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은 늘 읽기만 했지 글은 처음 써보네요.
노력은 하겠지만 혹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려도 이해 부탁드려요 ^^
저희 아빠는 은퇴하신 후 소일거리 삼아 아파트 경비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
24시간씩 교대근무 하시는게 처음엔 좀 힘드셨지만
차츰 적응이 되시면서 사람들도 만나고, 계절이 지나는 것도 느끼시면서
나름 즐겁게 보내고 계십니다.
그런 아빠가 요즘 좀 힘들어 하시는 일들이 있으세요.
몇몇 애견인 분들 때문인데요.
(다수의 매너 좋으신 애견인 분들에 대한 좋은 말씀도 많으셨습니다.)
몇 가지 일화를 예로 들어 애견인 분들께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한, 아래 말씀드리는 내용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종종 벌이시는(?) 상황입니다.
1. 경비실은 강아지 위탁소(?)가 아닙니다.
강아지를 안고 경비실에 들어오셔서
- 이 앞에 슈퍼 잠깐 갔다 올건데 그 사이에 강아지 좀 봐달라고 하시거나
- 상가에서 친구랑 점심 먹고 올건데 식당에 강아지를 못 데리고 들어가니까 봐달라고 하시거나
심지어는
- 집에 친구가 애기를 데리고 오는데 신생아라 강아지 털 때문에 친구가 곤란해한다고
친구가 집에 갈 때까지만 맡아달라고 하신답니다.
그 분들이 왜 강아지를 굳이 경비실에 맡기려고 하실까?
한결같은 대답은 강아지가 혼자 있는걸 싫어해서 그런답니다...
2. 경비분들은 택배기사가 아닙니다.
택배 찾으러 오시는 분들 중 몇몇 분들은 강아지를 안고 오셔서
택배 수령 서명하실 때 강아지를 안고 있기 때문에 서명을 못하겠다고 대신 좀 해달라고 하신답니
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백이면 백
강아지를 안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택배를 못 드니까 집까지 택배 좀 갖다달라고 하시구요.
거절하시면 언성 높아지고, 경비가 해달란대로 안해준다고 화내시고..
그러셔서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 생각하고 집까지 택배 갖다드리고 왔더니
다른 주민분은 업무시간에 경비실 안지키고 어디 갔다오냐고 화내시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경비 분들은 택배기사가 아닙니다.
택배가 온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본인 택배를 가지러 오시는 길이면 어차피 짐을 드셔야 하니까
굳이 강아지 안고 오지 말아주세요.
3. 제발 배변봉투 좀 갖고 다녀주세요.
간혹 배변봉투를 잊고 나오실 순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이 강아지 산책 시키다가 강아지가 변을 보면 물론 당황하시겠죠.
간간히 경비실 오셔서 봉투와 화장지를 얻어가시는 분들이 계시대요.
이런 분들은 오히려 너무 감사하다고 하셔요~
책임지고 치워주시려는 거니까요~
근데 몇몇 분들은 경비실 오셔서 그러신대요.
"아저씨 저기 xxx쯤에 우리 강아지가 똥을 쌌는데 봉투가 없어서 그러니까 가서 좀 치워주세요"
라는 식으로요...
그럼 저희 아빠는 봉투와 화장지를 드릴 테니까 가셔서 직접 치우시는게 좋겠다고 말씀드리는데
그러면 대부분은 그냥 받아 가셔서 직접 치우시지만
얼마 전, 어느 아주머니는 저희 아빠께
우리 강아지가 똥을 쌌는데 치워달라,
아빠께서 거절하시자
아파트 단지를 청소하는게 경비 일 아니냐, 단지에 똥이 있는데 경비가 치워야지 왜 내가 치우냐,
치우라면 그냥 치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고...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아빠가 퇴근하시고 오셔서 너무 속상해 하시더라구요.
막내동생 뻘 되는 사람이 와서 함부로 말 하는 것도 속상하셨고
고작 개똥 하나 때문에 그런 취급을 받는 것도 속상하셨구요...
속상하셔서 소주 한 잔 하시며 그간 무개념 애견인들에 대해 말씀해 주신게
위에 적은 저런 내용들이었어요.
위의 경우들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하시구요,
강아지 짖는 소리 때문에 주위에서 민원이 들어와 방문해보면
견주분은 오히려
개가 짖는데 어쩌냐며, 아저씨가 성대 수술 해줄거 아니면 가시라고 하는 분도 계셨다고 하구요.
강아지 목줄 하고 택배 찾으러 오셔서 강아지가 남의 택배를 손상시켰는데도
나몰라라 하시고 우리 개가 했다는 증거 있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오시는 분도 계셨대요.
물론, 대다수의 애견인 분들은 매너 좋고 배려하고, 남에게 피해 갈까봐 하나라도 더 조심하시는거
알아요.
저희 아빠도 그런 분들이 더 많다고 하시구요.
그치만 몇몇 무개념 애견인분들 때문에 애견인 전체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 질 수도 있겠더라구요.
제발 부탁드리는데요,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 조금만 더 상식 선에서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애견인이 아니시더라도)
경비 분들은 여러분의 심부름꾼, 하인이 아닙니다.
그 분들도 한 집안에 가장이시고,
몇몇 분들은 은퇴하시기 전에 번듯한 직장인, 사업가, 자영업자 이셨어요.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