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4개월만에 임신, 그리고 이제 출산예정일 까지는 20여일 남았네요.
그런데 결혼할때 부터 시댁 식구들, 특히 시부모님한테 서운한건 뭘까요?
저는 친정이 제주이고 시댁은 부산입니다.
둘다 객지생활 하면서 서로 의지하면서 친구로 2년 지내다가 작년 10월에 결
혼하게 되었지요.
저희 친정이나 시댁이나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라 진짜 조촐히 식만 올리기로
했고, 그래도 친정엄마는 최소한 성의는 보여야겠다 싶어서 시부모님, 그리고
남편위로 시누 한분 있는데, 직계 가족들 예단비 보내드렸고, 결혼식을 시댁
쪽인 부산에서 올리게 되어 저희 친정 하객들 식사대접 하는 비용까지 드리면서
부탁을 했죠. (없는 살림에 저희 엄마 대출까지 받아가며 보내드렸답니다)
집은 제가 결혼전 살던 방 2칸짜리 전세집에서 남편이랑 저랑 그냥 살기로 했
구요. 함, 이바지 음식 다 생략했죠.
근데 결혼할때 저희 시댁에서 울 아부지 엄마 옷 해 입으라고 보낸돈이 달랑 100
만원, 그리고 친정엄마가 우리 친정쪽 하객들 식사대접 하게 식당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돈으로 시댁하객 친정하객 뒤섞여서 식사대접하게 해놓고 음식도 부실하
기 그지없게 식당 예약하셨고, 예식장비, 신혼여행비 제가 비용부담했고, 시댁에
서 제가 받은거라고는 한복 1벌, 반지, 정장1벌 이것밖에 없었어요. 뭐 그래도 받
은게 어디냐 하고 감사해 했죠.
결혼후 살면서 점점 심하다 싶더라구요. 시누가 이혼해서 시댁에 들어와서 살게
되고 시아버님 지병으로 집에 계시게 되고 시어머니는 시장에서 장사 하시는데
장사도 잘 안되고...그러면서 슬슬 저와 남편한테 어르신 용돈 명목으로 얼마씩
보내라는 시누의 압력...뭐 그래도 며느리가 저 밖에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적은
돈이지만 보내드렸지요. 지금도 물론 그러구 있구요.
임신 9개월에 접어 들면서 저는 다니던 직장을 퇴사했어요. 시댁이나 친정이 가
까우면 아기를 맡겨놓고 계속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럴 여건이 안되고, 또 너무 이
른 나이에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도 아닐것 같고, 한 2년만 제가 키우려구
요. 그랬더니 시댁에서 갑자기 저한테 쌀쌀하게 나옵니다. 시댁에 전화 드려도
싸늘한 말투. 그리고 전에 초음파 검사해서 애기가 딸이라고 남편이 말씀 드리자
갑자기 말이 없어진 시부모님. 아기를 낳은후 친정엄마가 서울 와서 봐주기로 하
셨지만 예정일이 11월 초이고 그때되면 제주는 한참 귤 수확할 때거든요. 그래서
엄마도 10일 정도만 있다 가시겠다고 해서 시댁에 말씀 드렸더니, "장사하는 사람
이 자리를 비울 수 있겠나? 나는 몬가겠다. 니 친정엄마 온다는데 내가 가서 뭐
하노?" 대놓고 이러시는 거에요. 그것도 첫손주인데...제가 아기 낳고 바로 오시라
고 한것도 아니고 적어도 첫 손주인데 와서 아기 얼굴만 보라고 말씀드린건데...
너무 서운해서 어제는 전화 붙잡고 친정엄마랑 한참 이야기 했어요. 결혼할때
부터 지금까지 시댁에 서운한거 엄마한테 다 이야기 하면서 울었지요.
엄마가 그러시대요.
"그래도 김서방이라도 너 이해해주니까 참고 살아라, 김서방 까지 그랬으면 솔직
히 내가 너 데려오려고 했다" 라구요.
저 정말 남편이 제 입장에서 이해 안해줬으면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시댁에
돈 부치는거 남편이 보내면서 송금인은 항상 제이름으로 보내거든요. 그러고는
꼭 전화 드려서 "집사람이 보냈어요" 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임신하고
나서는 음식하는거 빼고 모든일은 남편이 퇴근하고 나서 다 하구요.
남편도 그러더라구요. "우리집에 너무 큰 기대 하지 말아. 그냥 신경 안쓰는게
너도 속 편할거야. 참, 얼마전에 누나 취직했다니까 나도 이젠 생활비 그만 보
낼거야. 우리도 아기 낳으면 들어갈데 많잖아. 실은 며칠전에 그 일로 누나랑
통화했어. 너도 아기 키우려고 회사 그만뒀는데, 힘들잖아"
그래서 시댁에서 더 그러는거 같아 기분이 씁쓸합니다.
출산용품 준비하면서 그리고 다가오는 출산일 준비해서 저희 친정에서 많이
지원해줬어요. 친정오빠가 미리 유모차랑 아기체육관, 보행기 사줬구요,
친정언니네 아기 입던 옷이랑 애기용품들도 많이 물려 받았구요, 신생아 새옷
도 선물받고, 친정엄마는 산후조리때 먹으라고 손수 호박즙 내려서 보내왔구
요, 엄마께서 10일 정도 봐 주시고 제주갈때 산후도우미 불러 쓰라고 미리 비
용까지 지원해 주셨어요. 근데 시댁에선 하다못해 애기 양말 하나 안사주고
애기용품 다 준비했냐 소리도 안하고 그냥 계시네요. 어제는 남편이 술한잔
마시고 친정에 전화해서 막 울더이다. "어머니, 이 못난 사위땜에 집사람 고
생만 하고, 어머니께 부담만 드려 죄송합니다" 라구요...
저도 시댁 식구들 하고 잘 지내고 싶은데 한번 서운해진 감정이 쉽게 갈것
같진 않네요. 이게 저 혼자만 너무 시댁 나쁘게 생각하는 건가요?
출산일 며칠 앞두고 좋은 생각만 하고 싶은데 자꾸 서운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