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보면 가끔 시집 잘 가서 친구가 질투를 한다던지, 살림에 훈수를 든다던지,
나보다 아래였다가 취집 성공하니 배아파서 후려치기 한다던지 이런 글들 종종 올라오잖아요.
저도 그런 글들 읽으면서 아 친구끼리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했는데
저도 얼마전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 같아 제 이야기를 한번 써볼까 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어요.
Y라고 할게요.
닮은 꼴로는 최여진 비슷했고 몸매는 구하라에
성격도 화끈화끈하고 주위에 남자가 굉장히 많았던 친구였어요.
저는 그렇게 잘난 얼굴도 아니었고 남자들 앞에선 말도 잘 못하는 쭈구리(?)였는데
이 친구가 먼저 다가와줘서 학창 시절과 대학 시절과 20대 초중반을 정말 친하게 지냈습니다.
저는 남자를 많이 만나보진 못했어요.
쭈구리였고..; 이성보다는 친구들을 더 챙기는 편이었고
친구들 고민같은 거 있으면 들어주기 좋아하고 상담해주기 좋아하는 그런 성격이여서
주위엔 저같은 친구들이 많았어요. 다들 쭈구리ㅠㅠ
그래서 저는 남자들 앞에서 말도 잘하고 인기도 많고
어렸을 때부터 돈 많고 차 있는 남자들을 사귄 이 친구가 정말 부러웠어요.
전 그때까지는 내 성격이 이래서 남자들한테 어필을 못한다고 생각했지
외모가 크게 좌우를 한다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중반에 쌍커플 수술을 하고 살을 쫙 뺐어요.
살을 빼니까 옷 입는 것에도 욕심을 좀 더 부리게 되고
다시 태어날 정도는 아니지만 쭈구리에서 조금 탈피를 했다고 해야하나...
그랬더니 남자들이 붙긴 붙더라구요.. 성격은 쭈구리 성격 그대론데
외모가 조금 나아지니 신기하게도 남자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대쉬를 하기도 해서
그렇게 20대 중반 넘어서 남자친구들도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끌리는 남자들은 거의 연하나 동갑이었고
제 성격상 얻어만 먹을 수 있지를 못해서 항상 더치는 기본이었고 차 있는 남자들도 없었습니다.
Y는 그런 저를 보면서 언제까지 뚜벅이로만 생활할거냐고
남자 보는 눈 좀 높이라고 핀잔을 주곤 했지만 제 성격이 이런걸 어쩌겠어요.
사귀는 남자들에 대해선 크게 불만은 없었어요.
그렇게 30대가 되었고 소개로 인해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남편이 사업이라고 칭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직원 두고 도매쪽으로 납품을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나이가 좀 많았지만(처음 만나는 연상이었어요) 너무 자상했고
임신을 하고 있는 지금도 늘 제 몸을 먼저 더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그런 남편이라
너무너무 행복감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Y는 20대 후반으로 가면서 오히려 자꾸 아닌 남자들만 만나더라구요.
남자는 계속 꼬이니까 헤어지면 사귀고 헤어지면 사귀고 끊임없이 만나긴 하는데
결혼은 물론이고 연애조차 아닌 것 같은...
본인도 그걸 알고 있고 자꾸 상처를 받으니 저한테 하소연을 하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저는,
원래 결혼 전에 쓸데없는 남자들이 많이 꼬인다고 하지 않냐. 니가 지금이 그런 상황인가보다.
외롭다고 다 사귀진 말고 거를 건 거르면서 결혼할 남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라.
이런식으로 고민상담을 해주곤 했습니다.
원래 상담해주는 거 좋아하는 성격이었어서 Y가 하소연을 할때마다
귀찮거나 그런 것도 전혀 없었어요. 저는 오히려 최선을 다했었거든요.
그러다 이 친구가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동안 상처만 받다가 엄청 좋았나봐요.
이번에는 진짠 것 같다. 결혼할 것 같다. 나를 너무 많이 좋아해준다. 좋다.
이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다행이다. 이 남자를 만나려고 그동안 쓸데없는 남자들만 붙었나보다.
너도 얼른 결혼해서 비슷한 시기에 애를 낳고 우리 자식들도 친구했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해주곤 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야기 하는 게 영.......
자꾸 나랑 비교하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예를 들어,
@@(남친)이는 자기가 다 책임진다고 나보고 돈 벌지 말라고 하더라. (Y가 지금 백수예요.)
너는 임신 전까지 일하느라 힘들었지? (힘들다기 보단 제가 집에서 쉬는게 싫어서 일했을 뿐..)
@@이 집에 놀러갔는데 아파트 완전 좋더라. 거기다 신축이고. (저희는 신혼집이 오래된 아파트)
우리 @@이는 결혼하면 나보고 집안일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해도 된대. 가사 도우미 쓴다고.
완전 자상하지 않니?
@@가 커플링 하재. 근데 나 지금 돈 없는데.. 부담스럽네. 너네는 커플링 얼마줬어?
아 커플링이 아니라 결혼반지지. 넌 지금껏 커플링 해본적 없잖아 참.
등등 들으면서 기분이 좀 그랬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겼거든요.
좋겠네. 부럽다. 이렇게만 얘기해주고. 그리고 전 @@이가 돈을 굉장히 잘 버는 줄 알았어요.
알고보니 2교대 다니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전이었어요.
Y에게 부재중 전화가 몇 통 와있었는데
시댁에 있어서 전화는 바로 못하고 카톡을 보냈습니다.
무슨일 있냐고 지금 시댁이라고 하니 남친하고 싸웠는데
길거리에서 큰소리 내고 싸우는 중 남친이 밀쳐서 넘어졌답니다.
화가 나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는데 꺼지라면서 그냥 가버렸다고 하네요.
남친 욕을 해대는데 저도 깜짝 놀래서 같이 대꾸를 해줬어요.
니네 사귄지 100일도 안되서 한참 좋을 땐데 그건 좀 아니지 않냐고.
밀치는 것도 용서가 안돼는데 사람들 많은데서 꺼지라고 한 것도 인성이 보인다 어쩐다
혹시 폭력성이 있는 애가 아니냐 그런 얘기였습니다.
Y가 욱하는 게 있어서 화가 났을 땐 상대방을 같이 욕해줘야 기분이 풀리는 그런 애여서
전 그동안과 똑같이 그렇게 상대해주고 있었을 뿐인데
갑자기 Y가 저한테 화를 내는 겁니다;;;
니가 뭔데 내 남친 인성 운운하냐, 싸우다 보면 어쩌다 밀칠 수도 있는거지 뭔 폭력성까지 나오냐.
내가 이번엔 제대로된 남자 만나는 것 같으니 고까웠냐.
넌 예전부터 그랬다. 심보가 더러워서 남 잘되는거 배 아파하고 가식으로 똘똘 뭉쳐있고.
하여간 밥맛이 없다.
지가 살아온 인생은 돌아볼 줄 모르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거만해진 것 부터 싹수가 노랗다.
넌 니가 다른 사람들보다 위에 있는 것 같지? 군림하고 싶지?
근데 넌 그냥 같은자리에 머무를 뿐이야.
라고 폭언을 막 쏟아내네요.
일단 대충 간추려서 쓴건데.........
저 말을 보고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십여년을 같이 놀면서 저를 가식에다 남 잘되는 걸 배 아파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도 그렇고
혹시 남 위에 군림하고 싶다는 얘기가 제가 고민상담을 해주는 걸 얘기하는건지
저는 그냥 고민 들어주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성심성의 껏 내 의견을 말해준건데
그걸 그동안 기분나쁘게 들었던건지..
근데 Y말고도 전 항상 다른 친구들에게도 고민을 상담해주거든요...
인생이 바뀌었다는 건 제 결혼을 이야기 하는건지;
솔직히 남편 수입이 괜찮다는 것 빼고는 시댁도 평범하고
신혼집도 오래된 아파트에 결혼식도 조촐하게 했고 혼수를 비싼 것만 한 것도 아니고
사는게 지극히 평범하거든요.
못살지도 잘살지도 않는 그런 중간.............
어디가서 자랑할 만한 건덕지도 안돼는 그런 형편입니다.
근데 그걸 그렇게 이야기한건지..
아 여러모로 정말 충격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그동안 저렇게 생각했다는 것에 배신감을 많이 느끼기도 했구요.
그런데 어제 Y에게 연락이 왔네요.
자기가 욱해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
아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거는 그냥 싸운게 아니라 저의 대한 Y의 속마음을 들은거나 마찬가진데
그냥 이대로 넘어가고 잘 지내야 하는건지..
알고 지낸 세월만 십여년인데..
요번주는 기분도 별로고 우울하기도 하네요.
한참 태교해야할 시기인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