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나흘에 한번 ...☆
(119구출기)
내 것 아니면 죽는 줄 안 것도 잠시
내 것 아니면 넘보는 것도 죄가 된다는 것도 잠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은혜 입은 사람입니다.
일과 취미를 접목시킬 줄 아는 사람은 지혜를 아는 사람입니다.
불운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은 진정 천운을 간직한 사람입니다.
일에 빠지고 취미에 빠져 신이 났습니다.
먼 길 마다하고 암벽등반을 시도 했습니다.
참 만만했습니다.
참 거칠 것 없었습니다.
임도를 따라 최종목적지까지 쓸모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좋았고
걸어도 남아도는 지방으로 비축될 일만 남은 칼로리를 소모하기에
딱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암벽지도에 길을 뚫어 놓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발끝에 체중을 실어 보는 기분은 클 라이머의 카타르시스 그 자체였습니다.
백 프로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자갈바위와 마주 쳤습니다.
살짝 살짝 손끝만 갖다 대도 부스러지는 바위는 무너질 일만 남은 자갈더미였습니다.
옆으로 전진하여 다시 손끝을 갖다 대 보지만 그 지층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기를 4~5미터, 이젠 발을 딛을 지지대도 없습니다.
돌아가 보지만 이미 미끄럼틀을 만들어 놓은 자리는 죽음과 직결되는 낭떠러지였습니다.
언뜻 중간에서 할머니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양은주전자를 들고 물을 뜨러
가는 듯싶었습니다.
그 할머니를 기다렸습니다. 내 생이 끝날 시점이라면 그녀는 그 길을 가로질러 먼 길을
가셨을 것이며 책임을 다 못한 내 무책임이 있다면 그녀는 돌아 올 것 입니다.
서서히 체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곧 체온저하를 느껴야 한다는 시점입니다.
“*옴 아비라훔캄 사바하, 옴 아비라훔캄 사바하”
어려울 때 마다 힘이 되어주던 주문을 외웠습니다.
그러기를 수십 번 드디어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다행히 그 할머니는 귀도 아직 정정
하신가봅니다. 주전자의 무게로 어깨가 꺾이면서도 그녀는 충실히 119에 전화를 해 준다며 꼭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며 가셨습니다.
한참이 걸려서야 웬 아주머니를 동반하고 저 밑에 나타나셨습니다.
아주머니는 무조건 책망입니다. 그래도 전화는 해 주셨습니다.
안도와 함께 떨려오기 시작합니다. 이가 딱딱거리고 잡목에 버티고 선 내 튼튼한 다리는 감각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산행도중 길을 잃고 동사하는 그 과정이었습니다.
동사하거나 정신을 잃어 저 아래로 곤두박질쳐서 사고사를 당하거나 둘 중의 하나였으나
구호의 여신은 살아 있었습니다.
구급대가 도착했습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그들의 손길이 조심스럽습니다.
이제는 집에 돌아갈 일만 남았지만 그들의 안위가 걱정입니다.
나로 하여 저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고사를 당하면 죽을 때 까지 죄책감으로
살아야 합니다.
(제발 조심해 주십시오...)
다행히 한 대원이 위로 올라가 지지할 밧줄을 묶고 부서져 내리는 돌덩이에 머리를 맞을까
안전모까지 착용한 다음에야 구출이 완료되었습니다.
구경나온 할아버지의 책망이 들립니다. 아주머니의 원망이 들립니다.
허나 나는 구출되어 따뜻한 아랫목에 발 뻗고 누웠습니다.
영원히 누려 보지 못할 수도 있었을 이 편안함,
다시는 만져보지 못했을 아들의 더벅머리를 깎으러 일어나야 합니다.
말이 부담스러운 여자가, 내 것 아니면 죽는 줄 알았던 여자가 세상을 흔들었습니다.
역시 세상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역시 세상은 아름다운 곳 이였습니다.
살아 있음은 영광입니다.
살아 있음은 또 하나의 짜릿한 행복입니다.
사나흘에 한번 고난이 찾아옵니다.
사고의 여파로 깊은 숨 한번 제대로 쉬어보지 못하고 무심결에 하는 재채기에도 옆구리의
통증에 한 시간은 누워 있어야 하지만 나는 일어나 일을 하고 나는 일어나 걷습니다.
고난은 끊임없이 내 다듬잇돌을 두드려대는 다듬잇방망이입니다.
고난은 내 가난한 황무지를 다시 개간해야 한다는 한 자루의 삽입니다.
고난은 가뭄에 고단한 내 천수답에 뿌려줄 한 줄기 소나기입니다.
끝까지 친절을 아끼지 않으셨던 대원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옴 아비라훔캄 사바하: 범어(梵語),불교용어로서 '옴'은 쉬운 예로 '주여!'라는 뜻과 동일하며
아비라훔캄은 각각 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을 뜻하고
'사바하'는 '아멘'이라는 낱말과 같습니다.
세상모두가 공(空)이라는 뜻입니다.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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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꽃'이예요,
곧 봄이 오면 칡순이 움틀텐데 그 칡순으로 술을 한 번 담궈보시면 별미를 느끼실겁니다.
물론 간이 부실한 분한테도 많은 도움이 되구요,