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날이 있다.
비오는 하늘만 봐도 울것 같고.
책은 손에 안잡히고.
옥상에서 바닥을 내려다 보는데.
떨어질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그런 하루.
그날도 그런 하루 중에 하나였다.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하고.
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고.
이럴땐 자거나 여행나가는게 좋은데.
그날은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그날 따라 그친구는 전화가 자주 왔다.
별다른 이야기는 안했지만.
어쩐지 내 기분을 읽은것만 같았다.
혹시 무슨일이 있냐고 묻다가.
정 안돼면 바람쐬러 나가라고 했지만.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책상에 앉아 멍때리고만 있었다.
그날은 때마침 금요일이었고.
그친구가 마음이 쓰였는지.
오늘 봐야겠다고 나를 불렀다.
어짜피 혼자서 울적해 있느니.
나가는게 낫다 싶어 밖으로 나왔고.
만나자마자 그친구는 내표정을 살피며 불안해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괜찮다며 웃어보였고.
그친구는 그럴수록 불안해 하는것 같았다.
밥과 술중 뭘먹고 싶냐 묻기에.
당연히 술을 선택했고.
치킨을 먹으러 갔다.
한잔, 두잔, 세잔을 먹으려던 찰나.
그친구가 내손을 잡고서.
' 너무 빨라 아직 안주도 안나왔는데. '
라고 말했다.
나는 그냥 그손을 살짝 치우고서.
' 괜찮아. 적당히 먹을께 '
하며 세번째 잔을 비웠다.
치킨이 나오고.
시덥지 않는 이야기로 어느새 3병을 비웠고.
술짝 술기운이 오른 나는.
그친구에게.
' 나 궁금한게 있어. '
라고 말했고.
그친구는.
' 말해봐바. 내가 다 얘기해주지. '
라며 웃었다.
고백이후 이야기만 해서 그전 이야기는 안했는데.
사실 그친구가 나에게 소개팅을 주선한적이 있다.
뭐 소개팅이라기보다 2:1로 술먹는 자리 였지만.
그게 사귀자고 고백하기 3달전 이야기라.
나는 그때 그친구가 왜 그랬었는지 궁금했다.
나 - ' 그때 소개팅은 왜 주선 한거야. '
너 - ' 네가 소개시켜 달라 했었잖아. '
나 - ' 원래 소개 안시켜준다고 하다가 마음바꾸고 소개 시켜준다 한거 였잖아. 왜 마음이 바뀐건데. '
너 - ' 글쎄. 그때는 네가 소개받고 싶어하는것 같아서 그랬지. '
나 - ' 그땐 좋아한게 아니었어?
너 - ' 응 아니었지. '
나 - ' 그럼 애프터 신청은? '
너 - ' 응? '
나 - ' 그때 서로 애프터 신청했었잖아.
정작 전화번호를 서로 몰라서 너한테 말했었고.
3명이서 보자 이야기 나왔는데.
둘이 잘돼는게 배아프다고 2:2아니면 안만난가고 우겨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못만났었지.
그때 일부러 그랬던거야? '
너 - ' 아니 '
나 - ' 그래? 난 그때부터 좋아했었나 했지. '
너 - ' 아니야 그땐 그런 생각은 없었는데. '
나 - ' 그런거 보면 신기하지 않냐.
내가 만약 그사람 연락처 알았다면.
그리고 그사람과 따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
너아닌 그사람 만났을지도 모르잖아. '
너 - ' 그런가. 그랬으면 널 좋아할 일은 없었지 않았을까. '
나 - ' 아, 미안. 궁금해서 물어 봤어.
과거는 과거니까. 지금은 네가 있으니까. '
나는 그렇게 웃으며 한잔을 먹었고.
그친구는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 오늘 왜이리 기분이 안좋은거야. '
나는 웃으며
' 아니야. 지금은 너 봐서 좋아. '
라고 말했고.
2차 갈까. 하는 그친구의 말에.
' 나 소원쓸래. 지금. '
라고 말했다.
그친구는
' 왜 뜬금없이 소원이야? '
라며 웃었고.
나는
나 - ' 지금 2차가는거.
단둘이 조용히 있을수 있는 공간으로 가자.
룸소주방이나 노래방이나 자취방도 괜찮고. '
너 - ' 무슨 할얘기 있는거야? '
나 - ' 그런것도 있고. 지금 이런자리는 불편해서. '
너 - ' 그럼 네 자취방으로 가자 오늘 금요일이니까 자고가지뭐. '
라고 말하며.
우리는 술을 사들고 자취방으로 갔다.
가만히 앉아 있는 내앞에 술상을 차리던 그친구는.
' 뭐가 궁금한거야? '
라며 재차 물었고.
나는 그냥 아무말 없이 웃기만 했다.
내 맞은편에 앉아 동그란 눈으로 날 쳐다보았고.
나는 아무말없이 술을 먹다.
그친구의 눈을 쳐다보자.
그친구는 당황한듯 회피했다.
나는 웃으며.
' 왜 피하는거야. '
라고 말했고.
아무말도 안하기에.
' 그날도 피하더니. '
라고 재차 물었다.
그랬더니.
' 난 싸울때 빼고는 눈마주치는 게 어려워. '
라고 말했고.
나는.
' 싸운다고 생각하고 날쳐다봐. '
라고 말했다.
그친구는 막 웃더니.
너 - ' 그게 생각처럼 쉬운줄 아나 ㅋㅋ '
나 - ' 친구로 지냈을땐 잘봤던것 같은데...
맨날 싸우자는거였어? '
너 - ' 응 ㅋㅋㅋ 술먹으면 둘다 싸우자 분위기 아니야? '
라며 막 웃었다.
어쩐지 가라앉았던 기분이 살아나는 것같아.
나는 그친구 옆으로 가 앉고서
그친구의 손을 잡았다.
그친구는 아무말 없이 손을 바라 보았고.
나는
' 너랑은 정말 연애하는 기분이 드는것 같아.
어색할줄 알았는데. '
라며 그친구를 쳐다보았다.
그친구는 아무말 없이 웃었다.
나 - ' 네가 전에 그런말 한적이 있어.
일하면서 자리잡고 공부도 더 할껀데.
한동안은 연애할 생각없다고.
기억나? '
너 - ' 응 '
나 - ' 그래서 너 일 시작하고 내년에 대학원 들어가고 졸업할때까지 사람 안만날꺼라는 건 알고 있었어.
그렇게 생각했는데 네가 나에게 고백하길래.
사실 나는 가볍게 생각하고 만나자고 하는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들더라.
물론 아니겠지.
그때 분명 생각 많이 했다는거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이관계를 계속 유지 할수 있을까?
결혼은? 사는건? 그리고 후에 나이들어서는?
너는 내가 처음인데 그 모든걸 생각해본걸까.
라는 생각을 했어. '
너 - ' 결혼, 삶, 그리고 동거도.
생각해보지 않은건 아니야.
물론 확실하지 않는것도 맞아.
지금 당장 결정하라고 한다면.
결정은 내릴수 있지만.
아직 그걸 결정내릴 시기는 아니고.
지금 당장 결정 내린다고 너와 내가 행복할것 같지는 않아.
너도 지금 당장 답을 바라는건 아니잖아. '
나 - ' 아직은 아니지. '
너 - ' 그래, 하지만 그시기가 온다고 해서.
미루거나 그만둘 생각은 없어.
너를 좋아하니까.
언젠가는 결정을 하겠지만.
아직은 우리가 해야할일들을 끝내고.
함께할 준비가 되었을때.
그때 결정하는게 맞겠지.
걱정하지마. 생각하지 않은게 아니야. '
웃으며 그친구는 내볼을 꼬집었고.
' 으이그. '
라는 말을 하며.
내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더니.
내볼을 붙잡고 얼굴을 흔들었다.
나 - ' 아, 어지러 ㅡ '
너 - ' 원하는 대답이 되셨습니까? '
나 - ' 뭐... 그럭저럭? '
너 - ' 됐거든 ㅋㅋ '
또 한번 볼을 꼬집으려 하기에.
손을 붙잡고 째려보자.
귀엽다는듯 웃더니.
다른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새초롬한 나에게.
' 쪽 '
볼에 뽀뽀를 했다.
깜짝 놀란나는.
'뭐하는 짓이야. '
라며 짜증을 냈고.
그친구는 능글 맞게 웃으며.
' 내 애인한테 뽀뽀하는 것도 안돼? '
라고 말하며 다시 뽀뽀하려했고.
나는 으르렁대며.
' 너 이런식으로 행동하면 덥쳐버리는 수가 있어. '
라며 협박아닌 협박을 했다.
그친구는 웃으며.
' 그것도 좋은데? '
라고 말했고
왠지 빈정상한 나는.
' 왠지 너좋은 일만 시키는것 같아. 내소원쓴건데. '
라며 툴툴거리자.
그친구가.
' 진이야. '
라고 불렀고.
나는 고개를 돌리며.
' 너 내이름 부르는 것도
얼마나 내 심장 내려놓게 만드는줄 알아?
목소리도 달달하게 왜 그렇게 불러. '
라고 징징거렸고.
그친구는 고개 돌린 내옆에 다가와 앉고서.
슬며시 안으며 귓속말로.
' 그게 싫어? '
라고 말했다.
내가 그친구쪽으로 고개돌리며.
' 아니. '
라고 말하고 키스를 했다.
-
이게 마지막 만난 날이었네요.
한동안 시험이 얼마 안남아서...
3~4일에 한번? 정도 쓰지 않을까 싶네요.
요새 다들 싸우고 화해하시는 기간이신가봐요.
연애를 오래 안해서 그런가.
아직 달달한게 ㅋ
(자...자랑은 아니구요)
그친구가 많이 맞춰주고 있어요.
저는 워낙 직설적이라...
숨기고 감추는것도 못할뿐더러.
상대방 생각없이 말하기도 해서.
그친구가 그걸 묵묵히 받아주는것 같아요.
성격을 대충 알고 연애 시작해서 그런가.
불금입니다.
비가 폭우처럼 쏟아졌네요.
어쩐지 시원한게 기분은 좋은데.
오늘 저녁에 그친구 만나기로 해서.
저녁에는 비가 안왔으면 좋겠네요.
내일은 푹 쉬는 토요일!
다들 화이팅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