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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서 네이트판에 올라온 무서운 썰 듣다가 생각나서 끄적거려봅니다.

헨나쿤 |2016.07.25 00:19
조회 428 |추천 0

군 입대 얼마 안남겨둔 대학생입니다. 오늘도 아 빨리 들어가고싶다. 뭐하고있는거지 생각하며 생각없이 페북을 하다가 네이트판에 올라운 무서운 썰을 읽었습니다. 아 ㅅㅂ 개 무섭네 하다가 문득 어릴 때 있었던 일이 떠올라서 적어봅니다.

 

사실 어릴 때 있었던 일이라고는 하는데, 그게 제가 실제로 겪은 일인지 꿈인지 아니면 너무나도 충격적인 경험이어서 기억이 왜곡된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어렴풋이 그런일이 있었구나라고 문득 문득 떠오를뿐이죠.

 

그러니까 저희 가족은 저보다 한살 많은 누나와 저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이렇게 넷입니다. 어릴 때는 충남 대천 시내에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당시에 대천은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포도밭, 인삼밭, 논, 계곡이 펼쳐지는 시골이었습니다. 저와 가족들은 시내에서 살았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차타고 20분정도 걸리는 근교에 살고계셨습니다.

 

저희 가족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은 할머니댁에서 보냈습니다. 차타고 20~30분 거리니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좋아하셔서 주말이면 할머니댁에 놀러가는게 일상이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지냈으니까 이 일은 그 전에 일어난 일이겠네요. 사실 제가 몇살 때 일어난 일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꿈인지 실제로 겪은 일인지도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어렴풋이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날도 가족들과 함께 할머니댁에 갔습니다. 낮에 아부지와 어머니는 계모임에 간다고 저희를 할머니댁에 두고 나가시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밭에 가보신다며 나가셨습니다. 두분이 원래 맞벌이를 하셔서 둘이 집에 있는건 익숙하고 어릴 때부터 할머니댁에 자주 오다보니 주변에 아는 어른들이 많다고 생각하셔서 둘만 남겨두고 나가셨는지는 모릅니다만, 저희도 둘이 있는게 그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할머니댁은 전형적인 옛날식 집이라 대문이 있고 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이 있고 마당에는 들마루?라고 부르던 탁자와 장독대, 화단이 있고, 집에 들어오려면 현관문을 들어서야합니다. 시골이고 말했던 것처럼 주변 이웃들과도 다 아는 사이라 현관문도 잠그지 않았고 대문도 잠그지 않았습니다. 누나와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대문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대문은 철문이라 조금만 움직여도 그 특유의 끼기기긱 소리가 들리는데 꽤나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중에 누군가 온줄알고 나가보려는데 생각해보니 이상한겁니다. 대문여는 소리만 들리고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겁니다.

 

바람불어서 대문이 움직였거니 생각하려는데 누나가 불안하다고 현관문을 잠구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현관문을 잠궈버리고 들어오는데 문득 집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하나 더 있다는게 생각나더군요. 거실 창문. 거실 창문은 크기가 커서 성인 남자 한명은 거뜬히 들어올 수 있는 크기였습니다. 거실창문도 잠구려 누나와 뛰어가니 창에 비쳐 누군가 서있는게 보이더군요. 창이 불투명이어서 밖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 그림자는 비치는 창이었거든요. 그냥 어두커니 서있는 그림자였습니다. 사람의 그림자와 비슷해서 사람이라고는 했지만 그게 사람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네요. 뭐가 큰 덩어리같은 느낌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저희는 겁에 질려서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안에서 어떻게 해야하지 울먹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창문으로 쾅 소리가 한번 들리더군요. 주먹으로 친건지 뭘로 친건지 큰 소리였지만, 창문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깨질듯이 창문을 쳐대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고리를 덜컥거리는 소리가 함께 들렸습니다. 저희는 겁이나서 그냥 부엌 구석에 숨어있었고요. 그 두가지 소리가 한참 나더니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 아부지께서 사색이 되어 창문으로 들어오시더군요. 그리고 울고있는 저희를 달래며 괜찮다 괜찮다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무서움에 울다치져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깨보니 아버지는 거실 소파에 누워계시고 할머니는 그 옆에 앉아계시고 어머니는 저희 손을 꼭 붙잡고 계셨습니다.

 

무슨일인지 묻자 어머니는 아무말도 해주지 않으셨고, 그 일련의 상황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한채로 할머니께서는 아버지 머리에 손을 얹고는 기도를 시작하셨습니다. 그 기도를 전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이 한문장만은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더럽고 악한것들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당장 여기서 물럿거라.

 

할머니의 기도는 점점 격해지셨고, 왜인지 아버지는 기도를 거부라도 하는듯 몸부림치셨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그 자리에서 갑자기 토를 하더군요. 근데 토 색깔이 보통 우리가 술먹고 토하는 그 색이 아니라 시꺼멓고 그 양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막 괴로움에 토악질을 계속하더니 다시 풀썩 쓰러지시더군요. 그리고 할머니의 기도는 그날밤새 계속되었습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때 이 이야기를 여쩌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고, 아직도 부모님께도 이야기를 못꺼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저 스스로도 이게 반쯤은 꿈이었거나 기억이 잘못된거라고 생각하니까 선뜻 그런일이 있었냐고 물어보기 힘들더군요.

 

누나는 저와 비슷하게 기억하고 있더군요. 창문에 비췄던 그림자와 할머니의 기도, 토악질 하시던 아버지.

 

그냥 페이스북에서 무서운 이야기 보다가 겪었던 일들이 생각나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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