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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한테 완벽한 여친...나한테만 왜 그럴까요

바보 |2008.10.19 07:11
조회 754 |추천 0

20대 중반 넘어섰습니다. 이제 서서히 30대를 향해 다가가는 서울 수유 사는 남정네입니다.

평범하구요, 직딩 3년차입니다. 잘나가는 회사라고는 못하겠지만 나름 만족하고 삽니다.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입사하자마자 만났죠. 아는 사람 소개로......적극적으로 대쉬해서 드뎌 성공했습니다(이때까정은 행복했삽니다).

완벽한 여친이었습니다. 외모, 자체발광은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 이쁘고 매력있고 피부좋고

체형이 좋아서인지 몰라도 옷 깔끔하게 잘 어울리게 입습니다. 스탈도 괜찮고.

무엇보다 사람들한테 끔찍히 잘합니다. 울 부모님 처음 봤을때도 너무 잘해서 부모님도 흡족해하시고, 제 친구들에게도 어찌나 잘하던지.

어딜가든 귀염받는 스탈입니다. 그리고 어딜가든 리더쉽 발휘합니다.

그리고, 뭘 맡기든 너무나 잘 해냅니다.

졸업하고 얼마전에 취직했습니다. 초년생이죠.

하지만 이미 3년차 선배들 저리가라 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은근 시기와 질투를 받을만 한데도(아시죠..회사 내에선 괜시리 튀었다가는 본인만 힘들어지는거......), 사람들한테 조심조심하고 눈치빠르게 행동해서 또 잘 지내고 있답니다. 대인관계도 정말 완벽한 여친이죠.

정말 남들에게 들리는 말로는 대단하다, 훌륭하다, 멋지다 뿐이었습니다. 당근 저도 자랑스러웠죠.

그런데,

저한테는 매몰찹니다.

회사일, 도맡아서 합니다. 나서서 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마치고 학원다닙니다. 자격증 딴다고 이를 악물더니 반년만에 3개 땄습니다. 그것도 전문직 관련 자격증으로다가..

정말 바쁩니다. 저도 3년차이지만, 저보다 더 바쁩니다. 위에서 시키지도 않은 일들을 하더군요. 필요하다나요... 근래에는 투잡입니다. 돈 벌어서 유학가겠답니다. 정말 죽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칭찬했습니다. 대단해보이니까요.

 

그러다 사건이 터졌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대판 깨진 일이 있었습니다. 전적으로 제 실수였는지라, 워낙에 큰 건수여서 주위에서도 쉽게 못도와주시더군요. 어쩝니까. 총대매야죠. 힘들어서 여친에게 전화했습니다. 힘들다고.

여친, 잠시듣더만, 아르바이트 가야 한답니다. 그거 끝나고 학원가야 한답니다. 새벽에 들어온다네요. 결국 그날 연락 못했습니다. 전화 올까나 싶어 전 밤샜습니다.

짜증나서 서운하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바빠서 그런것을 어쩌냐고 합니다. 걍 참았습니다.

두번째 사건 터졌습니다. 서로 권태기도 오고 해서 여차저차 빈번하게 싸우게 되었지만 매번 서로 노력하자고 하면서 제가 먼저 다독였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계속하니 힘들더군요. 서로 노력하자고 해놓고는 그 사람 아무런 연락도 없습니다. 제가 먼저 연락합니다. 바쁘답니다. 대신 메일을 정성껏 썼습니다. 그리고 문자 보냅니다. 메일 확인해보라고.

그날 또 밤샜습니다. 메일 확인 안했더군요. 당근 전화도 없습니다.

다음날 물어봤습니다. 왜 그랬냐?... 그랬더니 바빠서 확인못했고 집에 와선 뻗었답니다.

솔직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그냥 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습니다. 되려 왜 자기를 힘들게 하냐고 뭐라고 합니다.

어이없습니다.

싸우다 중간에 나간답니다. 어디가냐 물었더니 모임 늦었다고 합니다. 늦은 자기를 기다려준 사람들이 있으니 가야 한답니다.

나랑 그 모임 사랑들중 뭐가 더 중요하냐 물었더니, 자기는 나보단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답니다. 내가 만만한가... 쩝

 

어이가 없었습니다. 난리를 쳤습니다. 너무한거 아니냐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미안다고는 하겠는데 절대로 잘못했다고는 못하겠답니다. 할말 없습니다.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위로대신에 자기 바쁘고 힘든 이야기 합니다. 또 할말 없어집니다.

네가 일을 줄이면 되지 않냐고 했더니 줄일 수 없답니다. 자기는 다해야겠답니다. 정말 말문이 막힙니다.

앞으로 승진하게 되면 더 바빠질텐데 어쩔거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모르겠답니다.

그 와중에도 교육있다고 나갑니다. 또 입사동기회 회장이 되서 모임도 짜고 있답니다.

 

나한테 24시간중 1분도 못 내주냐고 물었더니, 이번엔 계속 신경써서 아프답니다. 그러더니 자야한다고 가버립니다. 담날 멀쩡해져서 또 무슨 교육 신청해놨다고 갑니다. 시키지도 않아도 잘 찾아 갑니다.

 

저도 드뎌 폭발했습니다. 무게잡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한가해지면 이야기하잡니다. 그게 언제냐고 했더니 내년이랍니다. 그때까진 시간갖고 서로 생각해보자고 합니다. 일때문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랍니다. 서로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이랍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암만봐도 연말 결산 끝날때까지를 말한 것 같습니다. 나도 직딩인데......

친구들 기념일 잘 챙깁니다. 상사들 기념일, 완벽합니다. 솔선수범합니다. 저한테는.. 이메일 받아본것이 올해 1월입니다. 선물, 기대도 못합니다.

한번은 선물 한번 해보라고 했다가 본전도 못찾았습니다. 내가 선물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어이없습니다. 전 싸우면 꼭 편지썼고, 기념일 알아서 선물 보냈습니다. 

 

선물로 나간 돈이 만만치 않더군요.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지 요즘은 제 간이 안좋습니다. 술도 줄였건만. 그 문제에 정신 팔려서 회사에서 몇번 건수쳤고 욕도 많이 먹고 평가도 좀 많이 깍였습니다. 여자친구, 능력을 인정받아 잘만하면 내년에는 제 연봉과 맞먹거나 추월할것 같습니다.

 

얼마전 연락받았습니다. 헤어지자고 합니다. 계속 싸우는 것 자기는 힘들다고 헤어지잡니다.

 

정말 먼산 바라보게 되더만요. 끊었던 담배가 그리워집니다. 이를 우찌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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