아빠를 제외한 모든 남자사람들이 께름직하고 가까이 있거나 대화자체가 꺼려집니다 예전 깡은 다 어디갔는지 무섭다는 느낌이 계속 들고 경계하게 되고.. 명절에 친척들까지 경계해서 큰아빠에 고모부 사촌오빠 등 제 걱정을 많이 하셨었다고 합니다
어쩌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진데다 제 얘기를 주구장창 늘어놓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 마지막으로 떠올린게 이곳이었고, 이런 트라우마라고 해야하나요 이겨내는 방법이나 조금의 조언이라도 얻고 싶어 글을 쓰게 됐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생선배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