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잔인했던 8월이 끝나고,
한동안 오빠 널 잊어보기 위해 일에 미쳐 살다보니
내 상태는 말이 아니더라
말로만 듣던 장거리연애,
내 첫 연애는 그렇게 오빠와의 장거리연애로 시작했지
괜찮겠냐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던 오빠였기에
하루하루 함께 함에 감사함을 느끼자던 오빠였기에
누구보다도 더 편한, 더 애틋한 연애를 할 수 있었지
그런데 남들처럼 그렇게 예쁘던 지내던 우리에게도 이별이 찾아왔어
내가 한창 공기업 준비를 할 때,
오빠는 해외지사 파견을 가게 되었지
짧아야 1년, 길면 아예 거기서 살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던 오빠.
늘 힘들어도 꿋꿋하던 오빠가,
너 두고 가기 싫다며 끝내 눈물을 보여 더 가슴 아팠어
나까지 오빠한테 눈물 보이면 더 마음 불편해 할까봐
"괜찮아, 내가 기다리면 되잖아 뭐가 그리 걱정이야~" 하며
애써 덤덤한 척 했다.
하지만 오빠는 그게 말처럼 쉽냐며,
나 하나때문에 너 할 일 못하고, 더 좋은 남자 못 만나는거 싫다고 그랬지.
날 배려해서 하는 말이였지만, 난 오빠에게 화를 냈다.
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걱정 하는건지,
내가 기다릴 수 있는데 더 좋은 남자 만나라는 의지박약한 얘긴 왜 하는건지.
그 다음날 오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거 같다며 헤어지자고 했지.
잡히지 않을거 알면서도 잡아봤지만,
내가 알던 오빠 맞나 싶을 정도로 그토록 모질게 날 뿌리쳤어.
진작 헤어지는게 맞는거였다며.
결국 나도 이별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오빤 8월 4일에 갔지.
가끔 오빠 지인들에게 전해지는 소식을 듣곤 했는데,
알아서 잘 지내겠지 하며 그냥 넘겼어.
근데 잘 지낼거처럼, 뒤도 안돌아볼 것처럼 하던 오빠 너 정말 밉다
이별 통보도 모자라 갑자기 떠나버리는게 어딨어
8월 25일, 새벽 6시.
난 처음에 믿기지도 않았고, 아니 안 믿었어
널 보러 가고 싶었지만, 볼 자신이 없었다
그 날 하루종일 밥도 안먹고
몇시간이 지나는지도 모르게 펑펑 울었다
오빠가 떠난지 21일째인 오늘도, 나는 오빠가 생각난다
며칠 전에도, 오빠 지인들로부터 얘기를 들었어
해외 가서 많이 힘들어 했다며
매일 밤마다 내 이름 부르며 잠꼬대하고, 그렇게 또 울다 잠들고.
나에게 한번만 용기내서 와주지
그렇게 혼자 끙끙 앓다가 가버리는게 어딨어
이별 할때도 오빠 마음대로, 떠나는것도 오빠 마음대로였지만
난 오빠가 밉거나 원망스럽지 않았어
오죽하면 저럴까 싶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놔줬던거야
날 만나는동안 늘 미안해하고 죄책감 느끼며
더 좋은 남자도 많은데 나와 함께해줘서 고맙다던 오빠.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아도 난 너가 좋았고
너였기에 누구와도 할 수 없는
값진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오빠 넌 어찌된게 꿈에 한번도 안 나와주냐 섭섭하게,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는거 맞지
거긴 따뜻하지
예쁜 여자 많다고 나 잊으면 안된다? 한 눈 팔지말고.
곧 보러 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