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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역에서의 혼자살기

바보 |2004.01.16 11:47
조회 515 |추천 0

올해로 6년째네요.  혼자 살기 시작한지...

처음에는 혼자산다는 생각에 무지 좋았죠.  지금도 혼자인게 좋지만요..

그런데, 처음 혼자있게 되니까 무섭더라고요.  여름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문 꽉꽉 잠그고 자고..  불안해서 자다가도 깨고..

조금 예민한 편이었던 거 같은데, 혼자 사니까 더 예민해지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조금 마음이 편안해진 거 같네요.

3년 전에 타지방으로 오게 되었거든요.  타지방 사람이니까 얼마나

텃새가 심한지...  여자 혼자 있다고 얕보고...

제가 나이보다 어리게 보이거든요.  거기다가 체격도 작고

나보다 나이 작은 여자애가 나이 속인다고 거짓말한다고...

이사 온지 얼마 안 되어서 어이 없게 업소 아가씨 술주정에 맞아서 병원도 다니고...

진짜 그 때는 어이 없었죠.  내가 왜 맞고 있어야 하는지.  그 때 맞아서 죽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왜 업소 아가씨한테 맞았는지 이상하죠?  타지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돈은 없구.  직장 다녀서 돈 벌어서 대학 갔거든요.  그런데, 그 돈도 IMF 터지고

집에서 다 날려먹구.  마음 편히 학교 다니지 못했죠.  그냥 간신히 학교 졸업했어요.

그래도 졸업한 것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전부터 입버릇처럼 고향 떠날거라고 했던 게 실현 되어서 아무도 없는 곳.

그냥 고등학교 동창 말 믿고 올라왔더랬죠.  광역시에서 읍으로..

그래서 집을 얻으러 다니는데, 이 동네 월세가 무지 비싸더라고요.  그냥 마구잡이로

집을 보고 다녔는데, 일단 집보고나서 말이라도 해 볼려고.  방2칸, 거실 있고, 화장실 있는

집이 무지 싸더라고요.  이상하게도...  이 동네는 방1칸 짜리 그것도 여자 혼자 살만한 마땅한 집이

잘 없었거든요.  지금은 원룸이란 것이 좀 생겼지만...

그래서 집도 깔끔하고, 보증금도 얼마 안 되고, 월세가 무지 싸길래.  선뜻 들어갔어요.

한 보름쯤 지났나 저한테 집세 놓은 사람이(이 집 좀 복잡하더라고요. 건물주 따라 땅주인 따로..

저한테 세놓은 사람은 건물주한테 세 받아서 또 세놓은 거더라고요) 사촌 동생이 잠시 갈 때가

없는데, 잠시만(한보름) 데리고 있으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그 동안 월세는 안 내도 된다고...

월세는 상관없는데 집을 워낙 싸게 얻어서 고마운 마음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그 아가씨가 들어온 날 주인 사촌 동생이 아닌 걸 금방 알았죠.  그리고 밤에 나가는

아가씨인 것도.  그건 별상관 없었어요.  보름쯤 있다 간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모르는 둘이 같이 있는다는 게 힘들더구요.  제가 혼자만 살다보니 그런건지 몰라도.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들어가니 모르는 여자가 방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누구냐고 했죠? 그런데 어이없게 오늘부터 여기 살거라잖아요.  황당해서

누구한테 얘기했냐고 했더니 자기 사장이 여기가서 자라고 했대요.  황당...

사장이 누구냐고? 했더니 노래방 사장이랍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여기가 자기네들

숙소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여긴 내가 얻은 집이니까 당장 나가라고 그랬죠.

어떻게 이러냐고..  집 세 놓은 사람한테 갔죠. 

이게 뭐냐고 그랬더니 자기도 모르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알아보겠다고..

그리고 좀 있다 집세 놓은 사람 저한테 와서 사정사정 하더군요.

자기 선배가 데리고 있는 아가씨들인데 잠시만 봐달라고.  저 안 된다고 했죠.

그 아가씨들 둘이 여관으로 간다고 하잖아요.  이래저래 마음 약한 저

여관가서 잔다는 말에 안쓰럽기도 하고.  내 동생 같고 해서 무슨 사정이

있어서 업소에서 일을 하겠지 하고.. 조금만 참자 생각하고. 넘어갔죠.

집 세놓은 사람 사정도 있고 해서.  그런데, 새로 들어 온 아가씨 내 물건

마음대로 쓰고 어지럽혀 놓고 화가나기 시작하더군요.  화장실에 화장지

하나 갖다 놓는 적없이 제가 갖다 놓은 거 다 쓰더라구요.  청소한 번

안 하고.  청소를 하다보니 화가나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에 있는 휴지며

비누, 세제 다 치워버렸죠.  그랬더니 빨래를 못하더군요.  그러면서 빨래

비누며 이런 거 살 생각도 안 하고, 욕실에 빨래를 쌓아놓기 시작하더군요.

그 때 후회했죠.  내가 잘못 생각했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같이 있는 게

어떤 건지도 모르고... 아휴~  바보하면서.

어느 날 집 세 놓은 사람이 방을 빼달라고 하더군요.  황당해서. 무슨 말이냐고 했죠.

이사한지 한 달 정도 지나서의 일이었습니다.  원래 이집 자기 결혼하고 살려고

얻은 집이었는데, 일이 꼬여서 세놓은 것이었다고.. 그래서 결혼하니까 나가 달라고.

황당했죠.  그런데, 그 날 두번째 들어온 아가씨 하는 말 나 때문에 자기들 쫓겨나게

생겼다고 하잖아요.  무슨 말 하는냐고 했더니.  원래 여기는 자기들 숙소하기 되어

있던 건데, 내가 이사 들어왔다는 거에요.  그래서 자기들은 당연히 자기들 있을

곳에 들어왔는데, 나랑 문제가 생겨서 쫓겨나게 되었다고.  어이없음...

그래서 여긴 내가 계약서 쓰고, 보증금 주고 얻은 집이다 무슨 말 하냐고 했죠.

쫓겨나게 생긴 건 나다라고 했죠.  그렇게 말싸움을 하다 끝이 나고.

어떻게 해야 되나 하고 고민을 하고 있었죠.  이게 뭔가 황당하기도 하고.

타지방에 이사온 터라 적응도 안 되고, 불안한 상태였거든요.  거기다 친구

말 믿고, 올라와서 친구가 다니는 회사 다니고 있었는데, 적응하기도 힘들고.

친구가 했던 말 하나도 안 맞고... 그래서 이것저것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죠.

그 때 생산파트에 있어서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해야 되었었거든요.

그 두 아가씨 때문에 새벽에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새벽에 친구 데리고 와서

시끄럽게 해서...

그 날 새벽도 시끄럽게 했었어요.  그리고, 내가 4시 반에 일어나서 준비할 때는 조용

했었죠.  씼을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밖에서 불을 끄더라고요.  순간 화가 났죠.

그 동안에 쌓인 것도 있었고.  그래서 야 누가 불 껐냐고 했더니 대뜸 나와보래요.

술에 취해가지고 나보고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니가 인간이냐 시작해서...

내가 욕하지 말라고 왜 욕하냐고.. 나보고 너 나이 몇 살이냐고 너 나이 속이고 있지

하면서... 그래서 너 몇 살인데, 내 동생보다 어린 애한테 야라고 한 게 그렇게 잘못

되었냐고 했더니.  자기 24살이래요.(나중에 알고보니 21살)  그래서 그래도 저보다 어렸었거든요.

그렇게 시비걸기 시작하더니 출근 준비도 못하게 하고.  난 출근해야 된다는 생각

밖에 없었거든요.  사람들 기다리니까.  그러더니 때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순간 멍해지고 아무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빠져나올려고 해도 힘이 세더라고.

하긴 덩치도 나보다 많이 크니까, 술도 취했겠다.  그렇게 한 몇 분 맞다가  창문

열고 과음을 질렸죠.  집이 역 앞이어서 광장에 사람이 많았거든요.  여름이었으니까.

1층은 야식가게여서 열려 있었고.

그래도 아무 반응 없더라고요.  그리고, 그 애 밀어서 머리를 바닥에 박고...

그래서 맞다가 핸드폰으로 112에 신고했죠.  그러다가 핸드폰 뺐겨서 망가지고..

그렇게 한 십분 정도 맞은 거 같아요.  친구들은 나보고 바보라고 하죠.  똑같이 욕하고

너도 때리지 하고.  그 땐 진짜 아무 생각 안 나고.  내가 왜 여기와서 맞고 있는지

하는 생각과 함께 진짜 이렇게 맞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그 때 어떻게 맞았는지 얼마나 맞았는지 확실치가 않아요.

내가 살아오면서 그렇게 맞아본 건 처음이었으니까, 어릴 때 아는 남자애 심술에

많이 맞아도 봤고, 동생하고 싸우다가 많이 맞아도 봤는데...

그러고 난 뒤에 그 애 울면서 자기 신세 한탄 하더군요.  어이없어서..

그러고는 자기는 때린 적이 없대요.  그 땐 전 사람들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옷 챙겨

입고, 꾸역꾸역 나왔죠.  그러고, 통근차에 탔는데, 그 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그 날 하루정일 울었죠.  회사에서 안 울려고 노력했는데, 부장님 내 얼굴보고 이상해서

꼬치꼬치 깨묻고... 선배는 경찰서 가자고 난리고...  쇼크에 몸에 마비오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울기만 울었죠.  겨우 울음 참아가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때까지 나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이사님(회사가 조그만한 중소기업이거든요)

저 데리고 그 애한테 따지려 집으로 갔죠.  그 애 자기 성질에 못 이겨서 선풍기 다 부셔놓고.

누워서 이사님이 뭐라해도 일어나지 않고, 자기는 때린 적이 없다고....

이사님 화가 나서 그 애를 때릴 것 같았죠.  제가 말렸죠.  괜찮으니까 그러시지 말라고.

이사님 내 얼굴 가르키며 얼굴에 난 상처를 보라고. (나중에 알고 보니 술만 취하면

그런다네요.  그리고, 때려도 표 잘 안나게 때리는...  얼굴하고 팔에 핸드폰 뺐으려다가

손톱에 상처난 거지. 다른데는 표도 안 나더라고요.  시간이 좀 지나니가 목도 못 돌리고,

머리는 부어있고. 왼쪽 어깨도 퉁퉁 부었고...) 그제서야 아무 말 안 하더군요.

그 애 하는 태도에 이사님 너무 열받으셔서 어쩔 줄 몰라 하시고..

그러고, 난 겁이 나서 집에 못 들어가고, 친구집에 들어가 있었지요.

집세 놓은 사람하고, 친구랑 얘기가 오고 갔었는데 그러고 바로 이사하고...

준다던 이사비용도 안 주고, 보증금도 못 받을뻔 했었죠.  그건 우여곡절 끝에 받았어요.

그 때 친구들 다 보고 바보라고 했었어요.  그 땐 그 애가 밉기도 했지만, 일도 크게 만들기

싫었고 어차피 일 벌려봐야 별로 그 애한테 제재 가는 것도 없을 거니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조용히 넘어가자 했었죠.  그러고, 전 2주 넘게 병원 다니고.  그 때 다쳤던 왼쪽 어깨랑 머리는 가끔씩

아프고.  친구 말로는 맞은 곳은 컨디션 나빠지면 도진다고 하네요.

지금 생각해도 저 바보 같아요.  그 애가 그런 거 제 잘못도 있겠죠.  그 애는 내가 화장실에

있는 휴지 이런 걸 치워버린 게 자기들을 무시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었나봐요.  업소 나간다고

제가 개.돼지 쳐다보듯이 했다나요.  난 그런 거 해라도 성격이 괴팍해서 하지도 못하겠지만,

남이 하는 거 내가 뭐라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각각의 사정이 있는 거니까 별로 상관 안

했었는데... 그런 거 아니었는데 그냥 그런 상황에 화가 나 있었을 뿐인데... 제가 대처를

잘 못했겠죠. 상반되는 입장이니까.  그리고, 자격지심도 있었던 거 같아요.

따끔하게 혼을 내주었어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나 같은 피해자

또 생기지 않도록... 이제와서...

쯧~ 얘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글 솜씨도 없는 제가 글을 써서 재미는 없을 거에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아득하네요.

좋은 하루되시구요.  저 여기 게시판들에 올라와 있는 글들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감동도 받고, 용기도 받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용기 내어서 제 얘기 조금 올려

보내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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