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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못 본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안녕 |2016.11.19 18:57
조회 274 |추천 2
너를 못 본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우리 집 앞에 있던 슈퍼는 사라지고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자주 가던 만화방은 사라져서 카페로 변했고, 내가 군대에 가기 전 가르쳤던 학생이 군대를 가게 됐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닌 듯 부대 밖은 참 많이도 바뀌었다. 그런데 핸드폰 정지를 풀자마자 찾아본 너의 카톡 프사는 여전히 참 예쁘다.

문득 채팅하기를 눌러 나 휴가 나왔어, 하고 톡을 보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이내 홈 버튼을 눌렀다. ‘그래 오늘 토요일 이니까, 동아리 활동하느라 바쁘겠지.’ 하고 마치 최면을 걸 듯 자위하며 마음을 접었다. 물론,며칠이 지난 아직까지도 너에게 톡을 보낼 용기는 내게 없었다.

참 많이 보고 싶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일상 속에 혼자 있을 대부분의 시간에 너를 생각한다.부대에서는 혼자 있을 시간이 이곳보다 적어서 보통 자기 전에 니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도 너는 내 꿈에는 한번을 찾아오는 적이 없어서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못 볼 줄 알았으면 진즉에 너의 얼굴을 열심히 외워둘걸 그랬다. 눈을 감아도, 나무를 보아도, 하늘을 보아도 너를 그릴 수 있을 때 까지 구석구석까지 꼼꼼히 외워둘걸 그랬다. 그랬다면 넌 내 꿈에 한번쯤은 찾아와 주지 않았을까. 결국 나를 탓한다.아무래도 너를 미워할 용기조차도 내겐 없는가 싶다.

책을 사서 읽었다. 니가 언젠가 내게 추천해주었던 책이다. 내가 ‘이 책 추천하는 이유가 뭔데?’ 하고 물었을 때, ‘이 책 한부분이 너무 인상 깊었어.’ 하고 답했던 것을 넌 기억하고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도 너를 생각했다. 너는 이 책의 어느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을까? 너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문득 너가 읽은 책이라면 전부 읽고 싶다는 황당한 생각을 했다. 서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소개하면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고,닮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노래를 다운받아 들었다. 마지막으로 너와 만났을 때 요즘 한곡 반복으로 계속 듣는 노래라면서 소개해 주었던 그 노래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너가 그 곡에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던 것이 생각나서 찾을 수 있었다. 너와 함께 나눈 대화를 전부 기억하고 있는 내가 참 대단하구나, 느끼는 순간이었다. 너가 듣는 노래들도 전부 들어보고 싶다고 바보 같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도 추천해줄걸 후회하기도 했다. 그랬다면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조금쯤은 내 생각을 니가 해주지 않았을까. 어찌되었든 참 좋은 노래다. 아마 이번 휴가 내내 이 노래를 듣지 않을까 싶다. 넌 내게 항상 좋은 것만 남겨주는구나. 고맙다.

너를 통해 나는 참 많은 것을 배웠다.
누군가에게 푹 빠지는 것은 한 순간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배웠다.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니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짝사랑에는 수많은 단점들이 있는데,
가장 큰 단점은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는 것을 배웠다.
짝사랑에는 단 한가지 장점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이라는 것을 배웠다.

참 당연한 것들인데, 나는 어리석게도 너를 통해서 배웠고 느꼈다. 덕분에,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너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다.

모든 경험은 시간이 지났을 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나는 생각한다. 추억과 기억, 그날의 모든 일들에서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추억과 감정은 잊혀져버린 단순한 기억 두 가지다. 아무리 좋은 추억들도 시간이 지나면 단순한 기억으로 변해버리겠지만, 내게 너와 했던 모든 행복한 경험들은 좋은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될 것 같다. 물론 인생의 한 지점에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 너와 함께했던 추억들로 가득 차있지는 않겠지만, 적게나마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너에게 참 감사한다. 욕심을 조금만 내보자면 서로가 서로에게 돌려받지 못할 삶의 일부를 주었던 그 많은 추억들을 너도 나처럼 추억으로 간직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글을 끝으로 너에 대한 마음을 살포시 접어보려 한다. 종이를 반으로 꾹꾹 눌러 접고 나서 다시피면 접었던 자국들은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데, 마음을 접으면 오죽할까. 언젠가 아무렇지 않게 그 흔적을 바라보면서 너를 추억하는 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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