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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아이의 돌잔치 이후

사랑해 |2016.06.27 22:11
조회 104,324 |추천 341
우선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시고 힘내라고 해주셔서 너무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친정 아버지가 따뜻하신 분이 아니시다보니 젊은 시절의 엄마에게 참 모지셨어요.
지금도 자식들한테 그러시구요.
그러다보니 아이의 돌잔치에도 오지않으셨습니다.

엄마가 건강하셨더라면.. 많이 챙겨주셨을텐데..
이쁜 손자 더 해주지 못해 안타까워하셨을텐데..
시댁처럼 매일매일 보고싶어하셨을텐데..
우리 강아지 하면서 한없이 이뻐하시다가도 우리 딸 힘들게하지말라고 구박도 하셨을텐데..

아이가 자라면서 무엇인가 다른 아이들 보다 빠르면 아빠 닮아서 그런가 엄마 닮아서 그런가 할때.. 전 물어 볼곳이 없습니다.
엄마 나는 언제 기었어? 나는 언제 일어났어? 다른 애들보다 좀 빨랐던가? 느렸던가? 하고 물어 볼 곳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일일이 기억하고 계시지 않으니까요..

차라리 엄마가 다른 암이었다면.. 대화가 되기라도 했다면.. 모든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가끔 신랑에게 "엄마보고싶다" 한숨쉬듯 내뱉으면 신랑 이 "보러가자 지금갈까" 합니다.
허면 저는 "아니.. 아픈 우리 엄마말고.. 건강한 우리 엄마가 보고싶어" 합니다.
아프시지만 곁에 계셔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한다 생각하지만..
왜 가끔 엄마가 아픈게 왜이리 한없이 야속한지..

어제 오늘 많이도 울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만 울고 힘내서 살아야겠지요.
저는 우리 엄마에게 언제나 자랑거리였고 든든했던 맏딸이고,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니까요.
(댓글에 왜 큰아이냐고 둘째가 있냐고 물어보신분이 계시더라구요.. 이제 뱃속에 6주 된 아이가 있답니다.)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본문-
그냥 마음을 가다듬고 가다듬어도 슬퍼서 끄적거립니다..
얼마 전 큰 아이의 돌 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돌을 잘 치루고 나서 조금 정리가 된 후 에 뒤돌아보니 한없이 눈물이 나더라구요.

친정엄마가 뇌종양으로 편찮으셔서 요양병원에 계신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사람도 못 알아보시고 말씀도 못하시고 그저 눈만 뜨고 계시고 입만 벌려 음식만 드시고 계십니다.
2년전 엄마가 더 안 좋아지시기전에 서둘러 결혼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 바로 아이가 생겼구요.
그리고 엄마가 많이 안 좋아지셨습니다.
출산을 할때도 아이를 키우면서도 이렇게 슬프진 않았습니다.
그저 제 스스로 기특했지요.
내가 아이를 낳다니.. 내가 아이를 키우다니..
이삼일에 한번씩 엄마를 보러 가서도 엄마 오늘은 아기가 스스로 뒤집었어.. 앉았어.. 일어섰어 얘기하며 신기하다고 들리는지도 모르는 엄마에게 웃으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돌잔치날 친정엄마의 자리가 비어있는것이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더니.. 이렇게 가슴이 미어질줄은 몰랐습니다.
엄마도 내가 자랄때 이랬을까..
길가다가도 아기들 보면 그렇게 예뻐했었는데.. 우리 애기는 한번 안아주지도 못했네..
내가 엄마가 된 지금도 나는 엄마가 이렇게 필요한데, 먼 타지에 와서 우리엄마는 본인의 엄마가 얼마나 그리웠을까..

그냥 한없이 슬퍼지네요..
제 아이가 좀 더 커서 외할머니를 안아줄수 있을때까지 버텨주셨으면 좋겠으면서도..
아직 한없이 어린아이가.. 많이 아픈 외할머니를 보고 무서워서 울까봐.. 안아주기 싫다고 돌아나갈까봐.. 그렇게된다면 제 마음이 더 한없이 속상할까봐.. 이 마음도 접게 되네요..

그저 건강했던 우리엄마가 너무 보고싶은 밤이라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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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별복이|2016.06.28 08:52
저는 어릴때 부모님 이혼하시고.. 아버지는 10년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아직 요양병원에 계세요. 저는 그래서 결혼식도 안했어요. 솔직히 지인들 결혼식가서도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시간에 괜히 제가 눈물이 왈칵나서 나가있기도하구요... 여튼 저도 아이 낳아기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애낳아도 와서 들여다봐줄 친정부모도 없고.. 애낳고 많이 울었어요. 아이 돌잔치할때도 시댁은 친가외가 총출동. 저희집식구는 미혼인 제동생 하나...제동생이랑 저도 그때 돌끝나고 많이 울어서 님 마음 알아요.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 치매에 거동도 불편하셔서 정신이 흐리지만 제아이랑 저는 항상 알아보세요. 그러다 진짜 정신이 맑은 날 제 손잡고 우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우리 큰딸 애 낳는다 고생하고 수고했다. 아빠가 죽는 순간까지, 죽어서도 너랑 니동생 잊지않을게. 그동안 쌓였던 설움이 폭발하면서 깨끗이 씻기는 기분이었어요. 누워계신아버지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지금 둘째 임신중이고 큰아이 육아에 힘들때도 많지만 아빠가 해주신 저말 기억하면서 버팁니다. 님 어머님도 비록 표현은 못하시겠지만, 저희 아버지랑 같은 말을 님께 해드리고싶어하실거라 믿어의심치않아요. 글쓴이님, 아이낳아 1년동안 기르느라 고생많고 수고많으셨어요.
베플040213|2016.06.28 11:26
저랑 참 비슷하시네요.. 결혼하고 1년도 안되서 뇌출혈로 엄마가 쓰러지시고.. 중환자실에 계신지 2년 5개월이 되어갑니다. 움직이지도... 쳐다보지도.. 못하시고 콧줄로 식사하고 계시구요. 그사이에 저는 임신을 하고.. 귀여운 아들을 낳았지만 엄마는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7월초에 요양원으로 모시기로했는데.. 고향에 있는 요양원이라 자주 못뵐걸 생각하니 너무 속상하네요.. 아이 돌잔치할때가되면.. 저도 글쓴님처럼 엄마의 자리가 그리워 울겠죠... 똑같은 처지에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저도 그냥 글쓴님처럼 엄마가 보고싶어 댓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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