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의료사고로 3개월 전 내곁을 떠난 아들의 엄마로써 너무 억울하고 비통하여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또한 요즘 외모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유행하는 사지연장술(키크기수술, 일리자로프수술)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모한 수술인지 알려서 저와 같은 이런 불행한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아들은 22살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인 저의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이었습니다.
아들은 지난 7월 키크는 수술인 사지연장술(일리자로프수술)을 받고 이틀 후 수술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R정형외과병원 물리치료실에서 호흡곤란과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영동 119센터 구급차에 실려 서울 용산구 S대학병원으로 이송되어 6일간 연명치료 중 결국 먼 하늘나라로 떠나갔습니다.
사망원인은 폐동맥색전증이었습니다.
폐동맥색전증은 사지연장술뿐만 아니라 모든 정형외과 수술에서 혈전이 발생되어 생길 수 있는 일반적인 단기 합병증으로 적시에 적절한 예방 및 응급조치를 못하면 급사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14년 미국에서는 폐색전증으로 1년에 10만명이 사망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아들은 수술 당일날 기본적인 검사 후 사지연장수술 받았고 집도한 원장도 수술 잘됐다고 하여 아들은 다리와 온몸이 아프지만 너무 좋아하던 그 미소가 지금도 제 머릿속에서 미칠 정도로 맴돕니다.
그런데 수술 다음 날부터 비극의 그림자가 아들에게 드리워져 온 것입니다. 호흡곤란과 고열 등 폐색전증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수술한 원장은 이러한 증상을 간과하여 어떠한 검사나 치료도 없이 간병인에게 열나면 먹이라고 타이레놀 두알 주고 퇴근했습니다.
수술 후 3일째 되는 날 아들은 가슴이 답답하고 38.5도가 넘는 고열로 잠을 거의 못 이루어 새벽 5시30분쯤 간병인이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복도를 서성였습니다. 아들은 수술 후유증이려니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골절 수술환자가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하며 고열 등이 발생하면 심부정맥혈전증에 의한 폐색전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은 의사로써 기본 상식이라고 합니다. 다른 병원들처럼 사전 고지나 의사의 설명이 있었다면 이러한 불행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전 9시경 물리치료실 앞에서 저와 만났습니다. 그 때 아들은 힘이 없었고 얼굴에 핏기가 없었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잤다하여 그러려니 했습니다. 아들이 물리치료를 받는 동안 제가 물리치료실 바로 앞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잠시 후 갑자기 물리치료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아들 이름을 불렀습니다. 뭔가 싶어 물리치료실을 들어갔는데 우리아들은 이미 눈이 뒤집혔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원장은 TV방송하러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응급상황을 통제하고 일사분란하게 응급처치술을 시행하여야 할 직원들은 갑작스런 응급상황에 부딪쳐 당황한 나머지 일부 간호직원들은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우왕좌왕하였고,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아들의 목숨은 꺼져갔습니다.
한참 후에서야 흰색 가운을 입은 젊은 의사인 듯한 남성이 올라와 아들을 상대로 심장을 압박하는 소생술을 시행하였으나, 경험이 없어 당황하기만 할 뿐 제대로 된 심폐소생술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우리아들 살려달라고 원장을 찾으러 1층에서 6층까지 비상계단으로 미친 듯이 뛰어 다녔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 아들의 생명은 꺼져만 갔습니다.
사고 후 사지연장수술을 하는 다른병원(N정형외과병원, S대학병원 등)을 조사해 보니 수술 후 폐색전증에 대한 합병증과 치료방법을 병원 홈페이지와 공개강의 및 블로그(Blog) 등에 솔직하고 자세하게 밝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수술한 R정형외과병원 홈페이지에는 원장이 모든 합병증을 다 고쳐주는 것처럼 허위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지한 의료인에게 무참히 짓발힌 아들의 죽음에 엄마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더욱더 한탄스러운 것은 수술을 집도한 원장이 인위적 골절로 생성되는 혈전으로 폐동맥색전증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하는 것입니다.
원장은 유족들에게
“정형외과 수술 후 폐동맥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에 전혀 보고된 바가 없다”,
“다른 선후배 정형외과 의사들도 모른다고 하더라...?”,
“대한민국에서 수술동의서에 ‘폐동맥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라고 작성하는 병원은 없다”
라고 뻔뻔하고 무책임한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더 한심한 것은 본인 의료과실만을 모면하고자 “수술 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폐색전증과 내 수술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라고 변명하는 치부를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더니 사망원인이 “사지연장술 후 발생한 폐색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이라고 하였습니다. 오직 수술을 집도한 원장만 아들이 왜 죽었는지 원인조차 모른다는 결론입니다.
그렇게 아들을 가슴에 묻고 두 달이 지났습니다. 얼마 전 이러한 순간순간 기억들을 되짚으며 의무기록지 시간과 맞춰봤는데 잘 안 맞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강남경찰서 담당 형사님한테 전화하여 병원 CCTV를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CCTV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찍은 것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큰 병원빌딩에 CCTV가 엘리베이터만 있는지....
저와 남편은 담당형사님한테 엘리베이터에서 찍은 거라도 보자 했습니다. 그런데 동영상을 확인하던 중 아들이 의식을 잃은 시간대인 오전 9시46분부터 10시20분까지의 부분이 삭제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동영상 전체가 삭제된 것이 아니라 재생 중에 대략 30여분 가량의 동영상만 편집한 흔적이었습니다.
형사들은 보통 의료사고가 발생되면 곧바로 사고병원에 가서 CCTV를 보면서 5~10분 단위별로 녹화된 동영상을 보며 특이사항을 기록한다고 합니다. 저희들은 삭제된 부분이 이상해서 앞뒤로 몇 번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그런데 동영상 중간이 삭제된 것이 확실했습니다. 형사님한테 왜 중간이 삭제되었냐고 물어봤더니,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추후에 담당형사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CCTV 동영상이 편집 삭제된 이유에 대해 “직원이 클릭을 잘못해서 중간부분이 사라졌다”라는 병원 측 변호사의 답변이 저희를 더 분노하게 만들더군요.
며칠 후 병원 측 변호사가 다른 CCTV를 가져왔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재 방문하여 다른 CCTV를 확인 하던 중 그 동영상 역시 조작 된 부분을 발견하였습니다. 10여초 또는 3분여가 중간중간 삭제되어 있는 동영상이었습니다. 저희는 너무 분개해 동영상 재생을 멈춰버렸습니다.
과연 이러한 CCTV조작을 원장의 지시없이 병원 직원이 했을까요? 아니면 보안업체에서 했을까요? 원장의 지시없이 이 모든 게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게 저희 유가족의 생각입니다.
유족에게 자신은 부도덕한 의사가 아니라고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며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던 의사가 뻔뻔하게도 CCTV를 조작하였습니다.
아들이 쓰러진 날 형사가 사고발생 직후 R정형외과 병원에 갔을 때 외장하드를 병원 직원에게 주고 복사해 달라고 했는데 병원직원이 2~3시간 소요된다고 형사한테 말한 후 그사이 관련자들이 조작을 한 것 같습니다.
1~2시간 CCTV 녹화영상 분량을 복사하는데 3시간이 소요되는지요??? 이것에 대해 자세히 아시는 전문가분은 저에게 좀 알려주세요.
현재 저희 유가족은 경찰 측에 원본 CCTV 확보를 강력하게 요청하였습니다만, 수 일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상태입니다.
또한 병원은 의무기록지 또한 조작한 듯 보입니다.
예를들어 새벽 5시30분경 잠이 안와서 간병인과 휠체어를 타고 복도를 서성거린 것을 “걷는 연습을 했다고 들었음”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다리가 아파서 서 있지도 못하는 환자한테 의사의 지시도 없이 어떻게 걷는 연습을 하겠는지요???
간병인도 휠체어만 탔다고 합니다.
또한 의무기록지에 “아침식사를 정상적으로 하였음”, “간병인 등과 정상대화를 다 하고 있었음”이라는 일상적인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데, 굳이 이것을 임상차트에 기재한 이유가 도대체 뭔지 궁금합니다. 그냥 “멀쩡했다”라는 것을 궁색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에, 병원측 말대로라면 CCTV도 없어서 시간을 재확인도 불가능했을텐데 9시 57분부터 10시 20여분 쯤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까지 자신들의 한 행위를 몇 분 간격으로 정확히 기재했고, 그 것을 저희 유가족과 경찰에게 제출 했습니다.
이것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사법기관을 조롱하고 능멸하는 행위로써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범죄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아들을 좀 더 빨리 정확한 응급처치를 했으면 저 세상 사람은 안 되었을 것입니다. 아들이 쓰러진 시간에 엘리베이터 CCTV에 비친 의사나 간호사들의 느긋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었을 때 저는 경찰서 바닥에 넘어져 정말 펑펑 미친 듯이 울었습니다. 의사들이 자기 자식이거나 부모형제라면 저런 행동을 보였을까요?
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정말 열심히 키웠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비통함의 나날을 지내야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아들의 죽음을 옆에서 목격한 후 불면증에 시달려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아들의 죽음이 너무 억울하여 지금 병원앞 거리에서 저는 눈물을 삼키며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죽음이 밝혀질 때까지 무한정으로 싸울 것이고, 이는 우리와 같은 이런 불행한 일이 다시는 어느 누구한테도 없도록 간절히 기도할 것입니다.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R정형외과병원 원장은 조금의 뉘우침과 미안함, 반성도 없는 파렴치한 가해자의 모습을 보이면서 TV 등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원장이 법을 악용하여 처벌을 피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