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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집에서 엄마가 가지고나온 한가지물건.

아찔아찔해 |2008.10.17 05:59
조회 525 |추천 0

안녕하세요 서울사는 22 여대생이에요;;

 

 

저는 2006년 여름, 지방의 한 가요방에서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해요

당시에는 뉴스에도 나오고 네이X 뉴스에도 떴었는데

이제는 2년이라는 시간이흘러 사람들의 기억저편으로 사라져가는 사건이기도 하죠ㅎㅎ

 

저희집은 불이났던 가요방 바로 앞집이었습니다;;

가요방이 ㄱ 자모양으로 생겼다면 저희집은 그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집이죠

 

 

2006년 여름, 대학교 1학년생이던 저는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기위해 고향에 내려와있었습니다.

저희집이 치킨가게라서 여름휴가철엔 관광객들이 많아 바쁘기 때문이에요ㅠ

더구나 그 해에는 저희 지역에있는 해수욕장에서도 치킨장사를 했기때문에

일손이 더더욱 딸릴 때였어요.

 

그날도 어김없이 저는 집과는 좀 떨어진 해수욕장에서 아빠와 함께

장사를 하고있었습니다. 마침 서울에서 재수하던 동생도 내려와서 같이 일을 하고있었죠

 

읍내에 있는 가게에는 엄마와 저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제 초등학교 동창 친구가 있었구요;;

 

한참 정신없이 일을하고있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엄청 다급한 목소리로

"' 야야!! 너네집 불났어!! 연기나고 난리야 빨리 아빠모시고 나와!! "

 

갑작스런 전화에 우리집이 불에타고있다는 말이

믿기진 않았지만 이런 일로 장난할 친구도 아니었고,

목소리도 너무 다급하고 심각해보여서  아빠한테 말씀을 드리고

다급하게 아빠랑 저랑 제동생은 읍내에 있는 저희 가게로 출발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저희집 근처에 다다르자 백명이 넘을정도의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저희집 뒤에선 까만 연기가 하늘을 메울듯 치솟고있었어요

간혹 시뻘건 불길도 치솟았구요;;

 

아빠는 급히 화재진압하고 계시던 소방관들과 동네 아저씨들한테 달려가셨고

저와 제 동생은 엄마를 찾았습니다;; 사람들이 너무많아서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엄마를 찾았는데 엄마는 저희 가게 길 건너편 상가 앞에 주저앉아

넋을 놓고 울고계시더군요ㅠ;;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친구에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이야기를 듣게되었습니다;;

 

처음엔 엄마와 제 친구도 불이 난줄 모르고 가게 청소를 하고 계셨답니다ㅠ

그런데 갑자기 저희 고모가 허겁지겁 달려들어오시더니

너네집 뒤에서 연기난다고 불난것같다고 빨리 나오라고 하시더래요ㅎㅎ

 

그제서야 엄마는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셨고

어느새 방안을 가득 메운 연기에 깜짝 놀라셔서 허겁지겁 뛰쳐나오신거죠

 

저희 고모는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데

하늘이 도우려고 그랬던건지 평소엔 그런적이 별로 없는데

그날은 모처럼 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을 집까지 태워드리려고

저희집 근처로 나오신거래요 그러다가 저희집 뒤쪽에서 시커먼 연기랑 불길이 치솟는걸 보고

허겁지겁 달려 들어오신거죠;;

 

그렇게 큰 화재는 처음이었어요

소방차가 한대 와있긴 했는데 그 많은 물은 땅바닥으로 다 흐르고있었고

동네 아저씨들이 부른 물차에 호스를 연결해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습니다;;

소방관 아저씨들도 당황하신 나머지 실수를 하신건지..

여튼 용감하신 동네 아저씨들과 젊은 청년들이 옆건물을 이용해

저희집 옥상으로 올라갔고 불을 끄고 계셨죠

 

몇몇 분들은 불이난 가요방쪽으로 물길을 잡고계셨고

몇몇 분들은 저희집에 불이 옮겨붙는 것을 막으려고 저희집에 계속 물을 뿌리셨어요

덕분에 저희집은 벽이 조금 그을리고, 몇일간 지독한 타는 냄새가 나긴했지만

큰 손실은 막을 수 있었죠ㅠㅠ

 

어느정도 상황이 정리되고나니 떨리던 마음도 진정이 되었고

그제서야 엄마가 품안에 뭔가를 꼬옥~ 안고있는게 보였습니다;;

처음엔 뭔가 했어요;;

 

 그런데 그건.. .

 

그날 벌어놓은 돈뭉치도 아니었고,

아빠가 퇴직하실때 받았던 금부치도 아니었습니다.

 

 

고모가 허겁지겁 들어오셔서 불이났다고 알려주셨을때

엄마가 방안에 들어가서 가지고 나오신 딱 한가지 물건,

 

그건 바로 동생의 책가방이었습니다;;

 

눈물이 핑돌았어요;;

수능치루고 그해 겨울이 끝나기도전에 혼자 서울로 올라가서

창문도없고, 빛도 안들어오는 좁은 고시원에서 홀로 공부하다가

모처럼 쉬러 집에 내려온 동생의 책가방을.. 가지고 나오신거에요ㅠㅠ

 

뭐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순간에

그 짧은 순간에 동생을 위해 동생 책가방만 챙겨나오신

엄마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나더라구요ㅎ

 

그후로 저는 어느새 대학교 3학년이 되었고,

동생도 그해에 수능잘보고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저희부모님도 계속 그곳에서 장사하고 계시구요ㅎㅎ

 

불이났던 가요방은 계속 그대로있다가 올해 초에 선구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당시에 불났던 가요방엔 휴가철이라 식구들끼리 놀러온 가족들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중 네분이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네분의 명복을 빕니다ㅠ

 

그리고, 엄마 아빠. 너무너무 사랑해요♡

 

긴글읽어주셔서 갑사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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