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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나 맘충 맘충 하지마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군 제대 후 복학전에 잠시 택배일을 하고 있는
택배기사겸 학생입니다.

오늘 너무 어이없는 일을 겪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물건을 받으시는 많은 분들이 문을 열어주시지 않고 문앞에 두고 가달라고 요청하십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도
대부분 부재중이거나 또는 집에 계시면서도 문앞에 두고 가달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자주 방문하는 곳 중 문을 열어주시는 분들의 얼굴은 대부분 기억하는 편이고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해주시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은 물량이 좀 많았던 편이라
항상 늦은 오후쯤 돌게되는 코스를
저녁시간쯤 돌고있는데

자주 물건을 전달해드렸던 집의 아기어머님께서
남편, 아기와 함께 장을보고 들어가시는 길인지
유모차를 끌고 걸어가고 계셨습니다.

얼굴은 아는 분이지만
먼저 인사드리기는 좀 어려워서
그냥 지나가려고 하는데..

그분께서 저를 보셨는지 제쪽으로 오셔서 반갑게 인사해주셨어요
o기사님 맞으시죠? 매번 감사해요~
oo아 기사님알지? 안녕하세요 인사드려야지~ 하시면서
유모차에 매달려있는 장바구니에서
음료수와 체리 한주먹을 꺼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해서
웃으면서 받아들고 있는데
옆에 지나가던 고등학생 무리중의 한 명이 욕설과 함께

택배를 얼마나 많이 시키면..오지랖쩐다 맘충ㄴ
이런식으로 중얼거리니
옆에 있던 친구들도 한마디씩 거들면서
ㅈㄴ싫다 , 애 ㅅㄲ데리고 왜나오냐, 맘충맘충....
내용은 정확하지 않지만
맘충이라는 말은 분명히 기억납니다.

괜히 그분은 저한테 인사하려다가
알지도 못하는 고등학생들한테 욕 듣고
제가 너무 너무 죄송했습니다.

항상 웃기만하셨던 분인데
얼굴이 빨개져서는 곧 울것같은 얼굴로 아기가 들을까
유모차에 앉아있던 아기를 안아올려서
허둥지둥 어쩔줄 모르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학생들은
아기엄마 혼자 있는 줄 알았는지
바로 남편분이 따라와서 챙기니
당황하면서 아무일 없던듯 가려고 하더라구요.

여자분은 키도 작고 여리여리하고 어려보이는 외모고
남편분은 키도 190은 되어보일 정도로 굉장히 크고
잘생기시긴 했으나, 좀 무서운 인상입니다.

만만한 여자만 있을때에는 센척 대놓고 욕하다가
만만하지 않을 것 같은 남자가 오니 바로 꼬리내리더군요.

남편분이 굉장히 화가나서
너네 엄마한테가서도 맘충이라고 해보라고
니들 엄마는 니들 낳고 시장 한번 안갔냐고
물건한번 안샀냐고
아무 죄없는 사람한테 욕하는 니들은 그럼 학생충이냐고
당장 사과하라고하니
빈정대며 사과하고 가더라구요.

아기 엄마들은 택배주문하면 맘충입니까?
아기 엄마들은 얼굴 아는 사람한테 인사하면 맘충입니까?
아기 데리고 나가면 민폐다 맘충이다 하는데
아기한테 필요한 물건이 얼마나 많은데
나가도 맘충, 택배 많이 시켜도 맘충
아기 엄마들은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물론 요즘 인터넷에 올라온 많은 글들처럼
실제 개념없는 엄마들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그 사람들한테 뭐라고하세요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한테
아무 잘못도 없는 상황에서
단지 아기 엄마라는 이유로 맘충맘충 거리지 말구요

회사생활하면서
학교생활하면서 등등..
여기저기서 쌓인 분노를 엉뚱한 곳에 표출하지 말아요 우리

우리 다들 엄마가 있으니까 존재하는거잖아요
엄마들이 우리를 키울 때 어떻게 키웠는지 한번 물어보세요
일부 학대하고 방치하고 다른사람에게 피해주는 몰지각한 엄마들을 제외한 모든 엄마들은 위대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택배 전달해드릴때마다
아직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지만
엄마가 기사님이 우리 ㅇㅇ이 기저귀 가져다주셨지? 고맙습니다 인사하자~하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방긋 웃어주던 아기의 모습이 생각나서
그런 선한분들이 저때문에 나쁜말을 들은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서 글을 남깁니다.
추천수8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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