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살 여자입니다. 엄마, 17살 남동생,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아빠는 굉장히 가정적이고 다정하고 자상하신 분이셨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회사 동료분들께 엄마보다 일찍 퇴근해서 빨래를 해야겠다고, 잘 마르겠다는 말씀을 즐겁게 하실 정도로 집안일을 도맡아 하셨고 쉬는 날에는 가족들과 영화를 보거나 드라이브를 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셨습니다. 회식 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꼭 가족들을 데리고 가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행복해하는 분이셨습니다. 9년 연애 끝에 결혼하셔서 제가 19살 때까지 엄마와 30년 가까이 알고 지내셨지만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엄마 팔베개를 해 주고 주무실 정도로 저희 부모님은 금슬이 좋으셨습니다. 그런 부모님을 보고 자란 저와 동생은 매우 행복했고 저희 가족은 늘 화목했습니다. 아빠는 늘 저의 자랑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랫집 아줌마가 자꾸 저희 아빠를 모욕하십니다.
아랫집 아이들은 6살, 4살인데 몇 달 전에 집 앞에서 6살 남자아이가 뛰어다니다가 제 옆에 있던 동생과 부딪혀 넘어졌습니다. 동생은 그 애를 일으켜서 손과 무릎을 털어주며 괜찮냐고 달래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아줌마가 뛰어오셨습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동생 뺨을 때리고 왜 애를 울리냐고, 아빠 없는 애는 이래서 안 된다고 하십디다.(반상회 때 어쩌다 보니 아빠가 돌아가신 걸 빌라 분들이 알게 되셨습니다.) 집에서 나오시던 엄마는 그 모습을 보시고 당연히 화를 내셨죠. 두 분이 한참을 언성을 높여 다투시다가 아랫집 아줌마 하시는 말씀이 남편 죽은 여자는 드세다고.. 말 섞기가 무섭다고 하시더군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고, 지나치시다고 제가 한 마디 했다가 죽은 남편이 자식 교육을 참 잘 시켰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무슨 일만 있으면 자꾸 저희 아빠를 들먹입니다. 제가 밤 10시에 샤워라도 하면 물소리가 시끄러운데 늦은 시간에 샤워를 한다고 아빠한테 그런 것도 못 배웠냐고 하십니다. 아침에 강아지 몸줄을 채우고 배변 봉투를 들고 산책을 나가면 동네에 강아지가 돌아다니는 게 싫다며 강아지는 집에만 두라고 하십니다.(옆 동에서 큰 개 데리고 산책하시는 아저씨껜 아무 말씀도 안 하십니다.) 온갖 트집을 다 잡아서 싫은 소리를 해도 가만히 참다가(저는 싸우는 걸 싫어합니다.) 좀 지나치신 거 아니냐고 한 마디라도 하는 날에는 제 꼬라지를 보면 죽은 아빠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만하답니다.
몇 달 동안 계속 참다가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이 아줌마가 기가 세서 같은 빌라의 다른 분들이 말려도 아랑곳 않으십니다. 계속 마주칠 사람이니 저희 가족이 참는 수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