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감사합니다..
어린시절, 주인집딸래미랑 놀다가 다툼이 생겼나봐요.
그아이가 "상하방(단칸방)에 사는 주제에!"라고 소리쳤는데...
그장면이 너무도 생생합니다...
저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고, 울면서 집으로 갔죠.
엄마에게 우는 모습을 들키기 싫어서 세수를 하며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가 가난하니까 내가 그런 소리를 듣잖아!' 라고 화내고 싶기도 했지만
엉뚱하게 이런말을 내뱉었어요.
"엄마, 나 말싸움하면 내가 다 이겨!"
그시절, 예쁜 그 아이가 참 부러웠습니다.
그 아이의 예쁜 침대와 피아노, 깜빡이 인형.. 그아이의 예쁜 홈웨어를 입으신 예쁜 엄마.. 등등..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죠...
여튼 제가 이 일을 겪으며,
제대로 된 말한마디 못하고
바보같이 굴었던 것이
너무 속상했는데...
그 어린시절이 떠올랐어요..
돈과 관련되서 무시받는 것에 대한 공포(?) 같은 것이 다른 사람보다 크다는 것을 느꼈네요...
남편에게 물어봤어요.
"여보, 그사람이 일부러 나 기분나쁘라고 안가르쳐준걸까?"
"그건 아니겠지.. 원래 그렇게 해왔던거겠지"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사람이 처음 레슨할때부터 취미반은 그냥 자유롭게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고 말했었어. 일부러 나를 무시해서 그런것은 아닐거야.. 꽃을 더 깊게 공부하는 반은 150만원짜리 반이 따로 있으니 거기서 가르쳐주는 것인데, 나는 150만원짜리 반에서 가르치는 것들을 겨우 30만원주고 자꾸 가르쳐달라고 원하는 사람으로 느껴졌겠지? 그래.. 그사람 입장에서는 꽃도 예쁜꽃으로 준비해놓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거야.."
이런 식으로 그 꽃선생님 입장에서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우울한 부분은
말한마디 못해본것 인것 같아요...
바보처럼,
어린시절 그아이에게
"그딴 말이나 하는주제에!" 라고 똑같이 말해주거나
"그런말을 들으니 내가 좀 속상하다."라거나..
뭐라고 한마디 해줘도 됐을텐데,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렸듯이..
꽃쌤의 수업에 대해 아무말도 못했던 이유가
그때처럼 무시당할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란 것을
알게되어서..
내가 바보같고, 초라하고.. 우울한 감정이 폭발하는 것 같습니다.
무시 당하는게 뭐라고.. 아무것도 아닌건데 그토록 두려워하는건지...
댓글 위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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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만 해당되는 거겠죠?
직장인일때 해보고 싶었던 플라워레슨.
언제나 당당하고 예뻐보이던 그녀가 플라워레슨을 하고 sns에 올리는 모습이 참 부러웠더랬죠.
나도 하고싶다 마음만 먹었지.. 후덜덜한 레슨비에 나중에 태교로 꼭 해보자 하고 미뤄뒀었어요.
뭐 남들에겐 그다지 후덜덜하지 않을 비용일수도 있고요.
꽃값3만원에 레슨비5만원. 1일8만원. 4주 30만원이에요.
30만원주고 꽃놀이 4번 하는것이 저에게는 사치였지만, 꽃이 넘 좋았고, 꼭 해보고 싶었어요.
입덧때문에 엄청 고생하고 우울한 날을 몇개월 보내고
입덧이 나아지자마자 평소에 꽃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던 꽃집에 등록을 했습니다.
그동안 우울했던 몇개월을 보상하는 마음으로 꽃으로 30만원정도 쓰는것 정도는 괜찮다는 합리화와 함께..
정말 레슨받는 첫날을 기다리며 엄청 행복했습니다.
첫번째 레슨!
준비된 꽃 이름을 설명해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오아시스에 꽃을 마음대로 꽂으라네요.
큰꽃부터 마음대로 꽂으래요.
저는 뭔가 배우는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건 어디다가 꽂는게 나아요?"
"마음대로 하시면 되는거에요~ 마음대로 꽂으세요~ 정답은 없어요"
그냥 마음대로 꽂으라는 말만하시고...
저는 마음대로 꽂았고, 작품(?) 완성.
"와~ 처음치고 잘하시네요!" 짝짝짝
끝.
30분만에 얼떨결에 꽃가게를 나오며
이게 뭐지?
꽃을 어떤 방식으로 꽂아야 예쁜지, 색조합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등등 기본적인 것도 안알려주는데
어떻게 레슨비가 5만원이지?
처음이라 너무 어떨떨...
주변에 물어보니, 꽃레슨을 해보신 분들이 원래 꽃집 레슨이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오히려 뭔가 안가르쳐 주려고 하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환불도 절대 안해주니 그냥 어쩔수없이 다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꽃 자체를 즐기러 가야되나보다 하고 두번째 레슨을 갔습니다.
꽃다발을 이런식으로 만드시면 되요~ 5분정도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만들어보니 정말 엉망인데
잘했다고 칭찬.
끝.
그래도 아까 5분정도 설명해준게 있으니 그나마 위안. ㅠㅠ
그래도 5만원어치 레슨이라고 보기에는 ㅠㅠ
그리고 그냥 3만원짜리 꽃다발을 샀다면 정말 예쁠텐데, 내가 만드니깐 완전 엉망 꽃다발..ㅠㅠ
리본을 나보고 묶으라고 하길래, 리본 묶는걸 잘못하니 선생님께서 보여달라고 하니깐,
"못하시면 양쪽리본말고 한쪽리본으로 하시면 되요. 그건하실수 있잖아요?"
3번째 레슨.
꽃바구니를 만드는데, 첫번째 레슨처럼 그냥 맘대로 꽂으라고...
맘대로 꽂고 끝.
마지막 4번째 레슨.
꽃다발을 만드는데, 지난번에 알려드렸으니 오늘은 바로 만들라고 해서
열심히 만들었죠.
근데 자꾸 빨리 대충 하라고 재촉하는 느낌..
만들었는데
역시나 넘 맘에 안들고 ㅠㅠ
선생님께 다시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쌤은 5분도 안되서 완성하시거든요)
"이것도 이쁜데요?"
"제가 볼땐 넘 별로인데 선생님이 다시 만들면서 시범을 보여주시면 제가 감각도 키우고 좋을것 같아요."
그랬더니
"아 이게 이뻐요. 그냥 이걸로 해요."
약간 신경질 내듯 포장을 시작하셨어요.
이 꽃다발 직접 사러오면 얼마정도 하냐는 물음에
3~4만원정도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남편이 데리러 와있었어요...
수업시작할때부터 와있었더라구요....
기다려준 남편에게 고맙기도 했고,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복받치고...
차안에서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깜놀하는 남편에게
"여보.. 나 우울증이야.. 3~4만원이면 훨씬 예쁜 꽃다발을 살 수 있는데, 8만원주고 엉망진창 꽃다발을 사와서 너무 슬퍼"
눈물을 펑펑 흘렸네요..
남편은 제가 귀엽다며 위로해줬지만...
돈도 너무 아깝고,
럭셜한 그녀와 같은 사람들만 하는 취미를 가난한 내가 해서 이런 감정이 드는 건가 싶고...
선생님께
"레슨은 언제 받을 수 있는거죠? 제가 레슨을 받고 있는게 맞나요? 오늘 5만원어치의 레슨은 구체적으로 어떤거였죠? 저는 뭔가 배우는게 있을 줄 알았는데, 배우는게 없는 기분이네요. "
단한마디도 묻지도 따져보지도 못한 제가 너무 초라해보였습니다.
그럴거면 150만원짜리(꽃을 깊이있게 배우는 클래스래요) 레슨을 하셔야죠. 라고 말할것만 같았어요.
무시당할것만 같았어요...
무시당하는거
아무것도 아닌건데, 저는 참 겪기 힘든 고통인가봅니다.
바보같이 말한마디 못하고...ㅠㅠ
저에게는 거금인 30만원주고 레슨기간 내내 우울했네요.....
ㅠㅠ
안그래도 임신우울증인데, 더 우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