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댓글이나 게시물 원체 쓰지 않는데 저도 이별 후 힘들어서 들락날락 했던 게 생각이 나 저 같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읽을거리를 드리고자 글을 써 보려고 해요.
우선 흔히 말하는 바람이나 환승, 폭력 등 비정상적인 연애는 아니었구요 저희가 너무 어리고 힘든 시기에 만나 너무 서툴었어요. 저는 몇년 간 우울감에 시달리고 멘탈도 좋지 않았는데 그게 연애할 때도 고스란히 상대방을 힘들게 하더라구요. 또한 사랑을 주는 법도, 배려하는 법도 모르고 상대를 소중히 여기지도 않고, 저 자신 자체를 사랑하지 않았어서 남자친구를 정-말 많이 지치게 했고 이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남자친구한테 엄청나게 의존했었어요.
저희는 학생 때 만나 알고 지낸 기간도 길었고 남자친구는 제가 첫사랑이고 저도 태어나서 이게 사랑이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했었고 제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귄건 1년 정도였구요. 이미 만남과 헤어짐을 한번 경험했는데 또 관계가 깨지게 된 상황이었구요. 엄청 많이 싸웠고 헤어질 시기에는 매일매일이 고통이었죠. 저는 계속 연락해서 질질 끌고 매달리고, 상대방은 더욱더 화나고 결국 사람 많은 시내에서 울고 불고 난리치면서 너가 너무 싫고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들으며 온갖 난리통에 정!말 매몰찬 강제 이별을 했었어요. 저를 정말정말 사랑하고 헌신적인 사람이었는데 아주 반대 상황으로 헤어진거죠. 몇년 간 지칠대로 지친거에요. sns도 다 차단 당했었어요.
저는 한두번 연락했지만 지금의 제 남자친구는 정말 독한 사람이라 받아주지도, 연락도 하지 않았고 저는 1년이란 시간동안 이 사람은 나에 대한 증오만 있구나. 나를 정말 최악의 여자로 기억하겠구나 라는 80%의 생각으로 절대 연락하지 않고 나머지는 20%의 희망으로 겨우 버텼어요. 처음엔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들어서 진짜 집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끊임없이 일을 하거나 학교에 가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술을 마시며 제 몸을 일부러 혹사시켰습니다. 조금의 틈이라도 생기면 바로 감당이 안됬거든요. 바닥을 치니 더이상 내려갈 것도, 털릴 멘탈 조차 남아있지도 않았던..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7,8개월 정도가 지나니 어자피 이 사람은 절대 내가 빠른 시간 내에 지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냥 체념했어요. 이별 자체를 받아들이고 생각이 나면 그냥 생각을 하고 슬프면 그냥 슬퍼하고 체화시키려 노력했어요. 어자피 뭘 해도 베이스엔 그 사람 생각이 있었기에 그냥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냥 나름대로 살 만큼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저는 많이 발전했고 저도 되돌아보고 주위에 감사하는 법도 알게 되었어요.
당연히 다른 이성도 만나지 않았구요. 근데 제가 이 상태라고 다 설명해도 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긴 있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만나보려 하다 도저히 안될 거 같아 그냥 접었고 이런 상태로 다른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거라고 생각이 들어 관뒀습니다. 1년정도가 지났을 때엔 여전히 힘들고 생각이 났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이젠 내 생각도 좀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날 때의 느낌이 궁금해서 소개팅도 받아보고 했는데 역시 별 느낌은 없더라고요.
처음엔 내가 매달려서라도 제발 만나고싶다. 나를 봐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정말 처절했고 너무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내가 이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이런 내 상태로는 재회를 해도 무용지물이란 것을 깨닫고 정말 겨우 겨우 참다 보니 아직 젊고 인생 긴데 나중에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었을 때 한번쯤은 만나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정도까지는 오더라고요. 그냥 혼자일 때를 즐기자. 라는 위로도 하면서..
그렇게 1년이 훌쩍 넘어가는 시기가 오니 상대방이 뭔가 저에 대해 그리움을 느끼고 있다는 단서들이 나왔어요. 솔직히 너무 허무했어요. 상대방이 절 싫어하고, 다시 만날 마음이 없다고 느껴지면 저도 연락 안하고, 만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데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안 순간 또다시 모든 게 무너지면서 1년동안 해 온 노력과 버틴 것들이 너무 억울하더라구요. 그나마 조금 숨통 트이게 됬는데. 아니면 차라리 연락을 하지.
그런데 어떡해요 전 아직 그 사람을 좋아하고, 제 스스로는 정말 아니라고 해도 주위에선 너 아직 안괜찮다고 하는데. 정말 하루 이틀 더 참아가다 도저히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술을 엄청나게 먹고 연락했어요. 진짜 무슨 패기었는지 모르겠어요. 시간이 많이 지나기도 했고.. 근데 바로 답장이 오더라구요 연락 못했어서 미안하다고......다음날 (맨 정신으로) 다시 만난 그 사람과 저는 서로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것들이 녹아내리면서 우린 어쩔수 없구나 라는 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어제까지 만난 사람처럼 마구 얘기했어요. 그 사람도 저를 생각하고 있었더라구요. 자신도 너를 힘들게 했다고도 하면서... 진짜 저도 제 주위 사람들의 90% 정도도 모두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몇 프로의 희망이 맞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잘 만나고 있어요. 사실 또 헤어질지도 모르죠. 또 싸울거고요 분명. 근데 이제는 서로가 더 성숙해졌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고 조금은 현명해졌고 아직도 어리고 서투르고 나아갈 길이 많지만 이왕 힘들거 같이 힘들어 보기로 했어요. 떨어져 있을 때도 어쩜 서로에 대해 다 알고 있고, 과정은 반대지만 했던 생각도 비슷하고, 역시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겠고...성격도 비슷하게 변했더라구요. 왜 연락 안했냐고 하니 자기도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됬을 때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하더라구요. 이별을 반복하기 싫어서. 너무 신기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제가 가장 뼈져리게 느낀 건 연락을 최대한으로 참은 것, 처절하고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없을 때 다시 만나지 않은 것이 너무 잘했다고 생각해요. 1년 몇개월의 시간 동안 정말 너무 다시는 못 견딜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별로 가장 많이 발전할 수 있었거든요.... 또한 어자피 그 상태로는 저희가 계속 사겨도 언젠가는 헤어졌을 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헤어졌다 다시 만나니 단점도 있겠지만 서로 성장했고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 거 같아요. 순간의 감정들을 소중히 여기는 법도 배웠고요.
하지만 결론은 모두 각자의 경우에 달려있고 그냥 다른 분들도 힘을 얻고 조금 더 단단해 질 수 있도록 제 이야기를 쓰고 갑니다. 저도 평소에 판은 잘 안하지만 헤어진 다음날에는 많이 들어오면서 하루하루 일기도 써보고 수신자 없는 편지도 써보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면 그냥 허공에 대고 말도 해보고 정말 힘들고 독한 시간들이었거든요.... 저보다 삶을 더 산 분들은 이 이야기도 아직 어리게 느껴 질 수 있겠지만.. 과거의 저와 비슷한 분 들이 이런 글을 읽고 1프로라도 위안을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가요..! 가끔은 기적이 오기도 하네요.. 다들 언젠가는 다시 행복한 일이 오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