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9, 남자친구는 30살인 커플입니다.
3년전쯤 소개팅으로 만나서 사귀게 되었고, 둘다 직장인이다 보니
사귀면서 크게 문제 될게 없었어요.
저와 남자친구는 좋을땐 한없이 좋다가도, 꼭 한번씩 크게 싸우는데 그게 결국은 비슷한 걸로 싸우고 서로 지지 않으려 굽히질 않아 일이 커집니다.
남자친구가 저를 만나고 나서 회사에서 팀을 옮기게 되고, 일이 바빠져 만나는 걸로도 자주 싸웠어요. 서로 집이 멀지 않고(차로 20~30분 거리), 둘 다 직장과 집이 서울에 있어 저는 시간이 되면 평일에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는 원래 직장인 커플은 주말에만 보는게 아니냐고...
처음엔 서운하다 표현도 해보고 달래도 보고, 싸워도 봤지만 이젠 그냥 이해하고 되도록 주말에만 보려합니다. 평일에 보자는 말을 거의 안하고 해도 금요일이나 저녁에 영화보자고 하거나 야식먹자는 정도로 운을 떼요. 그나마도 바빠서 거의 못보지만 서운해하지 않으려하고 이해하려 하다보니 싸움이 적어졌어요.
문제는 작년과 올해 들어 출장이 잦아지면서 해외 출장을 주말을 끼어서 가게 된겁니다. 더 중요한건 출장 일정을 미리 말하는게 아니라, 본인 말로는 회사에서 본인도 출장 가기 2~3일 전에 들어서 그런거라지만 뜬금없이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나 이번주 일요일에 중국으로 출장가게 됐어' 이렇게 말한다는 거예요.
지난주 11일 빼빼로 데이에 맞춰 정성껏 직접 빼빼로도 만들고 기다리고 있는데, 야근할 것 같다면서 못볼것 같다고 연락이 와서 그럼 집가는 길에 잠깐 들러서 빼빼로만 가져가라니까 곧죽어도 집으로 가겠다는 거예요. 그때 시간이 9시에 퇴근했고, 남자친구 회사에서 저희집까지는 차로 30분정도 걸리는 거리거든요.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오랜만에 어디 나들이라도 나가자고 얘기가 되어있었고, 저는 목요일 금요일 이틀 내내 어딜 갈까 검색하고 일정까지 짜서 남자친구한테 보여주고... 있었죠. 안 가본 곳으로 가자는 말이 나와서 남자친구가 아산도 가보고 싶고 전주도 가보고 싶다.. 그 말에 열심히 짜서 보여줬는데, 결국 어딜 갈지 몇시에 만날지를 말을 안하는 거예요. 그러더니 미안한데 일요일에 중국 출장을 가야 한다면서... 말을 꺼내 제가 짜증을 냈어요. 미리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더 중요한건 말하는 말투가 그냥 받아들여라.. 이런 식이라 화가 나더군요. 이해해줘라, 미안하다, 회사일이니 이번엔 다녀오고 출장 다녀온 뒤 어디 다시 가보자, 저는 이렇게 말하길 원하거든요. 그런데 아무 말이 없어서 왜 아무말이 없냐, 그냥 그렇게 툭 말만 던지면 끝이냐니까 제가 화내는게 싫어서 할 말이 없다고..
결국 토요일에 만나서 전주만 다녀오자가 되었고 운전해서 내려가는데 남자친구가 피곤해보여 운전을 교대해서 내려갔습니다. 가는 길에 천일 얘기가 나왔는데, (이전에도 기념일로 싸운적이 있었어요. 남자친구는 기념일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답니다. 저도 예전 남자친구들을 만날땐 사실 크게 중요치 않게 여겼는데, 너무 안챙기니까... 그것도 속상하더라고요.) 이전에 싸울때 본인은 사귀고 1년, 천일 이정도만 챙기면 된다 여긴다 했던게 기억나서, 그럼 오빠 이번엔 기대해도 돼? 이랬더니 갑자기 정색을...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럼 나도 기대할게' 라고 얘기하더군요.
너무 서운했어요. 이것만 보면 마치 제가 남자친구 등쳐먹는(?) 그런 여자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전 남자친구한테 뭘 사달라거나, 뭘 바래본 적이 없습니다. 생일도 같은 달에 있어서, 남자친구가 지갑 사주면 저도 똑같이 지갑사주고(가격대 비슷한걸로), 계절마다 틈틈히 옷사서 주고, 커플 신발, 후드티, 남자친구 속옷세트, 등등.. 출장간다고하면 화장품이라든가 그런것들요.. 다 챙겨요. 그게 해 달라고 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쓰여서 해주게 되는 거잖아요. 계절이 바뀌면 입을 옷은 있나, 비타민 같은 것도 좋다는게 있으면 사서 먹이고 싶고. 같이 어디 나들이라도 나가게 되면 예쁜 티셔츠라도 함께 입고 싶은.. 그런 거요.
천일 얘기가 나오고 분위기가 싸해져서 전주까지 내려갔어요. 제가 아직 운전이 능숙하지 못해 네비를 보면서 가는데 헷갈려서 중간에 물어봐도 대답이 없더군요. 도착해서 차가 너무 많아 주차때문에 헤매니, 자리 바꾸자라고 하고 주차를 하고 내렸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서로 헤매게 됐죠. 길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서더니 남처럼 데면데면하게 ... 굴더라고요. 한참 후에 저한테 '어디로 가야해?'라고 묻는데 너무 속상했습니다. 나도 잘 모르겠다고 하니.. 다시 멀리 가더 서있길래, 옆에 벤치에 앉았습니다. 그러니까 오더니 '데이트 할 기분 아니니까 가자' 이러면서 차로 걸어가더군요. 저는 발걸음이 느려서 뒤쳐졌고, 제가 차를 타니까 시동 걸더니 그대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혼자 휙하니 내리더니.. 담배피고 오고... 황당했어요.
서울로 올라오면서 본인 회사에 들러 맡겨놓은 물건을 찾고 저희 집앞에 도착해선 '가' 이러고 내리니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연락이 없네요.
비행기 출발 시간 전에 전화를 해도 안받고, 카톡을 해놔도 읽고 답이 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본인은 연락 안되는게 이해가 안되고 싫다면서, 제가 연락 안되면 엄청 화를 내면서 본인이 화가 나면 연락을 안하는.. 이런 행동..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저는 그저 말 한마디 예쁘게 해줬으면 하는데, 그리고 그런걸 원한다고 얘기도 하고.. 이럴땐 어떤 말이 듣고 싶은건지, 내가 왜 서운한건지.. 자주 얘기해요. 남자친구는 들으면 그땐 그래, 해놓고 결국은 항상 같은 태도고요. 제가 너무 복잡하고 생각이 많은 거라는데... 그런 걸까요?
제가 너무.. 남자친구한테 바라는게 많은건지.. 모르겠어요. 손편지 하나 써달라고 그렇게 말해도 절대 써주질 않네요. 그냥 그런걸 왜 바라는지 모르겠다고.. 제가 너무 애기같다는 식으로.. 말해요.
헤어지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결혼 생각도 하면서 만난 사이였고
무엇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어느 누가봐도 나쁘게 말하고 행동한 걸 알면서도
몇일 지나면 또 생각이 나고, 마음이 쓰이고 걱정이 됩니다.
같은 걸로 반복해서 싸우면서 싸우는게 무서워서 포기하는게 늘어나요. 그러면서 어느정도 싸움이줄기도 했고.. 이게 나아지고 있는 건지, 원래 다른 커플들도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남자친구는.. 어른의 연애라는 건 서로 맞추는게 맞는 거라고. 이게 맞다고 ..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내가 못참는 여자 같아지기도 하고요.
연락이 올때까지 기다려야하는게 맞는 건가요?
정말 너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